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스케줄을 보니 왠일로 친절하게 A330.
그것도 핑크라인 소속의 A330-300에 편조되어있네요~.
가볍게 국제선 뛰고 집에 갈 수 있겠구나~ 라고 생각하고 출도착지를 보니...
왠일인지 핑크라인 항공기는 가지 않는 도착지가 적어져있습니다.
A330-200을 잘못적은거 아닌가...? 라고 생각했지만, A332는 항공기가 부족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항공기 번호가 224호.
미오330 등록번호지요.
...설마 A333 끌고 취리히로 가라는 소리인걸까요=_=?
한숨을 푸~욱~ 쉬며 휴게실로 가는데, 휴게실에 있던 나나카씨의 눈빛이 심상치 않습니다=_=;
최근들어 자기와 놀아주지 않고 바람(!)피운다며 잔뜩 토라진 상태인데, 오늘도 도망치는꼴이 되어버렸으니까요=_=;
(그니까 이거는 자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니까요..ㅜ.ㅜ)
당연히~ 나나카씨의 원두는 냄새도 맡을 수 없었고, 덕분에 자판기 커피를 뽑아 마시며 다시한번 스케줄 확인을 합니다.
...그나저나 어째서 정기 투입되는 77W는 빠지고, 전~혀 다른 클래스의 333이 들어간걸려나요=_=... 생각할수록 의심스럽습니다.
기분만큼이나 꿀꿀한 오늘 날씨.
탑승동A에 전세내서 살고있는 KAWA도 점심시간 전후로 해서는 잘 보이지 않지요.
딱 세대밖에 안보입니다~.
오늘 취리히까지 몰고갈 항공기는 108번 게이트에 서있구요.
왠지, 메인터미널이 아닌, 탑승동에 서있는 kawa의 모습이 더 익숙하다는게 무섭습니다=_=;
조종실에 짐 풀어놓고 외부점검하러 나옵니다.
오락가락 한 비, 날씨도 은근히 후덥지근하네요.
그럼 한바퀴 돌아볼까요?
기수부분에 큼지막하게 붙어있는 미오 스티커(!)도 살펴봅니다~.
(...얼굴부분에 때라도 탔다가는 전국 4천만 미오
빠팬들에게 클레임 들어올테니까요=_=;)
12시간 15분동안 수고해줄 엔진도 살펴봅니다.
아아... 요새 12번가에서 RR엔진 싸게팔던데... 이번기회에 교체해버릴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뭐 장바구니에 넣어놓기만 하고, 결제는 안했지만요=_=; )
꼬리날개도 살펴봅니다~.
저 뒤로 묻지마 항공의 B707이 출발대기하네요~.
그리고 그 뒤로, KAWA A333과 FEZ Dream A333이 열심히 굴러갑니다.
평소에는 잘 안보이는 A333시리즈들이 오늘따라 자주보이네요=_=;
설마 시간대별로 출도착하는 기종을 통일시키려는
삽질계획을 짜고 있는걸까요?
여하튼 한바퀴 휙~ 둘러보고 조종실로 올라갑니다.
오늘 비행은, 인천을 13시 20분에 출발, 목적지인 취리히에는 17시 35분 도착하는 KA329편으로,
운항거리는 4870nm, 예상 비행시간은 10시간 49분입니다.
1차 순항고도는 중국 고도분리법에 의거하여 FL315, 2차 순항고도는 중국/몽골 관제 이양구간에서 FL354로 변경하고,
최종적으로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빠져나갈 때, FL380까지 상승할 예정입니다.
금일 비행할 항로입니다.
유럽/미주루트는 하도 많이봐서 이제 지겨운 감이 있습니다=_=;
다음번에는 대양주로 가야되려나요=_=;
여하튼, 지나가는 항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RKSI SID
NOPIK G597
DONVO A326
ANRAT W97
LUX W12
GM B339
POLHO M520
SERNA A310
KUMOD A819
LITUN
G713
KESIK R815
VAREG G723
RATIN UN858
VTB UN869
KI UT711
TRZ UN869
NATOR UN850
TRA STAR
LSZH
뒹굴뒹굴거리는 와중에 출발시간인 오후 1시 20분이 다 되고, 승객 탑승완료, 화물 적재완료~ 후방견인 준비 완료~.
후방견인을 시작합니다.
...그냥 RWY 33R주면 빠를텐데 말이죠=_=...
탑승동A와 제 3활주로가 뚫린 이후 RWY33랑 메인터미널을 써본적이 손가락으로 꼽을정도라는게 흠입니다=_=;
왠일로 탑승동A에 외항사 항공기들이 여럿 보입니다~.
옆 유도로로 지상활주중인 FEZ Dream A333도 보이구요.
그렇게 34번 활주로에 도착하니, 블루링크 B736이 라인업중이네요~.
