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물건을 버릴려고 서랍정리를 하던 도중 이런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아주 오래전 2001년 겨울.
한참 비행기에 빠져있었을 때였습니다.
한겨울임에도 불구하고, 광주공항 RWY22로 접근하는 비행기를 잡기 위해 광주공항으로 출사를 나갔습니다.
지금처럼 화소나 줌이 좋은 디지털 카메라가 아닌, 줌 기능이 없고 단지 셔터를 누르면 찍히는 일반 필름카메라.
뽑아보기 전까지는 사진이 어떻게 찍혔는지 알 수 없었던 시절이죠.
그날, 착륙을 위해 내려오는 비행기들을 찍다가 인근 군부대 관계자에게 걸려
주의를 듣고, 결국 그날 출사는 무산되었는데, 마침 제 뒤로
순천 방면으로 향하는 경전선 통일호가 지나가길래 그녀석이라도 찍자 하고 셔터를 눌렀나봅니다.
당시에 기차라고는 단순히 타는것만 좋아했지, 일부러 사진을 찍거나 기차여행을 다니지는 않았던 시절.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그당시 무심결에 찍었던 기차가 지금은 사라진 경전선 통일호였다는게 참 신기합니다.
지금 경전선 무궁화호처럼 4량 객차 1편성이고, 맨 뒷칸과 그 앞칸은 1인용(?) 창문,
그 뒤는 지금 무궁화호와 같은 창문인듯 합니다.
그리고 그때당시만 해도 기본 도색이었던 기관차 도색과, 객차도색이 통일되어 보이는 모습도
지금 이렇게 보니 나름 잘 어울리네요.
저 시절, 지금과 같이 기차 출사를 자주 나가는 취미를 갖고있었더라면 지금쯤 어떤 사진들을 가지고 있었을까요?
(...뭐 그래도 그때 찍어놓은 비행기 사진만큼은 꽤나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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