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물러가고,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게 곧 겨울이 돌아올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지난 추석 임시편 비행일지에 이어 모처럼 비행일지로 인사 올립니다.
최근 들어 비행을 해도 스크린샷을 찍지 않는 통에 일지는커녕 비행 기록조차 올리지 않고 있는데,
이번에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가볍게 국내선 비행을 뛰며 비행 기록을 스크린샷으로 남겼고, 이를 조합해 비행일지를 만들어보았습니다.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10월 중순,
김포에서 광주까지 한번 날아볼까요?
광주까지 비행할 비행기는 김포공항 14번 스팟에 세워져 있습니다.
최근 들어 A330 위주로 타고 다녔던 탓에 B737이 유난히도 짜리몽땅해 보입니다.
비행에 앞서, 조종실에 짐을 풀어놓고 외부점검을 시작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앞바퀴부터 시작하구요.
한 시간 동안 수고해줄 엔진도 살펴봅니다.
큼지막한 윙렛과 날렵하게 생긴 꼬리날개도 살펴보구요.
우측면 점검을 끝낸 후 좌측면으로 넘어가 동일하게 점검해줍니다.
외부점검을 마치고 펼쳐놓은 사다리를 이용해 객실로 들어가구요.
조종실에 들어왔습니다.
이제 자리에 앉아 광주까지 비행할 항로 및 항공기 무게 등을 입력할 차례입니다.
FMC에 출발절차 및 항로, 항공기 무게 등을 입력해주구요.
FMC 데이터를 토대로 MCP도 설정해줍니다.
저희 비행기는 김포공항을 오후 4시 30분에 출발해, 목적지인 광주공항에는 오후 5시 20분에 도착할 예정인 KAWA2511편 B737-800WL입니다.
항공기 등록번호는 KCFS-223 Normal이구요.
금일 비행은 전국에 걸쳐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탓에 비행 내내 뿌연 풍경만 구경해야 할 듯 싶고,
항로 상에 구름이 많이 포진해있긴 하지만, 기류는 얌전한 편이라 비행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듯 싶습니다.
항공기 ZFW는 121,800lbs (약 55톤)이고, 연료는 11,500lbs (약 5톤)를 적재하였습니다.
구간이 짧고 비행구간의 절반에 걸쳐 고도제한이 걸려있기 때문에 순항고도는 FL200까지만 올라갈 계획입니다.
금일 김포공항 출항 절차입니다.
금일 김포공항은 32번 활주로를 사용 중이고, 인근 인천공항 역시 33, 34번 활주로를 사용 중이기 때문에, BULTI 1J 절차를 이용해 항로에 진입하게 됩니다.
SS722 fix까지는 전부 At or Below로 고도제한이 걸려있기 때문에, 지정된 고도보다 높이 올라가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겠구요.
JANDY fix를 지날 때 쯤이면 인천발 항공기와 어느 정도 고도분리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BULTI fix를 FL190 이상으로 통과할 수 있을듯 합니다.
브리핑을 마치고 조종실 뒤에서 커피를 홀짝거리며 시간을 보냅니다~.
조종실 뒤쪽이 시끄러운 걸 봐서 승객 탑승이 시작된듯 싶네요.
저희 비행기 옆으로 다양한 기종(?)의 비행기들이 세워져 있습니다.
12번 스팟의 ATR72를 제외한 나머지 녀석들은 전부 국제선 뛰는 녀석들인데,
트래픽 팩이라곤 저희네 가상항공사 트래픽 팩만 설치해놓은 탓에 공항이 널널해, 국제선 뛰는 녀석들이 죄다 국내선 청사에 몰려있습니다=_=;;;
(AKTP라도 설치해놓을까 했는데... 이거 설치하면 프레임이 확 떨어져서 설치할 엄두가 안 납니다ㅜㅜ)
조종실에서 뒹굴거리다 보니 어느새 출발할 시간입니다.
출입문 및 화물도어를 닫아주구요.
KAWA2511, Face South, Push back Approved
후방견인 허가가 떨어지자, Beacon Light를 켜줍니다.
뒤로 쭉~~~ 밀어서 기수를 남쪽으로 돌려줍니다.
후방견인 완료 후 엔진 시동 허가가 떨어지구요.
PACK off
Engine 2 Start
2번 엔진 먼저 시동해줍니다.
2번 엔진 시동 후 1번 엔진도 돌려주구요.
