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도 중반으로 접어드는 시기.
가을도 서서히 깊어져 갑니다.
가을이라고는 하지만, 오후에는 아직 더운 기운이 가시지 않았는지 밖에 돌아다닐때는 여름처럼 햇살이 따갑기도 하구요.
그동안 시험이네 뭐네 준비할게 있어서 정신없이 보내다가, 간만에 모처럼 여유있는 주말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만....
우리의 운항관리사 누님은, 조금이라도 쉴 시간을 주지를 않네요=_=;;;
몸풀기로 가볍게 옆동네 다녀와라~ 라며 플랜 한장을 건네줍니다.
...인천-삿포로 퀵턴... 플랜입니다.
그래도 뭐 암스테르담 퀵턴 이런거 아니니 마음 바뀌기 전에 후다닥 준비해서 비행기에 오릅니다.
KAWA 521편을 끌고 아침에 인천을 출발하여 삿포로에 도착, 점심때가 되자 비가 내립니다.
터미널 내 편의점에서 대충 점심식사를 끝내고 다시 인천으로 돌아가기 위해 게이트로 향하구요.
1번 스팟에 세워높은 비행기 주변으로 다시 인천으로 향할 준비가 한창입니다.
소화도 시킬 겸, 겸사겸사 우산을 펼쳐들고 비행기 외부점검을 위해 비행기 옆으로 걸어갑니다.
그러고보니 예전 마샬러 아저씨는 모자 쓰고있었던 것 같은데, 새로 들어온 아저씨는 모자를 안받은건지 안쓰고 있습니다.
뭐... 비가오나 눈이오나 그냥 맞으며 서있는 모습은 똑같지만요=_=;
앞바퀴부터 차근차근 점검합니다~.
타이어 상태나 공기 충진상태도 양호하구요.
인천까지 비행기를 끌고갈 큼지막한 GE CF6-80E1 엔진도 보입니다.
윙렛과 꼬리날개도 육안점검해주구요.
조금 이르긴 하지만, 한국으로 들어가는 도중 제공될 저녁식사와 간식도 열심히 실리는 중입니다
APU배기구 상태 양호~.
반대쪽으로 넘어왔습니다.
객실은 아직 클리닝 작업이 진행중인가보네요.
오물 수거차량도 아직까지 붙어있구요.
왼쪽 날개 아래서는 급유가 한창입니다~.
외부점검으로 위장한 비행기 구경을 마치고 기내로 들어갑니다.
이제 슬슬 북쪽지방은 겨울이 가까워오기도 하고, 비까지 내리는지라 꽤나 쌀쌀하네요.
들어가면 히터 틀어야겠습니다=_=;
인천까지 비행할 경로 및 항공기 무게, 연료량 등을 FMC에 입력하구요~.
다시 인천으로 돌아가는 경로입니다.
올때와는 다르게 돌아갈때는 계속 바다위를 지나가는 항로구요.
승객이나 화물은 많지만, 그에비해 연료 적재량이 많지 않은관계로 순항고도인 FL380까지 한번에 올라가게 됩니다.
그 외, 항로 전반에 걸쳐 기상상태가 양호한고로 비행하는데 특별히 신경써야될 부분은 없을 듯 하구요.
출발 4분 전.
아직 객실 출입문이나 화물도어가 열려있는 상태입니다.
A330 두대~ 그리고 B767 한대.
왠지 라이벌 기종끼리 붙어있는 분위기입니다~.
출발시간이 다 되었는지, 조업차량들이 하나 둘 철수하고 토잉카가 후방견인을 위해 대기중입니다.
후방견인 준비 완료 및 브릿지 이현.
오후 2시 정각에 후방견인을 시작합니다.
후방견인 도중, 엔진시동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고 1번 엔진부터 시동합니다.
에어버스가 시동걸기 참 편하죠~.
빙글빙글~.
후방견인 완료. 토잉카 분리합니다~.
플랩세팅 등 이륙준비를 완료하구요.
지상에서는 자력활주 해도 좋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금일 신치토세공항 이착륙 활주로는 (왠일로) RWY 1L/R입니다.
...착륙할때는 바로 내릴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이륙할때는 남쪽으로 쭈~욱 내려가서 이륙한 후, 한바퀴 선회해야되는고로 살짝 번거롭죠~.
지상활주하는 동안, 조종면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체크해줍니다.
활주로로 향하는 동안 이륙하는 JAL의 MD80 계열~.
뒤이어 JAL B744가 이륙하기 위해 라인업 해있습니다.
이륙순위는 3위.
왠일로 신치토세공항이 북적거리네요~.
바로 앞 비행기인 인천으로 가는 KAWA A330이 라인업하고, 저희도 슬슬 출발준비 합니다.
선행항공기가 이륙한 후, 라인업 허가가 떨어졌습니다.
비가와서 그런지 활주로가 축축하게 젖어있네요.
간격분리를 위해 잠시 대기하구요.
그리고 곧이어 이륙허가가 떨어집니다~.
