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슬 더위가 시작되는 6월, 그중에서도 14일.
스케줄 확인을 하러 사무실로 들어갔는데, 모처럼 장거리 비행에 편조되어있습니다.
...그냥 중/단거리 비행이나 뛰고 퇴근하자~ 했더니만, 3일안에 집에가기 힘들어져버렸습니다.
비행구간은 인천→뉴욕구간으로 KA153편에 투입되었구요.
덕분에 오랜만에 B747-400으로 비행하게 되었습니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전에 했던 비행 편명이 KA1503...편이었는데, 이번비행은 0이 하나 빠진 KA153편...이네요=_=;
역시 이 모든건 운항관리사님의 장난(!)인걸까요? )
여느때와 다름없이 탑승동A에 주기되어있는 항공기.
9시부터 10시까지의 마의 시간이 지나갔음을 말해주듯, 탑승동A 북측 스팟은 한산하기 그지없습니다.
평상시 같으면 KAWA항공기들이 우르르 몰려있어야 하겠지만, 저희 항공기 오른쪽부터 끝까지 한대도 서있지 않네요.
저희 항공기는 112번 스팟에 주기되어있고, 비행 준비가 한창입니다.
기종은 Boeing747-400, 등록번호는 KCFS-243, Nomal도색 항공기입니다.
메인터미널에서 간식거리를 잔뜩 사가다가 조종실에 놔두고, 외부점검을 시작합니다.
뿌연 하늘의 인천공항.
그 와중에도 여러 지상조업차량들이 각각의 임무를 수행중입니다~.
조종사에게는 제공되지 않는 밥을 싣고다니는 캐터링 트럭이 가장 싫습니다=_=; (응?)
앞바퀴부터 살펴보구요.
어라~ 저 아저씨 왠지 낯이 익는걸요~.
주 날개와 꼬리날개도 살펴봅니다.
13시간동안 수고해줄 엔진도 점검하구요.
kawa의 B744에는 GE-CF6-80 엔진이 장착되어있습니다~.
왠지모르게 외부점검이 일찍 끝난 기분이 들긴 하지만, 일단 점검을 끝냈으니 조종실로 올라가야겠지요?
오랜만에 들어와보는 B747조종실입니다.
그간 몰던 A330이나 B737에 비하면 꽤 넓직한 공간이 확보되어있지요~.
그럼 뉴욕까지 갈 경로를 입력해볼까요?
뉴욕까지 거쳐가는 FIX는 총 75개로 STAR구간의 FIX가 빠진 숫자입니다.
STAR구간까지 합하면 80개 이상의 FIX를 거쳐갈듯 하네요.
MCP설정도 해주구요.
첫번째 순항고도는 FL310으로, 항공기 무게가 무게인 만큼, 한번에 올라가지 못하는지라,
비행하는 도중 스텝크라임을 거쳐 단계적으로 올라갈 계획입니다.
항공기가 상승하기에 충분한 양력을 확보하기 위해 10000피트 이하 속도제한 구간에서도 약 280노트로 상승하게 되구요.
이미 High Speed Climb을 요청해놓은 상태입니다.
인천에서 뉴욕까지 비행할 경로입니다.
RKSI SID
SEL G597
KAE B467
NULAR B233
BUMAT B337
WJ A218
LISKI NCA80
ADREW NCA23
YSF NCA22
YSB J557
YEE
J556
YYZ J531
BUF J95
DPK STAR
KJFK
순서로 비행하게 되며, 총 비행거리는 6306nm, 예상 비행시간은 13시간 35분으로 예정되어있습니다.
스텝크라임의 경우, 1차 스텝크라임 시점이 평소보다 빠른 관계로, 하강지점과의 거리를 고려하여 여유가 없으면 2번을,
여유가 있으면 3번을 수행, 최종 순항고도는 FL390이나 FL430이 될 예정입니다.
현재 승객탑승이 한창인가봅니다.
지상에서도 캐터링, 화물적재, 연료보급등의 작업이 한창입니다.
먹거리(?) 적재작업 완료~.
캐터링 작업을 마치고 철수하는 분위기네요.
출발시간이 임박해오고, 승객탑승이 완료되었는지 브릿지가 분리됩니다.
카고도어도 닫히구요.
후방견인 준비까지 완료.
출발시간까지 잠시 대기했다가 바로 후방견인을 시작합니다.
오전 11시 정각에 뉴욕으로 가기 위해 후방견인이 시작되구요~.
후방견인 완료.
토잉카와 노즈기어가 분리, 이제 엔진을 돌려야겠지요~?
Pack 1, 2, 3 off, 엔진은 1, 4 → 2, 3번 순서로 시동합니다~.