모든 엔진 시동이 끝나고, 플랩을 이륙 플랩인 5도로 펼쳐줍니다.
(엘리베이터 트림은 무게중심에 맞춰 4.75로 세팅해놓았구요)
엔진 시동을 끝내고 PACK을 Auto로, 전기는 APU에서 엔진 제너레이터로 전환해줍니다.
APU 및 APU Bleed도 OFF해주구요.
KAWA2511, Taxi via R, P3, P, B2, Cross RWY 32R, B1, Hold short RWY 32L
김포공항 소음저감 절차에 의거,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는 RWY 32L를 이륙, 32R를 착륙으로 사용합니다.
저희 비행기 출발시간은 4시 30분인고로 RWY 32L에서 이륙하구요.
김포공항 북쪽으로는 대규모 주거단지도 없고, 5000ft 고도제한이 걸려있기 때문에, NADP2로 출항해도 되지만,
인근 동네에 민폐 끼치기 싫어 그냥 NADP1으로 올라갈 계획입니다.
출발준비 완료~ 그럼 RWY 32L까지 달려볼까요+_+(!)
가는 도중 조종면 점검도 해주구요.
이 시간에 출발하는 비행기들이 꽤 되네요.
저희네 ATR 세 대에, FEZDream A330 한 대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ATR 한 대는 저희 비행기 뒤에 따라오더라구요)
RWY 32L로 가기 위해 TWY P에서 TWY B2로 기수를 돌립니다.
AI 기체들은 소음저감 절차를 따르지 않고 AFCAD에 지정된 활주로에서 이륙하기 때문에, 다들 RWY 32R에서 이륙하구요~.
일단 이 녀석이 지나갈 때까지 잠시 대기합니다.
ATR72가 지나가자 활주로 횡단 허가가 떨어지구요.
그와 동시에 저 뒤에 있는 ATR72가 RWY 32R에 라인업 하기 위해 슬금슬금 앞으로 이동합니다.
ATR72가 라인업 하는 동안 후다닥 활주로를 건너가구요~.
TWY B1에 진입하자 이륙허가가 떨어집니다.
트랜스폰더를 TA/RA로 놓구요.
(지금은 김포공항에서도 비행기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바로 TA/RA로 놓게끔 바뀐듯 싶습니다)
Auto Throttle ARM
Auto Brake RTO
Engine Starter position CONT
Landing & Strobe Light ON
조심조심 라인업 하구요~.
활주로 정렬과 동시에 TO/GA.
Vr에서 기수를 들어주구요~.
Positive Climb
Gear up
3000ft 이후 230kts로 가속, 속도에 맞춰 플랩을 한 단계씩 접어줍니다.
Engine Starter position OFF
Auto Brake OFF
SS702 fix에서 기수를 서쪽으로 돌립니다.
...김포공항 주변으로 미세먼지 장난 아니네요...ㅜㅜ;;;
5000ft 도달 후 GILGA fix까지 이 고도를 유지하며 비행합니다.
비행기 왼쪽으로 인천 계양구 일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GILGA fix를 지나자 11000ft까지 상승하구요.
SS722 fix를 지나기 전까지 11000ft를 넘어가면 안 됩니다.
인천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EGOBA 1G나 OSPOT 1G 절차를 이용하는지, TCAS가 울립니다.
실제로 인천공항서 이륙한 비행기가 지금 위치를 지날 때는 고도가 이미 10000ft 이상 올라간 상태라 TCAS가 울리지 않겠지만,
FS에서는... AI들이 그런 거 지켜가며 비행할 리 없지요=_=...
안개 낀 영종도 상공에서 남쪽으로 선회합니다~.
그러고 보니 요새 인천공항서 비행기 안 띄운 지 한참됐네요.
고도가 10000ft를 넘어서자 Landing Light와 Belt Sign을 꺼줍니다.
KAWA2511, Contact Incheon Control, 126.17 Good day
그리고 서울 디파쳐에서 인천 군산섹터로 관제가 이양되구요.
SS724 fix를 통과함과 동시에 FL150까지 상승합니다.
SS724 fix부터는 전부 At or Above로 통과하기 때문에 한결 시원시원하게 올라갈 수 있습니다~.
BULTI 1J 출발절차를 이용해 김포를 빠져나가는 도중, JANDY fix를 지날 때쯤 밖을 보면, 서해대교와 행담도를 볼 수 있습니다~.
BULTI 1J 출발절차도 이제 BULTI fix 하나만을 남겨놓은 상황.
