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광주/전남 비행 시뮬레이션 모임 때
DCS에 LOD (Level Of Detail)가 적용되어있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놓고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나서 살짝 주절거려봅니다.
▲ 줌을 당겨 원거리를 보면 LOD 적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DCS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DCS는 FS 혹은 Prepar3D와 달리 LOD가 적용되어있지 않거나 레벨이 많지 않습니다.
즉, 오브젝트가 멀리서도 원형 그대로 혹은 원형과 흡사하게 보인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는 그래픽이 뿌옇지 않고 선명하게 보인다는 장점이 있으나 상대적으로 많은 수의 폴리곤을 불러오기 때문에
메모리 등의 시스템 리소스를 많이 요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DCS를 하는 동안 리소스를 체크해보면 시스템 메모리 점유율이 10Gb 이상으로 꽤 높습니다)
▲ TGP로 바라본 F-16C를 MFD에 현시한 모습
그럼 역동 독수리(!?)는 왜 적극적으로 LOD를 적용하지 않을까요?
수준급의 비행 모델과 항전 시스템을 구현하는 걸 볼 때 설마 모델링의 기초인 LOD를 모를 리는 없을 것 같고 아마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추측이긴 하지만, DCS가 추구하는 방향 때문이지 않나 싶네요.
아시다시피 DCS는 전투비행 시뮬레이션으로 공대공 혹은 공대지 임무가 주를 이룹니다.
공대공의 경우 BVR (Beyond Visual Range) 상황에서 헤드온에 이르는 상황을 가정해보면,
항공기에 많은 레벨의 LOD가 적용되어있을 경우 멀리있는 항공기가 눈에 보이지 않아
두 항공기가 가깝게 접근한 후에야 상대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비행기를 발견하고 '어 저거 뭐야?' 하는 순간 이미 크로스해버릴 확률이 높고
높은 상대속도로 인해 항공기는 다시 LOD의 영향으로 잘 보이지 않게 될 테니 꼬리를 잡는 게 힘들어지겠지요.
게다가 편대에 합류나 공중급유할 때도 비행기를 찾는 게 힘들어질테구요.
(FS나 P3D의 그 큰 여객기도 멀리 떨어지면 보이지 않는데, 그보다 작은 전투기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공대지의 경우 TGP (Targeting pod) 운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겠습니다.
TGP를 이용해 멀리있는 지상 표적을 확인해야 하는데,
만약 LOD가 적용되어 표적이 종잇장처럼 나온다면 락온은 커녕 표적 식별도 안 되겠지요.
FS나 P3D처럼 단순히 나홀로(?) 비행만 즐긴다면 시스템 리소스 절약을 위해 LOD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겠으나
항공기를 포함한 각종 오브젝트 식별이 중요한 DCS의 경우 LOD는 오히려 독이 되기 때문에
LOD를 적용하기는 하되 항공기나 지상 표적 등 중요 오브젝트에는 LOD를 적극적으로 적용하지 않는 거라 결론지었습니다.
어디까지나 사견이니 그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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