일단 1, 4번 엔진 먼저 시동하구요.
모든 엔진 시동 후, Flap설정.
이륙플랩은 20도로 설정해놓았구요.
Pack원위치, APU off, PASS Sign on, Autobrake RTO, Taxi light on.
출발합니다~.
오늘 이륙활주로는 RWY15입니다~.
RWY 15R까지 이동하구요.
탑승동 남쪽과, 메인터미널쪽은 비행기들이 꽤 많이 있었네요~.
Taxi하는 도중 만난, 대한항공 화물기입니다~.
어디가는 녀석일까요?
대한항공 B744F가 이륙한 후, 뒤이어 Bluelink B767-400이 이륙하구요.
활주로에 이륙대기하는 항공기들이 없었던 관계로, 이륙대기 없이 바로 라인업한 후, 출발합니다~.
엔진 출력 올리구요~.
Rotate~.
저 뒤로 enFly의 A380도 보이네요~.
Gear up.
이륙 후, G597항로로 진입하기 위해 안양VOR로 선회합니다.
항로 진입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동쪽으로 향합니다.
얼마 올라가지 않았는데, 안개층을 뚫고 나왔습니다~.
푸른하늘이 반겨주네요~.
구름에 가려버린 남양주 일대~.
10000ft 통과, Landing Light를 꺼주구요.
얼마 지나지 않아 동해상으로 빠져나옵니다.
비행기 아래로 구름들이 꽤 많이 보입니다.
그리고 항공기는 첫번째 순항고도인 FL310에 도달하였고, 다음 스텝크라임까지 FL310에서 순항을 하게 됩니다~.
검푸른 동해바다 상공을 비행합니다.
미주노선은 바다나 대륙을 골고루 감상하며 비행할 수 있는지라 좋달까요~.
울릉도 인근에서 좌선회한 후, 평양FIR로 진입. 북쪽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해안선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 바다를 보면서 올라가게 되구요.
언제 도착할꼬=_=;
저 멀리 블라디보스토크 일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평소 이쪽 근방을 지날때 쯤이면, 시베리아 항로를 타고갈때처럼 뇌우를 동반한 구름이 진을 치고 있었는데
오늘은 무슨일인지 맑은 날씨네요~.
덕분에 편안하게 지나가고 있습니다~.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첫번째 스텝크라임 지점이 ND에 표시됩니다.
스텝크라임 지점인 NITIN fix 25nm 전방지점에서 FL350으로 순항고도를 변경하구요. (0340z)
Center Fuel Tank의 연료를 모두 소진, Fuel Pump를 off시켜줍니다.
탱크에 남아있는 잔류연료는 2번 메인탱크로 옮겨지구요.
민족의 한이 서려있는 사할린섬 상공을 지나갑니다.
사할린섬 동쪽을 빠져나와 오호츠크해 상공에 진입하구요.
점심 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
수면위로 햇살이 길다랗게 쏟아져 내리고 있습니다.
러시아 동쪽의 마가단과, 캄챠카반도 사이의 셀리호바 만을 지나갑니다.
이제 한 1/4정도 왔으려나요~.
객실에서는 곧 저녁식사가 제공될듯 합니다.
뭐, 조종실로는 언제나 그렇듯, 쵸코우유와 삼각김밥이 제공됩니다.
시베리아 동부 상공으로 진입~.
역시 여름은 여름인가봅니다~. 온통 파릇파릇하네요.
저기로 쭈~~~~욱 가면 유럽이지요~.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자 설원이 나타납니다.
가는동안 틈틈히 연료체크도 해주구요.
슬슬 유라시아 대륙의 끝자락에 왔다는 것을 알려주듯, 지형이 점점 거칠어집니다.
이제 대륙을 건너갈 차례죠.
러시아와 알래스카 사이의 북극해를 지나갑니다.
이곳을 건너가면서 날짜 변경선도 지나가고, 동쪽으로 가는지라 날짜가 하루 늦어지게 됩니다.
북극해에서, 왠지 모르게 캐리비안에서나 보일법한 바닷물 색깔이 보입니다=_=;
날짜변경선을 지났습니다~.
현지날짜와 시간은, 출발일보다 하루 늦은 6월 13일, 20시 41분입니다.
이번 비행 구간중 최 북단지점인 LISKI fix도 지나가구요. (N70 24.08, W168 59.64)
계속 북동쪽으로 올라왔으니 이제 다시 남동쪽으로 내려갈 차례입니다.
지금까지는 항공기의 왼쪽이 서쪽이었지만, 지금부터는 항공기의 오른쪽이 서쪽이 되구요.