BULTI fix 통과 고도는 FL190 이상이고 순항고도는 FL200인고로 순항고도인 FL200까지 곧장 올라갑니다.
전체 비행경로의 약 1/2 정도 되는 출발절차가 끝나고, 드디어 Y711 항로에 진입합니다...ㅜㅜ;;;
BULTI fix는 충청남도 예산군 인근에 있고, 이 fix를 통과하자마자 충청남도 중간에 놓인 차령산맥 위를 지나게 됩니다.
비록 미세먼지에 뒤덮인 차령산맥이긴 하지만, 이 모습만 놓고 보면 안개가 낮게 깔린 느낌도 들어 나름 멋스럽게 느껴집니다.
항로에 진입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눈앞에 커다란 구름이 버티고 있습니다.
선행 항공기들이 전부 저 구름들을 뚫고 가는 중이기도 하고, 기상레이더에도 별다른 에코가 표시되지 않는 걸로 보아, 그냥 뚫고 가도 될듯 싶습니다.
FL200에서 순항하는 도중 조우한 달~.
이제 곧 음력으로 보름이라서인지 가상의 하늘에서도 보름달이 떠올랐습니다.
(일지 올라가는 날이 보름입니다~)
차령산맥을 지나 계속 남하하니 아래로 부여군 일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비행기 아래로 곧게 뻗은 도로는 서천공주고속도로이고, 왼쪽 날개 위쪽의 조그만(?) 산은 낙화암으로 유명한 부소산,
그리고 시가지 남쪽에는 연꽃밭으로 유명한 궁남지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경치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내려갈 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BEDES fix 5nm 전방지점에서 하강을 시작해 MANGI fix를 10000ft로 통과하게 됩니다. (0759z)
한참 하강하다 보니 뿌연 안개에 뒤덮인 변산반도와 드넓은 호남평야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국내 최대 곡창지대엔 호남평야 상공을 지나는 중이구요.
날틀 님의 포토리얼 시너리를 설치한 이후 광활한 호남평야의 스케일(!)을 제대로 실감하고 있습니다~.
변산반도 인근을 지나갑니다.
논바닥 사이에 산이 불쑥 솟아오른 형태다 보니 멀리서도 금방 알아볼 수 있구요.
(실제로 비행기 타고 갈 때도 눈에 확 들어옵니다~)
Incheon ACC: KAWA2511, Contact Gwangju Approach 130.0 Good day
KAWA2511 : Gwangju Approach, KAWA2511 Passing 11000ft, Descending 10000ft by MANGI
Gwangju APP : KAWA2511, over MANGI then proceed direct to KOTTY, Expect ILS 04R approach
슬슬 MANGI fix에 도착할 무렵, 인천센터에서 광주 어프로치로 관제가 이양되고, 광주 어프로치로부터 RWY 04R로 착륙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위 차트를 토대로 FMC에 ILS 04R 접근절차를 입력하구요.
차트에 명시된 절차대로 MANGI fix를 통과한 후 4000ft까지 추가로 하강합니다.
앞서 지시받은 대로 MANGI fix 통과 후 Y711 항로를 빠져나와 KOTTY fix까지 곧장 이동합니다.
기장석 EFIS 위쪽으로, 전라남도 장성군과 전라북도 고창군 경계에 위치한 문수산이 보입니다~.
그리고 비행기 왼쪽으로는, 역시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를 구분하는 노령산맥이자,
가을철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이 자리 잡고 있구요.
비행기 꼬리날개 왼쪽으로 보이는 동네가 정읍입니다.
노령산맥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오면 저 멀리 장성호수를 볼 수 있습니다~.
저 호수가 보이면 광주에 거의 다 온 거라고 봐도 되구요.
다시 오른쪽을 보면 선운산 일대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광주 시내가 보이는데,
이날은 안개 때문에 시내는 보이지 않고 무등산 산봉우리만 살짝 보입니다...ㅜㅜ
KOTTY fix가 가까워져 옴에 따라, FMC에 최종 접근속도를 입력해줍니다.
플랩 40도에 133노트로 착륙하게 되구요.
KOTTY fix에서 KWA vor 13DME Arc turn을 시작합니다.
그나저나 KOTTY fix를 지나갈 무렵, 돌연 CMD-A가 말썽을 일으킵니다.
CMD-A로는 오토파일럿이 걸리지 않아, CMD-B를 Engage해놓았구요.
