기차이야기/기 차 사 진

한여름. 오랜만에 찾은 광주선 그곳입니다~.

반쪽날개 2008. 7. 18. 01:43

7월 17일.
뭐 이 글을 쓰고있는 시점에서는 이미 어제가 되버린 후지만,
이날이 무슨날인지 다들 아실거라 생각됩니다.

제헌절이죠~. 대한민국의 헌법을 공포한 날입니다.
주 5일 근무의 여파로 국경일도 거의 대부분이 평일로 바뀌어버린 지금, 제헌절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수는 없었습니다.
2007년까지 휴일이었던 제헌절이, 2008년, 올해부터 평일로 바뀌게 되었지요.

일각에서는 일상의 평일과 다름없는 국경일이,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지워지게 되는것 아니냐 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만... 뭐 우려대로, 오늘 태극기를 꽂아둔 집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고나 할까요?
안타깝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뭐 여하튼... 그런 제헌절날...
제헌절 기념 출사...까지는 아니고, 근 며칠간 덥다는 이유로 집안에만 틀어박혀 작업하느라 바깥공기도 쐬고
오늘 할아버지 제사이기도 해서 큰댁에 갈 겸, 겸사겸사 짐을 꾸려 밖으로 나옵니다.
(사실 요 근래 스트레스를 왕창 받은일이 있어서 기분전환도 할겸... 일부러 일찍 나와서 출사하고 큰댁가자...
라고 마음먹고 있었거든요.)

뭐 장소는 특별히 정하지 않고, 그냥 발 가는대로... 무작정 돌아다닌게 이번 출사의 포인트.
이미 저녁으로 접어들어가는 시점이지만 (오후 5시), 아직 여름의 열기는 식지 않아 온통 땀으로 뒤범벅 되버렸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첫번째 장소는 바로, 운남동 근린공원 뒤 광주선 철교.
현재 광로 7호선 공사가 한창이라서 가는길도 끊기고, 아직 철교위로 교량이 세워지지 않아 혹시나 하고 와봤는데...
이럴수가....
길 자체가 사라져버렸습니다=_=....

다리와 철교 사이에 제가 즐겨 찍던 공간은 교각이 들어서려는지 콘크리트더미로 막혀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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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맞이하게 된, 광주발 대전행 무궁화호 제 1464열차.
평일 중거리 열차인지라 사람이 크게 많지는 않지만, 아마 정읍 이후부터는 사람이 많이 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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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앞과 뒤로는 사진처럼 교량공사가 한창이고, 전차선이 지나가는 철도 위로만 교량이 세워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저곳의 공사를 다 끝내고, 다른곳에서 조립한 교량을 얹어놓으려는 듯 합니다.
(극락강역 앞 제 2순환도로도 철도 위에는 그런식으로 되어있으니까요~.)

제 옆으로는 교각이 세워지려는듯, 콘크리트 지지대가 세워져있습니다.
바로옆으로는 하천이라서 하천 건너편 지하차도로는 갈 수 없지요.
길이 완전히 폐쇄되버린듯 싶었으니까요. 때문에, 선로 반대편에는 선로 무단횡단 금지라는 팻말이 무색하게
사람들이 다들 선로를 통해 통행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인근 건널목까지 걸어서 5분정도 가야되고, 선로 반대쪽 지점까지 가는데는 최소 10분은 걸리니...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그냥 선로를 건너고 있었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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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게 저도 선로를 횡단... 반대쪽으로 넘어왔습니다.
공사현장을 뒤로한 채 바라본 북구의 모습.

그러고보니 지금 장마철이었지요? ...끝났으려나요?
비도 얼마 내리지 않은 것 같은데... 장마철이라고 하기 무색할 정도로 맑고 더운날이 계속됩니다.
그나마 이번 주말은 비가 온다고 하는데....
아마 작년에도 이랬던 것 같은 기억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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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얼마간을 더 기다리자, 광주발 행신행 KTX 514열차가 지나갑니다.
역시나 탑승객은 별로 없었구요.

선로를 경계로 좌측과 우측이 확 대조되는 풍경입니다.
한쪽은 아파트단지, 한쪽은 드넓은 논바닥...=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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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공사장이 있는지라, 소음과 먼지가 심해, 자리를 옮깁니다.
역시나 발길 가는대로 이동...

그렇다고 해도 여기서 갈 수 있는 곳이라고는 극락강역 방면밖에 없는지라, 극락강역쪽을 향해 무작정 걷습니다.

걷다가 만난 버드나무.
사방은 온통 논인데, 유독 저 비닐하우스 주변에만 나무가 심어져있지요.
정말이지 이 풍경만 보면, 마치 이곳은 광주가 아닌 것 처럼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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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무그늘 아래서 잠시 쉬면서, 여기 오기전에 들렀던 편의점서 사온 음료수로 목을 축입니다.
정말이지 이런날 물없이 돌아다녔다가는 탈진할지도 몰라요.

그리고 곧이어 지나가는 용산행 새마을호 제 1116열차.
기름때에 찌든 선두,후미부 기관차가 안쓰럽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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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오후 5시 대에 광주선을 지나가는 상행열차 콤보는 끝났습니다. (무궁화, KTX, 새마을)
이제 6시 대에는 하행열차 콤보가 이어지죠.

