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이야기/기 차 사 진

광주선에서 바라본 ITX 새마을과 KTX 산천, 그리고 무궁화호

반쪽날개 2014. 5. 21. 00:00

 

마치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날씨가 연일 지속되고 있습니다.

날은 덥지만, 하늘은 마치 가을 하늘처럼 청명해 나들이하기에 딱 좋아 밖으로 나가는 사람들이 꽤 많은지 동네가 한산하더랍니다.

 

 

화창한 날씨의 주말 오후.

이번 월요일 (5월 12일)부로 운행을 개시한 ITX 새마을을 구경하러 동네 기찻길을 향해 자전거 페달을 밟습니다.

 

 

ITX 새마을은, 기존 새마을호의 노후화 및 내구연한 임박으로 인해 기존 새마을호를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되었고,

이름은 기존 새마을호의 뒤를 잇는다는 의미로 ITX 새마을이라 지어졌다고 합니다.

 

새마을이라는 이름은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기존의 새마을호와는 다른 열차 종별로 구별되며,

이용객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운임체계는 기존 새마을호와 동일하게 책정되었다고 합니다.

(비츠로 라는 이름 대신 ITX 새마을이 채택)

 

ITX 새마을은, 이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간선전기동차(TEC) '누리로'와 마찬가지로 동차 형식으로 개발되었으며,

ITX 새마을 역시 간선전기동차 중 하나로 (EMU-150), 주요 간선노선인 경부선, 호남선, 전라선에 투입됩니다.

전철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장항선은 전철화가 될 때 까지 당분간 기존 새마을호가 계속 투입되며,

심야시간에 운행하는 열차는 전차선 점검 등의 이유로 전차선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새마을호가 투입된다고 합니다.

 

또한 동력분산식 차량이기 때문에 가/감속이 빨라 많은 정차역을 거쳐간다 해도 동력집중식 차량에 비해 좀 더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개정 시간표를 보면 용산-광주 기준, 기존 새마을 대비 소요시간이 5~10분 정도 단축되었던데, 그리 빨라졌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더라구요...)

 

마지막으로, ITX 새마을은 총 6량으로 구성되어있고, KTX와 달리 운전실이 위치한 차량에도 객실이 마련되어있으며 (지하철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각 객차 맨 앞과 뒤에 220v 콘센트가, 3, 4호차에는 차내 자판기가, 4호차에는 전동휠체어 2개, 수동휠체어 2개를 세울 수 있는 공간과 더불어 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되어있습니다.

 

기존 새마을호에 있었던 카페객차의 경우 ITX 새마을에는 존재하지 않으며, 좌석에 종아리 받침대는 제거되었지만, 좌석간격은 기존 새마을호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서두가 길었습니다.

그럼 이번에 새롭게 운행을 시작한 ITX 새마을을 구경하러 가볼까요?

 

 

* ITX (Intercity Train eXpress / 도시 간 급행열차)

** TEC (Trunk line Electric Car / 간선 전기 동차)

*** EMU (Electric Multiple Unit / 총괄제어 전기열차)

 

 

 

 

 

광주 광신대교 인근 철교를 통과중인 ITX 새마을입니다.

용산(10:45)발 광주(14:45)행 ITX 새마을 1141열차구요.

 

이미 일전에 기차타고 가면서 시운전 중인 ITX 새마을을 본적이 있었던지라 그리 새로워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지금은 시운전이 아닌 상업운행 중인지라 객실에 승객들이 탑승해있고, 그 모습을 보니 이제서야 여객열차 답게 느껴집니다.

 

 

 

 

 

차량 선두부 및 후미부 운전실 출입문 뒤쪽에 ITX 새마을이라는 글씨가 적혀있습니다.

누리로와 마찬가지로, 햇빛 가리개가 창문 하나당 두개씩 마련되어있어, 햇빛가리개를 놓고 앞/뒷좌석 승객과 신경전을 벌일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나저나... ITX 새마을에 타고있는 승객들을 보니, 대부분 스맛폰 들여다보고 있네요=_=;;

포즈가 다 똑같습니다~.

시내버스 맨 뒷자리에 앉아있으면, 사람들 대부분이 스맛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기차라고 크게 다르진 않나봅니다.

(...저는 기차타면 잡니다..=_=)

 

 

 

 

 

열차 후미부입니다.

큼지막한 헤드라이트가 인상적입니다.

