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휴무를 맞이하여 이달 초에 봤던 '목소리의 형태'를 다시 보고 왔습니다.
원래는 어제 퇴근하고 심야 편으로 보려 했는데,
워낙 조용한 분위기의 영화라 130분 동안 정신줄 잡고 볼 자신이 없어 맘 편하게 다음날인 오늘 보게 되었구요.
이번에는 전에 놓쳤던 부분을 체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보았는데,
영화 1회차 관람 이후 내용 정리 겸 원작 만화책을 보았고 자막으로 나오지 않았던 수화 내용을 알아본 것이 화근이 되었는지...
영화보다가 멘탈 박살 나는 줄 알았습니다...ㅜㅜ;;;
(실제로... 이날 뒷자리에 현장학습 나왔다가 들어가는 길에 영화 보러 온 듯한 여중생 단체가 있었는데, 울면서 나가는 애들도 몇 명 있더라구요)
그... 조금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는데, 행여 보실 분들을 위해 내용 누설을 최대한 억제하고 자막이나 해설이 없는 수화 내용을 정리해보면(?!) 이정도입니다.
+ 초등학생 시절 회상 내용 중 쇼코가 쇼야에게 했던 수화는 '나와 너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예고편에 꼭 나오는 수화인데, 당연히(!) 쇼야는 못알아듣습니다)
+ 초등학생 시절 회상 내용 중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쇼코가 울면서 유즈루에게 했던 수화는 '죽고 싶어'
+ 유즈루가 허위 유포(!)한 사진으로 인해 정학당한 쇼야 소식을 듣고 쇼코가 유즈루에게 했던 수화는 '당장 같이 사과하러 가자'
+ 불꽃놀이 축젯날 헤어지기 전에 쇼코가 쇼야에게 했던 마지막(!) 인사는 '고마워' (이 말에 담긴 진짜 의미가 완전 충격이었습니다)
+ 영화가 거의 끝나갈 무렵, 다리 위에서 쇼코가 쇼야에게 했던 수화는 '나만 없었더라면 모두 행복했을 텐데' (...맞나...=_=)
마지막 수화에 대한 답은 사진 콘테스트에서 우승한 유즈루의 사진 속에 이미 나와 있었고 (이거 이야기하면 스포일러니 사진은 극 중에서 확인하세요~)
특히나, 이번에 보니 쇼코 어머니에게 사과하러 다녀온 쇼야 어머니의 오른쪽 귀에 난 상처의 의미를 알겠더라구요.
(쇼코는 쇼야가 친 장난(?) 때문에 오른쪽 귀를 평생 못쓰게 됩니다)
여하튼, 처음 봤을 때도 생각보다 무거운 내용에 놀랐는데, 파고들수록 더 무게감이 느껴지는 게
이런 소재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에 감탄이 절로 나왔고... 제 인생 영화 중 하나로 담아두고 싶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너의 이름은.'도 극장서 다섯 번이나 볼 정도로 푹 빠져서 봤지만, 개인적으로... '목소리의 형태'쪽이 더 와닿는 느낌입니다)
분명 재미라고는 하나도 없는 무겁고 조용한 분위기지만,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영화입니다.
아무래도 흥미나 재미, 오락요소가 없고 현실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표현한 탓에 (...초등학생 시절 회상 장면은 보는 내내 불편함과 안타까움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흥행성적이 좋지 않아 종영하는 극장이 하나둘 늘고 있지만,
정말이지, 보신다면 티켓값을 대신 내드리고 싶을 정도로 내용이 좋으니, 기회가 되신다면 꼭 한번 보시기를 희망합니다.
p.s : 예고편 영상에 낚이지 마세요. 달달한 멜로 영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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