그 뒤로 엔플라이 A320, FEZ Dream A333이 대기중입니다.
(...메인터미널 저 구석에 왠지 익숙한 꼬리가 보입니다=_=; )
그때 상해항공 B737이 겁도없이 FEZ Dream 꼬리에 붙어 새치기를 하려 합니다=_=;
...물론 그걸 보고만 있지는 않지요 =_=;;;
머리 먼저 밀어넣기로 단련된 KAWA를 상대하기에 저 항공기 조종사의 실력이 아직 부족했나봅니다=_=;;;
하이빔 날렸다는건 비밀~☆
FEZ Dream이 라인업하구요.
FEZ Dream A333이 이륙한 후, 저희항공기도 이륙을 위해 라인업합니다.
...타워에 무슨 교신이 이리 많이들어오는지 라인업시켜놓고 한참이 지나도록 이륙허가를 안주네요=_=;
그사이 뒤에 kawa A333과 B77W도 따라붙었습니다.
한참후에 이륙허가를 준 타워=_=...
부랴부랴 출력올리고 이륙합니다.
바퀴 올리고, SID절차에 의거하여 (...절차 이름이 뭐였더라=_=; ) 항공기를 좌선회 합니다.
왠지 오늘 기류가 별로인듯 싶습니다.
흔들흔들 하네요.
구름아래로 보이는 푸른바다~.
GONAV와 AGAVO fix사이에서 1차 순항고도인 FL315에 도달하였습니다.
이제 대륙에 진입하구요.
도착할때까지 바다와는 안녕입니다=_=.
온통 파릇파릇(!)합니다.
높고 푸른 봄하늘(!)
슬슬 몽고쪽과 가까워지나봅니다. 주변이 온통 초원지대인걸 보니까요~.
POLHO fix 10nm 전방에서 두번째 순항고도인 FL354로 고도변경합니다.
어차피 몽고와 러시아는 순항고도 체계가 같은관계로 계속 FL354를 유지하면서 비행하구요.
몽고 끝부분을 살짝 경유하여 바로 러시아 영공으로 진입합니다.
시베리아 상공에 진입하면, 어김없이 반겨주는 구름들~.
이제 이곳에서 뇌우를 동반한 구름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게 더 불안할 정도가 되버렸습니다=_=;
저 멀리 운고가 FL400은 되보이는 높은 구름도 있구요.
그 사이 바이칼호 상공에 진입합니다.
저런 구름을 정면돌파했다가는 여러가지로 힘들어지겠지요=_=?
구름 옆으로 우회하여 통과하구요.
낮에도 이동네 지나가기 무서운데... 밤에는 꽤나 높은 확률로 구름을 뚫고 가게 되더라구요=_=;
(기상레이더라도 달아야되려나요~)
여하튼 이제 구름의 스케일(!)도 점점 작아지고 비행기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구름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곳은 나름대로 완만해보이지만...
왼쪽은 지형이 꽤 험하지요~.
전에 모스크바갈때 저 산 위로 지나갔었습니다~.
이번 항로는 그때보다 살짝 더 북쪽을 통과하는 항로구요.
지나가는동안 심심할까봐, 이런식으로 구름들이 다량 출몰해서 긴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_=.
이 모습만 보면 무척 평온해보이는 모습이지만요~.
사실 비행기는 출발할때부터 기류때문에 흔들흔들 거리고 있습니다~.
탁 트인 평원 상공을 거침없이 달려가는 중입니다~.
가는도중 구불구불한 강도 지나가구요.
이제 한 절반정도 온듯 싶네요.
한 2000nm정도 날아왔나봅니다~.
넓은 지역에 다량으로 존재하는 호수들이 인상적입니다~.
점점 저녁이 되어가는건지 하늘이 어두워집니다.
그리고 모스크바 공역 진입을 알리는 우랄산맥 상공을 지나가구요~.
산맥을 지나자 또다시 구름들이 항공기를 맞이해줍니다=_=.
어김없이 구름 아래는 벼락이 치고 있네요.
남은거리가 드디어 1000단위로 떨어졌습니다~.
여기도 구름~
저기도 구름~
그리고 저기는 볼가강으로 유입되는 호수도 있습니다~.
모스크바 공역만 빠져나가면, 이제 러시아 상공에서 벨로루시 상공으로 진입, 민스크 센터와 교신하게 됩니다.
비행기 모양 왼쪽날개 아래 빨간색 x 표시는, 모스크바의 풀코보, 쉐르메체보, 도모제도보공항입니다~.
러시아 공역을 빠져나오고 순항고도를 FL380으로 변경합니다.
스텝크라임 시작과 동시에 FMC에도 새로운 순항고도가 입력되었다며 메시지를 출력하고 있습니다.