그때까지 한참의 시간을 기다려야되기도 하고...
이 부근에서는 마땅히 사진찍을만한 곳도 없어서, 그냥 극락강역으로 향합니다.

가는도중 만난, 운남건널목.
다른곳은 푸르른 풀들인데, 유독 이 건널목 주변에는 노란 꽃들이 피어있습니다.
건널목 앞도 그렇고, 주변이 온통 노란 꽃이죠. 건널목 안내원분이 가꾸시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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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강역으로 갈까... 하다가 그냥 극락강역 앞 육교차로 (고가도로)로 와버렸습니다.
역으로 가면 그곳에서 오래 있기 뭐하니까요.

이곳에 도착해서 숨좀 돌리고있으니, 어느새 용산발 광주행 1425열차가 극락강역에 진입해옵니다.
타고 내리는 사람은 0명.
아무도 없었지요.
그래도 열차는 착실히 극락강역에 정차후, 출발합니다.

안그래도 더운날씨. 기관차 연통(?)에서 나오는 매연의 열기가 주변 사물을 흐릿해보이게 합니다.
한동안 3호차 장애인객차에 새디자인 객차를 달지 않다가, 어느순간 다시 새디자인 객차를 넣었더라구요.
 
신가건널목을 지나, 열차는 이제 종착역인 광주역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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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열차를 보내고 나서 저는 길을 건너 반대쪽 300R구간이 보이는 곳으로 넘어옵니다.
오늘은 고가도로 위가 아닌, 고가도로 아래쪽에서 찍어보았는데, 분명 밭으로 가는 길이긴 하지만,
경사가 심하고, 풀들이 우거져 발 밑을 볼 수 없었던지라, 내려가는데 조금 애먹었달까요?

그래도 그 덕에 같은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조금 색다른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역시 이 구간에는 KTX가 지나가야 제맛이겠지요?
어떻게보면 이것을 노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_=;;;;;;

1425열차 이후로 지나가는 열차가 바로 위 열차인 용산발 광주행 KTX 제 511열차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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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가도로로 올라와서 이제 대전발 광주행 무궁화호 제 1463열차를 기다립니다.
확실히 4량짜리 열차라서인지, 커브를 제대로 느낄수는 없네요.
그래도 열차는 안전을 위해 천천히 통과합니다.

1463열차를 마지막으로 광주선 출사를 마치고, 이제 큰댁으로 향합니다.
큰댁이... 맨날 출사나가는 신기/소촌건널목 부근이라서 그곳에서 다른 열차를 잡아보려는 계획이지요.

그렇다 해도 이미 경전선 열차들은 한대를 제외하고 다 지나가버린 상황.
1463열차가 지나간 후, 1984열차도 지나갔을테구요.

여하튼 그렇게 이동합니다.
땀을 얼마나 흘렸는지.... 날은 얼마나 더운지... 시원한 에어컨바람이 나오는 버스에 오르자마자 서늘한 공기가
저를 기분좋게 하더라구요. 너무 기쁜나머지 실실 웃고 있었는데... 순간 이상한 사람으로 오해받아버렸습니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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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촌건널목으로 왔습니다.
이곳에서 건널목 안내원분께 사진촬영허가를 득하고... (열차시간까지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ㅜ.ㅜ;; )
마침 목포발 순천행 무궁화호 제 1974열차가 지나갈 시간이라서 경전선 쪽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안내원분이 오시더니, 1974가 지연되서, 새마을호 1115열차 먼저 지나간다고 알려주시더라구요.

위치가 경전선쪽이라 북송정 삼각선 240R구간으로 오는 열차를 잡기는 뭐하고 그냥 그 열차를 통과시킨 후,
뒤이어 지나가는 순천행 1974열차를 찍습니다.
 
오늘 1974열차는 봉고가 아니고 특대 디젤이네요. 그것도 구도색기관차=_=;;;
구도색 특대가 나타날려고 이렇게 시간을 끌었던걸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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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새마을호가 지나가고 난 후에 통과했어야 할 광주발 용산행 KTX 제 516열차.
무궁화호 덕분에 조금 지연된 상태로 소촌건널목을 통과합니다.

역방향은 승객이 없고, 정방향쪽에 그나마 어느정도 승객이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열차객실높이와 제가 서있는곳의 높이가 비슷해서인지, 옆에서 사진찍고 있으면서 승객분들과 눈이 많이 마주치더라구요~.

이 열차를 보내고 저는 큰댁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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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댁 바로 앞 골목에서 경전선이 훤히 보이는지라 이곳에서 광주발 용산행 마지막 무궁화호인 1428까지 찍었습니다만....
삼각대가 없어서인지 사진들은 전부 불발.

저녁이 되니 경전선 화물열차도 꽤 지나가고, 광주역으로 가는 단행도 지나갑니다.
아쉽기는 하지만, 제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골목길 풍경이라도 담아보자 하고 이렇게 셔터를 눌러보았습니다.

정말이지 뙤악볕에 출사나갔다가 들어오니 다른 계절보다 훨씬 피곤하네요.
작년에는 이런날에 여행을 어떻게 다녔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런날만 골라서 행군하다시피 걸었으니; )

아무쪼록, 더운 여름.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하시구요.
여행이나 출사하실때 무리한 일정을 잡기보다는 조금 더 여유롭게 일정을 잡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 한여름의 출사기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