감속과 동시에 속도에 맞춰 Flap을 펼쳐줍니다.
KWA vor 13DME Arc turn을 도는 도중, 영산강 죽산보 (나주시 다시면) 인근에 자리 잡은, 나주영상테마파크도 지나가구요.
저곳에서 주몽이나 달의연인 등 여러 드라마를 찍었다고 합니다.
13DME Arc turn 구간도 거의 끝나갑니다.
NAV1 Radio에 ILS 04R 주파수인 111.10을 활성화하고 MCP의 LOC버튼을 눌러줍니다.
나주시 왕곡면 상공에서 광주공항 활주로를 향해 기수를 돌립니다.
Localizer Capture
FAF까지 2000ft로 하강, FAF에서 G/S를 타고 내려가게 됩니다.
다만, 지금 CMD-A가 고장상태라 자동으로 정렬하지는 못하고, ILS 계기를 참고하여 수동으로 정렬해야 하구요.
일단 2000ft까지는 오토파일럿을 이용해 내려가기로 합니다.
Spoiler ARM
플랩은 속도에 맞춰 계속 펼쳐주구요.
Engine Starter position CONT
Belt sign Auto (ON)
영산포 인근에서 Gear down~.
Final Approach FIX를 통과하고 Runway Insight 후 오토파일럿을 해제, 수동으로 접근합니다.
04R로 착륙하면 활주로 끝까지 가서 유도로로 빠져나가는 데다 활주로 컨디션이 Dry 상태라 오토브레이크는 걸지 않고 그냥 내려갑니다.
동네서 자전거 타고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승촌보 상공을 지나갑니다.
이곳을 지남과 동시에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진입하구요.
공항 주변의 논바닥(!) 상공을 지나 활주로 코앞까지 다가왔습니다.
활주로 위로 살포시 날아들구요.
활주로 위에 사뿐히(!) 안착합니다.
...터치다운 이펙트를 바꿨더니 연기가 찔끔 나오다 마는 게 영 맘에 안 드네요...
Thrust Reverse
Spoiler Deployed
역추진 돌리며 열심히 감속합니다.
활주로 길이가 널널하다 보니 플심상에서는 역추진만으로도 충분히 감속되더라구요.
감속을 마친 후 TWY E를 통해 활주로를 빠져나옵니다.
Tower : KAWA2511, Cross RWY 04L then contact ground 121.8
활주로를 빠져나온 후에는 다음과 같은 경로로 이동하게 되구요~.
지상활주하는 동안 플랩과 스포일러를 원위치로 해줍니다.
Landing & Strobe Light off
Engine Starter position OFF
주기장까지 금방 가는 고로 APU도 돌려주구요.
RWY 22R을 건넌 후 광주 그라운드와 컨택합니다.
그리고 지시받은 대로 3번 스팟을 향해 이동하구요.
지상요원의 유도에 맞춰 정지~.
Taxi Light OFF
엔진 OFF 전에 전원을 엔진 제너레이터에서 APU로 전환해줍니다.
Fuel Cutoff
Beacon Light OFF
Belt sign OFF
해가 많이 짧아졌는지 아직 6시가 채 못 되었는데도 벌써 노을이 졌습니다.
저희 비행기는 예정보다 약 10분 지연된 오후 5시 30분에 광주공항에 도착하였고,
(김포공항에서 활주로 건너가려고 대기하고 있던 게 원인인듯 싶습니다)
연료는 4700lbs를 소비하였습니다.
승객이 하기하는 동안 조종실을 정리하고, 하기가 끝난 후 저도 조종실을 빠져나옵니다.
모처럼 Prepar3D로 국내선 비행일지를 작성해보았습니다.
날틀 님의 한국 포토시너리와 메쉬, 벡터 시너리를 설치한 이후, 정교한 지형과 경치 구경하는 재미에 푹 빠져 요즘은 국내선 비행만 하고 있습니다.
사진을 기반으로 한 배경 덕분에 비행하는 내내 이곳이 어디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고,
특히 포토와 메쉬가 정확히 일치해 마치 실제로 비행하고 있는 착각(!)에 빠져들 때도 있구요.
이 자리를 빌려 멋진 시너리를 제작해주신 날틀 님께 감사 말씀드립니다.
모처럼 작성한 비행일지는 여기까지입니다.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 *
뱀 발
* * *
...Prepar3D로 그냥 비행하면 잘 날다가도 일지만 썼다 하면 뭔가가 고장 납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