FL380의 하늘은 검푸른 색깔이네요~.
이제 취리히까지 854nm 남았습니다. 2시간정도만 더 가면 되겠네요~.
왠지 유럽으로 와도.. 땅바닥은 전혀 유럽풍이 아니라는게 조금 난감합니다=_=.
선이 끝나는 부분이 취리히 공항입니다~.
현재 폴란드 상공이구요.
유럽 중심부쪽으로 들어갈수록 크고 작은 도시들이 더 많이 보이는 기분입니다~.
Dinkelsbuhl (DKB) vor 뒤쪽으로 하강지점이 잡혀있습니다.
이제 취리히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FIX도 6개정도 남아있네요.
만약, 취리히공항이 RWY 16을 사용한다면 Transdingen (TRA) vor을 통과하지 않고, TITIX fix에서 바로 롱파이널로 들어가게 됩니다.
하강지점에서 하강을 시작합니다.
슬슬 도착준비를 해야겠지요?
교신을 들어보니, 취리히 주변 기상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네요.
시정도 낮은편이구요.
금일 취리히공항은 RWY 16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TITIX fix에서 바로 파이널 진입하여, 활주로에 접근합니다.
접근경로를 FMC에 입력하구요.
최종구간까지 입력된 경로가 ND에 표시됩니다.
지상이 또렷하게 보일정도로 내려왔습니다.
취리히쪽으로 갈수록 지상쪽이 뿌옇게 흐려지네요.
NATOR fix에서 좌선회합니다.
구름도 꽤 낮게 깔려있고 안개도 점점 심해집니다.
ILS를 잡기 위해서 선회하구요.
감속하면서 플랩을 펼쳐줍니다.
Gear Down.
LOC, G/S Capture~.
낮은 시정탓에 공항 ALS가 켜져있습니다.
측풍도 꽤 심한편이라서 항공기가 한쪽으로 밀려있습니다.
기우뚱거리며 접근하구요.
Touch Down~.
터치다운과 동시에 역추진 돌려줍니다~.
...앞바퀴가 계속 떠있네요=_=;
...애매한 출구 덕분에 서둘러 감속하고 활주로를 빠져나옵니다.
유도로로 빠져나오자, 루프트한자 B737항공기 지나간다며 Hold.
그리고 Europian Air B747이 지나간다며 또 Hold.
...Europian Air는 스위스항공 A320지나간다고 Hold.
이 일의 원인은 바로, 지금 이륙중인 스위스항공 RJ85때문입니다=_=;
결국 이 항공기들 다 지나갈때까지 Hold입니다.
아예
사이드파킹브레이크 걸어놓고 차분하니 기다리다가, Continue Taxi허가가 떨어지고 다시 지상활주 합니다.
바로 앞 터미널로 배정해주면 좋겠지만, 그쪽은 스위스항공 전용 터미널인듯 하네요~.
다른 활주로를 건너갑니다~.
저 뒤에 스위스항공 RJ85가 빨리 지나가라며 하이빔 쏘고있습니다=_=;
그렇게 한참(?)을 굴러서, 취리히 공항 북측에 위치한 탑승동 구역으로 들어왔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14번으로 내릴껄=_=....;; )
메인터미널쪽과 비교하면 꽤 한산한 모습이네요.
주기할 게이트는 E35입니다.
천천히 게이트에 정렬해서 들어가구요.
정지위치에 맞춰 정지~.
근데 왜 게이트번호가 E33이냐구요~?
E33은 E35번의 브릿지 접안이 불가능한 소형항공기를 위한 게이트로 E35번 게이트 바로 옆의 가변 스팟이니까요~.
항공기 정면에 착실히 E35게이트 간판이 붙어있습니다~.
Engine Cutoff.
도착시간은 예정보다 40분가량 지연된 18시 18분...(
...어째 어감이 살짝 이상하게 느껴진다면 지는겁니다=_=; )
착륙해서 Hold만 안했더라도 거의 정시도착이었는데 다 와서 지연되버렸네요.
그렇게 12시간 58분만에 취리히에 도착하였습니다.
...뉴욕도 12시간대에 끊는데 취리히를 거의 13시간만에 도착하다니... 역시 장거리에는 A330보단 B747이 딱인듯 합니다=_=;
(
...장거리 비행때 B744를 주로 모는 이유가~ m.89까지 밟을 수 있어서라는건 비밀입니다~)
여하튼, 이렇게 취리히에 도착하였습니다~.
항공기의 지연으로 인해, 로테이트 시간까지 밀려서, 복편인 KA330편의 출발시간이 19시 55분으로 변경되었구요.
조종실을 정리하고~ 비행기록 폼에 사인하고 항공기를 빠져나옵니다~.
13시간에서 2분 부족한 시간동안 비행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