 

헤드라이트 앞쪽에 연결기 커버가 씌워져있는데, KTX처럼 차량 내부로 접혀들어가는게 아니고, 예전 새마을호 PP동차 처럼 떼어내는 형식으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아직은 중련으로 운행하지 않는지라 다들 착실히 코마개가 씌워져있는데,

중련운행이 본격화 되면 예전 새마을호 PP동차 처럼 코마개 없는 ITX 새마을이 출몰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량 내부에 연결기 커버 수납함이 있다고 하는데... 편성 연결/분리하는 시간을 아끼고자  중련운행하는 열차는 아예 떼고 달릴 확률이 높을 듯 싶더라구요.

 

정식 운행한지 일주일도 채 안된 새 차량이라서인지, 대차(바퀴)며 차체 등이 굉장히 깨끗합니다~.

...차량 선두부에는 여기저기 벌레와 부딛힌 흔적이 많이 남아있지만요.

 

 

 

 

 

ITX 새마을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한 채, 열차는 종착역인 광주역을 향해 열심히 달려갑니다.

(5분 지연..ㅜㅜ)

 

출사를 마치기 전, 찍은 사진을 확인해보는데... 손떨림 방지 스위치를 꺼놓고 찍었더랍니다..=_=;;

다행히, 순광 상황에서 찍은 덕분에 셔터속도가 최고 1/500초까지 나와 블러로 인한 멘붕(!)은 피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어째 손떨방 끄고 찍으니 패닝이 더 부드럽게 잘 된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_=;; )

 

 

 

 

 

앞서 철교를 달리는 열차를 잡고 출사를 마쳤는데, ITX 새마을이 투입된 뒤로 시간표가 바뀐건지 의외로 오후시간에 ITX 새마을이 자주 지나가더라구요.

자주 들르는 포인트에서 광주(16:35)발 용산(20:40)행 ITX 새마을 1144열차를 잡아보았습니다.

(용산-광주는 하루 3 왕복 운행 / 용산-목포는 하루 2왕복 중 1왕복만, 나머지 1왕복은 기존 새마을호로 운행)

 

다리 위에서 ITX 새마을의 전체모습을 담지 못한게 아쉬워, 이번에는 편성 전체를 담아보았구요.

새 차량이라 그런지 차체가 완전 반짝거립니다.

 

...ITX 새마을 정면 모습... 되게 못생겼네요=_=...

 

 

 

 

 

싱글암 방식의 팬터그래프가 눈에 띕니다.

ITX 새마을 역시 여느 전기기관차, 전기동차와 마찬가지로, 주행방향 기준 뒤쪽의 팬터그래프만 올려놓고 주행하더라구요~.

 

이 모습을 뒤로 한 채 ITX 새마을은 서울을 향해 계속 달려갑니다.

 

 

 

 

 

시계를 보니, 광주행 ITX 새마을이 내려올 시간이 가까워지기도 하고,

운남대교 포인트의 경우 오후에는 역광인지라, ITX 새마을의 전체모습을 순광으로 잡아보고픈 마음에, 인근에 위치한 극락강역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오후 햇살에 물든 극락강역 역사와 파란하늘.

도심 속에 위치하고 있는 역이라곤 생각되지 않는 고즈넉한 모습의 기차역입니다.

 

극락강역에 도착해, 역무원분께 자초지정을 설명드리고 플랫폼 입구 건널목에서 ITX 새마을을 기다립니다.

 

사실 ITX 새마을과 KTX 산천이 교행하는지라, KTX 산천을 보내려 대피선에 정차한 ITX 새마을을 찍어볼 심산으로 이곳을 찾았구요.

(순환도로 아래쪽 포인트는 역광이기도 하구요.)

 

 

 

 

 

플랫폼 입구 건널목 앞에서 ITX 새마을을 기다리는데, 역무원분께서 나오시더니 ITX 새마을은 무정차로 통과하고 KTX 산천이 정차할거라는 말씀을 해주십니다.

 

뭐가 서고 뭐가 통과한다고요...?!

 

 

대피선에 정차한 ITX 새마을을 기대했건만, 담배사탕 물고 있는 불량한 산천어가 자신보다 낮은 등급의 ITX 새마을을 기다려주는 모습만 생생하게 보게 되었습니다.

 

대피선으로 느릿느릿 굴러오는 KTX 산천.