(한마디로 오른쪽 창가 좌석에는 햇빛 안들어온다는 이야기지요=_=; )
알래스카 상공에 진입할 시점즘~ 해서 두번째 스텝크라임 지점이 표시되었습니다.
현재 순항고도인 FL350에서 FL390까지 올라가게 되구요.
보조 연료탱크에서 메인 2, 3번 연료탱크로 연료가 이동중입니다.
Tank간 Fuel Flow가 되는걸로 봐서.. 슬슬 Fuel X Feed 시점이 다가오는듯 하네요.
알래스카 상공을 비행중입니다.
지금 시간은... 자정을 훌쩍 넘긴 새벽시간. 하지만 바깥은 꽤 밝습니다~.
뭐 극지방의 여름은 밤이 없으니까요=_=;
스텝크라임에 앞서 MCP의 고도를 다음 순항고도로 미리 설정해놓구요.
ADREW fix 전방 236nm지점에서 FL390으로 2차 스텝크라임을 수행합니다. (0741z)
다음 순항고도인 FL430이 FMC에 디스플레이 되고있습니다.
하강포인트와 어느정도 거리가 있는듯 하네요.
그래봐야... 올라가서 몇분 머물다가 바로 내려올 분위기지만요.
여하튼 다음 스텝크라임 지점까지 4시간 11분 남았습니다.
위도가 낮아짐에 따라 날이 점점 어두워지구요.
시간상으로는 아직도 한밤중입니다.
왼쪽 창가열에 앉은 분들은 대부분 블라인드를 내려놓고 수면을 취하는 분위기입니다.
조종실 내 화장실 (이라 쓰고 흡연실이라 읽습니다.)에서 연기나는 물건을 물고 놀다가 다시 좌석으로 돌아옵니다.
지금 시간에 맞지 않는 분위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밤중의 저녁노을도 나쁘지는 않네요.
자리에 앉아서 다시 연료체크.
메인 2, 3번 탱크의 연료 잔량이 1, 4번 탱크의 연료량과 같아진걸 확인하고, 1, 4번 탱크쪽 밸브를 끊어줍니다.
이제 1, 4번엔진은 해당 엔진쪽 연료탱크의 연료를 뽑아 쓰게 되구요.
왠지 짧은시간동안 많은일(?)이 있었던 것 같네요=_=...
이제 절반정도 온듯 합니다.
새벽... 한 네시정도 된 것 같은데... 벌써 아침해가 떠올랐습니다~.
아침노을에 수줍게 물든 비행기~ (응?)
알래스카 북쪽부터 캐나다 북쪽까지 이어진 툰드라 지형.
이곳이 아니면 보기 힘든 풍경들이지요~.
슬슬 날이 밝아옵니다~.
이제 정말 아침이 오는거지요~.
주변이 꽤 밝아졌습니다.
높은 구름은 없고, 땅에 낮게 깔린 구름이 전부네요.
게다가 평상시와는 다르게, 이번 비행은 기류마저도 얌전해서 무진장 편하게 비행하고 있습니다~.
(맨날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상층부 기류는 얌전하다고는 하지만...
저 아래로는 그다지~ 좋지 않은듯... 싶습니다=_=;
어느덧 캐나다 중심부 깊숙한곳까지 내려갔네요~.
이런곳을 지나다 보면 문득 궁금해지는게, 이런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을까요?
지금 여러분들은 제대로 된 일출을 보고 계십니다~.
현재 연료량 61,100lbs~.
출발한지 대략 8시간이 다 되어가는 시점이기도 하고, 슬슬 지루해지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푸른 하늘아래 4줄의 비행기구름을 늘어뜨리며 날아가는 비행기~.
항공기간 교신도 뜸~ 하고, 멍 하니 날아갑니다~.
아참, 출발하기 전에 편의점에서 사온 라면이나 끓여먹을까요=_=;
토론토 센터에 진입합니다~.
긴 비행도 슬슬 끝이 보이네요~. ...라지만 아직도 3시간정도 더 가야되지만요=_=;
연료를 전부 소모한 탱크의 펌프를 off시켜주구요.
제대로 off되었는지 확인해주구요.
3번탱크의 연료량이 2번 탱크보다 더 적었었는데, 연료를 3번쪽으로 옮겨 밸런스를 맞춰놨습니다.
그래도, 공주님이나 이장님, 족장님의 품에 안기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의불)
도착예정시간과, 도착후 잔류연료량을 체크해두구요.
마지막 스텝크라임 지점도 확인해둡니다.
이번 비행구간은, 미주의 오대호 중, 세개의 호수를 거쳐가게되는데, 그중 첫번째 호수인 슈피리어호를 지나갑니다.