비내리는 신치토세 공항을 뒤로 이륙하구요.
Positive Climb, Gear up.
실제로 신 치토세공항이 이렇게 썰렁한 공항은 아닌데, 오늘따라 유난히 비행기가 없습니다~.
...역시 비가와서 그럴려나요=_=;
이륙한지 얼마 안되 공항 입구 교차로와 미나미 치토세역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고보면, 미나미 치토세역의 치토세방면 1번홈에는 언제나 키하 283계가 서있는듯 싶습니다=_=;;;
....저녀석은 미나미치토세역 무정차 통과열차인듯 한데 말이죠=_=;;; (설마 신호대기라든지요~.)
어찌됐건 항로로 진입하기 위해 우선회합니다.
...출발절차가 HWE5 Departure...였으려나요.
PSS 에어버스에 180도 턴 해야하는 출발절차를 ND에 표현해주는 친절함 따위를 기대하면 안됩니다 =_=;;
...알아서 Initial FIX까지 가야되지요~.
구름이 꽤 낮게 깔려있는지 금방 비구름을 뚫고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간간히 구름 사이로 논바닥(!)들이 보이네요~.
한바퀴 돈 후, 하코다테쪽으로 다시 기수를 돌립니다.
비행기 아래로 구름들이 잔뜩 몰려있습니다=_=
CHE vor을 지나고 12000피트쯤 올라오자 뿌연 안개도 어느정도 걷히고, 푸른 하늘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비구름들도 점점 작아지구요~.
구름층이 많은지라, 계속 구름들을 뚫고 올라가고 있습니다.
일단 잠재된(?) 위험을 안고있는 구름들은 모두 뚫었구요~.
아직 FL230으로, 순항고도인 FL380까지는 15000피트 더 올라가야됩니다~.
...내려올때도 한참걸리겠는걸요=_=;
하코다테 상공을 통과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강릉 도착할때까지 바다만 보고가게되죠~.
(...제대로 크롭한 것 같은데 어째 플랜부분까지 보이네요=_=;;;;
플라이트 플랜은 신경쓰지 마세요~. ...세스나 기준으로 작성된거라 비행시간이며 연료량...이런거 안맞아요=_=; )
길었던(?) 상승도 끝나고, 순항고도에 진입하였습니다~.
옆으로 아키타 일대가 보이구요~.
확실히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날씨가 좋아지네요~.
슬슬 일본 본토랑도 멀어지고, 사방이 바다입니다.
점심먹은지도 얼마 안됐고, 춥다고 히터까지 틀어놔서인지 잠이 솔솔 오네요.
잠도 깰겸, FMC를 통해 예상 잔류연료량 및 도착 예정시간을 다시한번 체크합니다....만....
역시 잠결에 FMC를 입력했는지 마지막 인천공항 ICAO를 지워버린 바람에 도착 예정시간이 제대로 나오질 않습니다..ㅜ.ㅜ;;;
(...이렇게 되면 활주로도 안골라지고... 접근속도도 수동으로 맞춰야되지요=_=;; )
왠지 한여름에는 한겨울 바다색깔이더니, 겨울이 다되가는 시점의 바다색은 마치 한여름 바다 색깔입니다=_=;
지구 온난화(!)로 인한 남반구와 북반구의 포지션 체인지(!)일까요=_=;;;
많이 내려왔나봅니다~.
사도섬 인근에서 크~게 선회하며 서쪽으로 기수를 돌립니다~.
그리고 왼쪽으로 노토반도가 눈에 들어오구요~.
노토반도가 사도섬보다 더 서쪽에 있는지라, 인천행 비행기에서는 사도섬이 안보이지요~.
이제 이대로 직진하면, KADIZ를 지나 대한민국 영공에 진입하게 됩니다~.
쏟아져내리는 오후의 햇살이 그대로 수면에 반사되네요~.
...눈부십니다=_=;;;
게다가 West Bound라서 태양이 정면에....있습니다..ㅜ.ㅜ;;;;
...조종실온도가 확 올라가는게, 이제 히터 끄고 에어컨 켜야겠습니다.
FL390으로 날아가는 JAL B767입니다~.
RVSM적용구역인지라 항공기간 거리는 불과 1000ft밖에 되지 않지요.
FL360으로는 어디론가 향하는 4발엔진 비행기가 지나갑니다~.
너무 멀어서 항공사 식별은 안되구요.
...기장님이 졸음운전 하시는지 S자를 그리며 서쪽으로 날아가고 있더랍니다~.
오랜만에(!) ATC에 트래픽 보고도 하고, 정신없이 오다보니 어느새 한국 영공에 진입하였습니다~.
옆으로 보이는 울릉도~.
이번 개정때 B467항로가 예전에 비해 좀 더 북쪽으로 옮겨진지라, 울릉도/독도 상공을 통과하지 않고, 전보다 북쪽에 위치한 지점을 통과하게 됩니다.
검푸른 바다~.
왠지 하늘을 보는 기분이 듭니다~.