광주(17:25)발 용산(20:27)행 KTX 산천 624 주말열차입니다.

 

광각으로 시원하게 잡아보았구요~.

 


 

 

 

산천어가 정차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저 앞에 광주행 ITX 새마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용산(13:40)발 광주(17:42)행 ITX 새마을 1143열차구요.

 

광주선이 단선인 탓에, 열차 등급에 관계없이 먼저 도착한 열차가 나중에 도착한 열차를 기다리게 됩니다.

 

...하긴 전에는 KTX가 무궁화호를 기다려준 적도 있었으니까요=_=;;

 

 

 

 

 

저녁 햇살에 물든 ITX 새마을을 잡아보려 극락강역까지 온걸 아는지 모르는지, ITX 새마을은 무심하게도 본선을 지나 그대로 광주역으로 냅다 달려갑니다.

산천어 뒤로 ITX 새마을이 신나게(?) 달리고 있겠지요..ㅜㅜ

 

플랫폼으로 나가서 찍으면 잡을 수 있었을테지만, 열차가 빠른(?) 속도로 통과하는지라 안전상의 이유로 플랫폼으로는 나가지 않았구요.

 

 

 

 

 

ITX 새마을이 극락강역 장내를 통과했는지 산천어도 다시 속도를 올려 역을 빠져나갑니다.

 

내년 초에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KTX 산천 대신 KTX 호남이 투입될테고, 그렇게 되면 KTX 산천을 보는게 힘들어질 수도 있으니,

어찌보면 산천어를 이렇게 가까이서 찍을 수 있게 되어 한편으로는 다행이지 않나 싶습니다.

 

교행 모습을 찍고, 역무원분들께 인사드린 후 저도 역을 빠져나갑니다.

 

 

 

 

 

그리고 몇 분 후 극락강역에 정차하는 무궁화호가 도착하는지라, 이녀석까지 찍고 철수할 요량으로 2순환도로 입구쪽으로 이동합니다.

역에서 찍어도 되는데, 용산발 광주행 열차는 기관차와 발전차를 포함해 총 9량이고, 극락강역 플랫폼 길이보다 더 길기 때문에 전체 모습을 찍기 힘들어, 장소를 옮겼구요.

(...사실 이번에 정차하는 기차는 극락강역에서 하차하는 승객이 많은지라, 사진찍는답시고 플랫폼에서 카메라 들이대기 뻘쭘하기도 하구요=_=)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극락강역 유치선에서 작업 중이던 작업차량 하나가 선로를 갈아타기 위해 광주선 본선으로 빠져나온 후, 다시 유치선으로 들어갑니다.

 

선로에 자갈 뿌리는 차량인 듯 한데, 망원렌즈 특성상 배경이 압축되어 사진으로 보면 되게 짧아보이지만, 실제로 보면 꽤 길다랗습니다.

 

 

 

 

 

오늘 출사의 마지막을 장식할 녀석이 지나갑니다.

역시나 극락강역에서 꽤 많은 사람들이 내리던데, 사람들이 내린 후 마지막 역인 광주역을 향해 속도를 올립니다.

 

용산(13:55)발 광주(18:08)행 무궁화호 1425열차로, 극락강역에는 17시 59분 도착/18시 정각 출발하는 녀석이구요.

 

예전에는 용산역을 14시 20분쯤 출발했는데, 지금은 출발시간이 많이 당겨졌더라구요.

광주역 도착시간도 그만큼 당겨졌구요.

 

한때는 디젤기관차가 견인했지만, 지금은 기관차 로테이션이 바뀐건지 전기기관차가 견인하고 있습니다.

 

 

이녀석까지 찍고 금일 출사는 종료, 장비를 정리하고 철수합니다.

ITX 새마을을 보기 위해 뜬금없이 카메라를 들고 나왔는데, ITX 새마을 이외에 예상치 못했던 산천어며 무궁화호 까지 보고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광주역에는 이제 더이상 새마을호가 들어가지 않는지라, 광주역에 들어오는 모든 등급의 열차를 다 보고 들어온게 되었구요.

 

이번 시간표 개편으로 인해 KTX 산천이 아닌, 20량 짜리 KTX가 하루 네번 광주역으로 들어오던데,

요즘 호남선에서 KTX 보기가 힘들어진지라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녀석도 구경하러 가봐야겠습니다~.

 

 

미흡한 글, 사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