그리고 바로 옆에 붙어있는 휴런호를 건너가고 나면 토론토가 나오게 되지요~.
토론토 국제공항 (YYZ)상공에서 최종 순항고도인 FL430으로 스텝크라임할 예정입니다.
토론토VOR (YYZ)상공에서 이번 비행의 마지막 순항고도인 FL430으로 상승합니다. (1258z)
FL430에서의 순항시간은 약 30분 내외가 될 것 같네요.
저 뒤로 토론토 다운타운 일대가 보입니다.
그리고 토론토 앞쪽의 호수는 온타리오호로 이 호수를 건너면 미국 영공 (뉴욕주)에 진입하게 됩니다.
미국영공에 진입하였습니다~.
방금 버팔로 인근을 지나왔구요.
이제 하강지점까지 약 133nm, 목적지인 JFK까지 262nm정도 남았습니다.
항로의 끝, 바로 왼쪽에 위치한 Class B Airspace구역이 JFK공항 공역입니다.
길었던 비행의 종지부를 찍을 하강지점이 ND에 디스플레이 됩니다.
슬~슬~ 내려갈 준비를 해볼까요?
하강포인트를 지나, 하강을 시작하구요.
7000ft까지 쭉~ 내려갑니다~.
왠지 대서양과 가까워짐과 동시에 구름이 많아짐을 느낍니다.
비행기 뒤에 길게 늘어져있던 비행기 구름도, 고도가 낮아짐에 따라 더이상 나오지 않구요.
1차 하강 완료지점이 ND에 표시됩니다.
금일 JFK공항의 활주로는 RWY13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저희는 RWY 13L로 내려가게 되구요. RWY 13L 접근경로를 FMC에 입력합니다.
내내 조용하다가, 도착할때가 다되니 구름이 몰려나오고, 비행기도 흔들흔들 거립니다.
10000ft이하까지 내려왔습니다. Landing Light켜주구요.
IAF에서 STAR구간으로 진입합니다~.
최종접근속도는 플랩 30에 132노트로 선택하구요.
공항인근(?) 주택가를 지나갑니다~.
Final구간으로 진입합니다.
LOC ARM. 감속 및 플랩전개 해주구요.
접근경로의 시정이 썩~ 좋지는 않네요=_=;
ATIS상 JFK의 시정은 좋은편이라 하지만요.
저~ 멀리 활주로가 보입니다~.
(...저거 PAPI가 아니고 왠지 VASI인것같은 기분이 드는데 말이죠=_=; )
어쨌거나 바퀴 내리고 계속 접근합니다.
Flare~.
쿵~.
...닿자마자 Thrust Reverse~.
이런 공항에서 비행기 빨리 안빼면 뒷 비행기에게 혼나요=_=;;
후다닥 빠져나옵니다~.
플랩, 스포일러 원위치~.
Landing/Strobe Light off.
APU Start.
이쪽은 Jet Blue전용터미널이려나요? 아까 Jet Blue건물을 본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걸요~.
온통 Jet Blue뿐입니다.
오랜만에 보는 JFK Tower입니다.
저희네 게이트는 저 타워 아래쪽에 있지요.
저희 비행기가 파킹할 곳인 29번 스팟으로 유도합니다~.
스팟 간격이 좁으니 조심조심 접근하구요.
Visual Docking Guidance System ...그니까 줄여서 VDGS의 유도에 맞춰 게이트에 접근한 후 정지합니다~.
Power Source를 APU로 전환한 후, Fuel Cutoff~.
Seat Belt Sign도 off해주구요.
보딩브릿지가 슬금슬금 다가옵니다.
성질급한 캐터링 트럭 아저씨=_=...
승객 하기도 안끝났는데 벌써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네요.
뭐 어찌됐건, 저희도 조종실 정리하고 나갈 준비 합니다.
창문 열어서 환기도 시키구요.
승객 하기가 완료되고, 다시 인천으로 돌아가기 위한 준비작업이 한창입니다.
복편인 KA154편 운항을 맡을 승무원들과 교대하고 저희는 조종실을 빠져나갑니다~.
...얼른 방잡고 자야지요=_=;
어쨌거나 이렇게 KA153편 운항을 마쳤습니다~.
도착시간은 예정보다 1시간 35분 빠른 오전 9시고, 비행시간은 딱 12시간입니다~.
...일전에 취리히갈때 A330-300을 가지고 4870nm을 가는데 12시간 58분 걸린거에 비하면~
이번 비행은 역시나 B747-400답게~ 6306nm을 12시간만에 달려와버렸네요~.
장거리 비행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