....비행기만 뒤집으면... 하늘이라 해도 믿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비행기를 뒤집는 순간 객실도 뒤집히겠지요... 여러가지 의미루요=_=; )
저 앞으로 강원도 일대가 보입니다~.
그리고 ND에 보이는 하강지점~.
슬슬 내려갈 준비를 해야될듯 합니다.
T/D지점에서 하강을 시작합니다.
금일 인천공항 이착륙 활주로는 RWY33/34. 안양VOR까지 1차적으로 7000까지 하강하구요.
정동진 인근을 지나갑니다~.
한반도 상공에 진입하였구요~.
진부령 인근에 우글우글 몰려있는 구름들.
다행히 기류가 심하다거나 하지는 않구요.
꽤 내려왔나봅니다.
이제 비행운도 나오지 않고, 지상 풍경이 제법 선명하게 보이네요~.
그리고 비행기 앞으로, 서울일대와 서해바다가 펼쳐져있습니다~.
슬슬 도착절차를 FMC에 입력하구요~.
...졸면서 FMC입력한 탓에 180노트 이하 접근속도는 수동세팅...해야됩니다..ㅜ.ㅜ;;;
왠지모르게 볼때마다 눈물나는 성남공항 상공을 지나가구요.
....그러니까 높으신 분들께 보청기 하나씩 사드려야된다니까요..ㅜ.ㅜ
대충(!) 안산, 화성 인근쯤 지나가고 있는듯 합니다~.
ILS 캡쳐를 위해 FMC에 RWY 33R ILS 주파수를 입력해놓습니다~.
그리고 파이널 턴~.
...그런데 선회함과 동시에 마치 비행기가 접근하기를 기다렸다는 듯, 안개가 몰려옵니다=_=;;;
일단 Runway Insight 할때까지 ILS접근하기로 하구요~.
LOC Capture, G/S ARM.
그 외, 풍향 및 기압 DH등을 FMC에 입력해줍니다.
...저런거 입력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측풍보정해준다거나 하는 서비스는 전혀 없지만요~.
Gear Down~.
Runway Insight.
Flaps Full.
수동으로 전환하구요~.
...정측풍 2노트밖에 안되는데, 비행기는 마치 20노트에 밀리는것처럼 뱅크가 돌아갑니다=_=;;;
일단 자세 고정하고 플레어~.
쿵~.
...왠지 센터라인 맞춰서 내려본거... 엄청 오랜만인듯 싶습니다=_=;;;;
(...중앙선 침범으로 벌금내야되려나요...ㅜ.ㅜ)
터치하자마자 Thrust Reverse~.
ARM 해놓은 스포일러가 자동으로 전개되구요~.
...왠지 비행기 브레이크가 밀리는 감이 있습니다=_=;;;
내려서 점검한번 해야겠네요.
어쨌거나 계속해서 감속하구요~.
30노트 쯤~ 해서 후행 항공기를 위해 활주로를 비워줍니다~.
빙글빙글 돌구요~.
인천 그라운드와 컨택, 게이트를 배정받습니다~.
...주기할 게이트는 무려 메인터미널 38번 게이트!!!
RWY 33L로 enFly A319가 뜹니다~.
역시 A320시리즈는 귀엽지요 >_<
게이트로 향하는 동안, APU시동해주고, 플랩 및 스포일러 원위치, Landing/Strobe Light off...해줍니다.
RWY33L-15R 횡단 허가를 받은 후, 활주로 횡단하구요~.
그러고보니 왠일로 다른 KAWA 비행기도 메인터미널에 주기해놨네요~.
역시 지난 추석때 떡좀 돌린게 효과를 발휘하나 봅니다=_=;;;
비행기들로 북적거리는 메인터미널과는 다르게 썰렁한 탑승동.
뭐... 1시간만 더 있으면 탑승동도 북적거리겠지요~.
38번 게이트 주길래, 양 옆으로 소형기들 주기되어있는줄 알았는데...
가끔 기수를 들고 직립보행하는 아시아나 B777들이 서있네요.
...들어가기 힘들겠는걸요.
일단 들어가기 전에 윙렛 충돌 감지센서 작동시키구요=_=.
센터라인 못맞추면 바로 접촉사고인고로 조심조심 들어갑니다.
VDGS 신호에 맞춰 정지~.
Fuel Cut off 해줍니다~.
곧이어 브릿지 접현되구요~.
이녀석은 4시간정도 쉬었다가 밤에 괌으로 가게되는데, 일단 메인터미널에서 캐터링 및 급유를 끝내놓은 후, 탑승동으로 이동시키려나봅니다.
승객 하기와 동시에 지상조업이 이루어지구요.
도착은 예정보다 43분 빠른, 오후 4시 32분 도착하였습니다~.
...이제 후다닥 들어가서 비행 폼사인 하고 집으로 도망가야지요=_=;;;
슬슬 대양주, 미주 야간편 출발시간인지라 잡히면... 2박 3일 외박해야되니까요=_=;;
2시간 32분간 비행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