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이야기/기 차 사 진

새해 첫 출사 :: 눈덮힌 광주선 ::

반쪽날개 2008. 1. 2. 19:51
무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제 어느새 작년이 되는군요.
2007년 12월 30일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눈은, 신정인 2008년 1월 1일까지 내리고
오늘인 1월 2일은 거짓말처럼 날씨가 화창했습니다.
게다가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마치 초봄처럼 햇살이 따갑기까지 했지요.

눈이 펑펑 쏟아지던 때에, 눈보라를 일으키며 달리는 열차를 찍어보려 했지만,
아직 감기기운도 싹 가시지 않고, 눈이 너무 많이 내리는 탓에 이동도 쉽지 않아
그 장면은 포기하기로 하였습니다.

대신, 오늘 푸른하늘과 하얗게 변한 대지를 배경삼아 출사를 가기로 하였지요.
멀리가지는 않고, 극락강역 인근에서 셔터를 눌렀습니다.

물론 새로 바뀐 시간표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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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장소는, 제가 즐겨찾는 곳인, 극락강역 앞 육교차로입니다.
극락강역 입구에 위치한 300R의 커브.

이곳도 어김없이 하얗게 눈이 쌓여있네요.

그러고보니 이곳의 사계절의 모습을 다 찍었군요~.
사실 절기상으로는 계절마다 찍었는데... 대부분 여름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사진이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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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사나와서 처음으로 맞이한 열차입니다.
KTX 제 505열차로 용산역을 10시 30분에 출발하여, 종착역인 광주역에는
13시 21분 도착하는 녀석이지요. 개편 전과 비교하여, 출도착 시간이
한시간 미뤄진 편성이기도 합니다~.

흰색 차체에 비친 하얀 배경.
눈부실 정도네요~.

505열차는 18호기로 운행하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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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열차가 지나갈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고로 장소를 옮겨 광신대교를 건너갑니다.
...가뜩이나 통행량 적은 인도쪽에는 눈이 녹질 않아서 길을 뚫고 지나갔습니다...
한발 한발 디딜 때 마다 발목위까지 빠지는 눈때문에 이미 신발은 엉망이 되버리고
양말도 서서히 젖어오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이곳에 도착해서, 광주역 방면을 보고 한컷~.
전봇대 뒤로 보이는 높~은 산은, 광주의 명소인 『무등산』입니다. 해발 1187m로 꽤 높죠.

무등산 천왕봉쪽은 구름에 가렸는데, 저 구름에 가리지만 않았어도 꽤 멋진 사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제가 구름을 치울수는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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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강역 방면을 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일렬로 쭉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사라지는 전봇대.
저곳이 바로 광주역을 출발한 열차가 겪는 첫번째 시련(?) 300R구간 입니다.

철교 위의 눈은 대부분이 치워진 상태였고, 아직 지상구간에서는 자갈위에 쌓인 눈이
녹지않고 그대로 그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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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지금 제가 서있는 곳의 상황입니다.
발이 빠지는 깊이를 알기쉽게 설명하기 위해 등장한 ...국민 바로미터.. 담배갑입니다.

네~
깊이는 저 담배갑 높이의 2배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종아리까지 들어가더군요~.

저곳에서 저대로 다리를 눈속에 묻고 사진찍었냐구요?
...물론 눈 다 퍼냈습니다=_=....

내일 저곳으로 출사가시는분.... 선로 옆에 커다란 눈구덩이 하나 파져있는걸
보실 수 있을거에요~.

그건 그렇고, 이곳은 강변이기도 하고, 또한 주변에 바람을 막아줄만한 산이 거의 없기 때문에
바람은 말 그대로 거침없이 불어옵니다. 바람이 거의 없는 시내쪽은 따뜻하지만,
이곳은.. 말 그대로 냉동실이지요.

그렇게 추위와 싸우며 30분동안 다음 열차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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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열차는 용산발 광주행 새마을호 제 1111열차입니다.
09시 44분 출발 14시 3분 광주 도착열차구요.
개편전 1111열차에 비해 운행시간이 15분 늘어나버렸습니다.

새마을호 앞모습은 너무나 처참해서....
이렇게 옆모습으로 대체하여 올립니다.

스테인리스의 은빛 차체에 비친 풍경.
그 눈부심에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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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호가 광주역에 도착하고 7분 후... 광주발 용산행 KTX 510열차가 출발합니다.

저 뒤로 무등산과 더불어 동림동 아파트단지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눈빛에 반사되는 차체가 유난히나 눈에 띄네요.

열차에 탑승하신분들 대부분이, 눈밭 한가운데서 사진찍고있는 저를
쳐다보고 지나가시더군요~.

열차는 브레이크를 잡으며 커브를 통과할 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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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두부는 이미 커브구간에 진입한 상황.
속도는 거의 기어가다 시피 할 정도로 느립니다.

본 열차는 1시경 광주로 향했던 505열차를 운행했던 18호기로,
편명을 510으로 바꾸고 다시 왔던길을 되돌아갑니다.

광주역에서 약 47분간의 로테이트 타임을 갖고 돌아가는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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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철교 아래서 찍은 KTX 제 507열차입니다.
11시 55분 용산역을 출발하여, 14시 45분 광주역에 도착하게 되죠.

개편 전에 비해 조금 더 늦게 출발하지만,
도착시간은 오히려 개편 전보다 더 빨리 도착합니다. 정차역이 바뀐걸까요?
본 507편은 13호기로 운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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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만 남은 앙상한 나무들 사이로 후미부가 보입니다.

눈이 내리고 난 후의 하늘은 마치 가을하늘처럼 맑고 투명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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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사의 마지막 열차인 광주행 용산행 무궁화호 제 1426열차입니다.
14시 50분에 출발하여 19시 28분 도착하게 되죠. 출발 도착시간이 약 5분 늦춰졌네요.

기관차 번호는 8251호 전기기관차, 역시나 3호차는 새디자인 무궁화호,
나머지는 나뭇결, 클래식 등등이 골고루 섞여 편성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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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는 다리를 건너 다음 정차역인 장성역을 향해 달려갑니다.

그렇게 출사를 나온지 2시간이 지난 후에, 인근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타고
후다닥 귀환합니다. 계속 추위에 떤데다가 신발까지 젖어서 계속 있다가는
감기가 재발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또한 다음 열차가 지나가기까지
기다려야되는 시간이 한시간 남짓인지라, 바로 자리를 떴습니다.

2008년 첫 출사,
올해 첫 출사답게, 활짝 개인 날씨와 멋진 배경까지...
이것처럼 올 한해도 모든게 술술 풀리는 그런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p.s
다시 감기가 올련지 부들부들 떨리고... 머리가 어질어질 하네요=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