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3월 중순.
지난 주말에 전남 장성 소재의 모암터널과 전북 정읍 소재의 정읍고가를 찾은 데 이어,
이번에도 주말을 맞아 대한만세님과 호남고속선 포인트 개척(!)에 나섰습니다.
이번에 찾은 포인트는 전남 장성 소재의 달성터널과 지난번에 다녀온 전북 정읍 소재의 정읍고가입니다.
먼저 전남 장성군 북이면 달성리에 자리한 달성터널로 이동합니다.
이번에 찾은 달성터널은 지난번에 찾았던 모암터널과 달리, 고속도로 IC인근에 위치하고 있어 찾아가는 게 한결 수월했고,
터널 옆으로 산을 넘어가는 도로가 놓여있는데, 마침 도로 옆 터널 위쪽에 공터가 있어 그곳에서 편하게 기차를 기다릴 수 있었습니다.
터널 위에서 북쪽을 바라본 모습입니다.
동네 뒷산(!)임에도 경사가 가파르다 보니 얼마 올라오지 않았는데도 주변이 훤히 내려다보입니다.
저 앞에 보이는 높은 산은 전라남도와 전라북도를 구분 짓는 노령산맥이고,
그 산맥을 뚫고 지나가는 고속선 터널의 이름은 노령터널이라 합니다.
노령터널은 백두대간의 지류 중 하나인 노령산맥을 관통하는 터널답게 총연장이 4.3km에 이르며,
호남고속선상에 놓인 터널 중, 차령산맥을 관통하는 계룡터널 (7.24km), 영곡터널 (6.34km)에 이어 세 번째로 긴 터널입니다.
꽃샘추위가 거의 물러갔다고는 하지만, 아직 날이 완전히 풀린 게 아닌지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찬바람을 맞으며 어느 정도 기다리자, 저 멀리 행신(12:45)발 목포(15:54)행 신형 KTX 산천 519열차 (15호기)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519열차가 내려가고, 이제 광주송정역을 출발해 용산으로 향하는 560열차를 보기 위해 상행 선로가 잘 보이는 곳으로 이동합니다.
깔끔한 콘크리트 도상과 곧게 뻗은 선로 그리고 정갈하게 세워진 전봇대가 인상적입니다.
그러고 보면 광주차량기지 북쪽에 위치한 고룡터널 포인트에서 바라본 모습도 이런 느낌이지요.
상행 선로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어느 정도 기다리자, 광주송정(15:05)발 용산(17:04)행 KTX 산천 560열차가 지나갑니다.
560열차로 102호기가 투입되었는데, 구형 KTX 산천의 편성 명명 방식이 기존 두 자리에서 세 자리로 바뀌었더랍니다.
수서발 KTX 개통을 앞두고 코레일 소속 산천어와 SR소속 산천어를 구분 짓기 위해 일부러 그런 건가 싶네요.
이런 탁 트인 포인트는 10량짜리 KTX 산천보다 20량짜리 KTX가 더 어울리는데,
아쉽게도 KTX가 지나가기까지 한참을 기다려야 해서 다음 포인트로 이동합니다.
다음 포인트는 지난주에 왔었던 정읍고가 포인트입니다.
교량과 열차를 한 프레임에 담을 수 있기도 하고 동영상을 찍기도 좋아 꽤 마음에 들더라구요.
정읍고가 포인트로 가는 도중 잠깐 정읍고가 남단으로 이동,
이곳에서 행신(13:50)발 목포(16:54)행 신형 KTX 산천 521열차 (09호기)와 조우합니다.
정읍고가 북쪽 포인트도 선로와 가깝지만, 남쪽 포인트는 그보다 더 가깝습니다.
비록 철조망이 시야를 가리기는 하지만, 주변 도로가 철조망 높이보다 살짝 더 높아 지나가는 기차를 구경하는 데 딱히 문제는 없었습니다.
지금 지나가는 521열차는 정읍역 정차열차라 어렵지 않게 패닝으로 찍을 수 있었는데,
과연 정읍역 통과열차도 패닝으로 찍는 게 가능할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네요.
곧이어, 정읍역을 출발한 목포(15:00)발 용산(17:40)행 KTX 518열차 (31호기)가 지나갑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출사 나와서 처음으로 잡아보는 20량짜리 KTX네요.
기차 두 대를 보낸 후 정읍고가 북쪽 포인트로 이동합니다.
조금 전까지 사진 찍었던 남쪽 포인트가 살짝 보이네요.
이날은 지난주와 달리 안개가 거의 끼지 않아 시정은 좋았는데, 구름이 끼다 보니 광량이 조금 애매하더랍니다.
일단, 다음 열차가 올 때까지 20분 정도 기다려야 하는지라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기차가 올 시간에 맞춰 포인트로 이동합니다.
행신(14:35)발 광주송정(16:57)행 KTX 산천 559열차가 지나갑니다.
오랜만에 보는 중련 KTX 산천이네요.
그러고 보니... 처음으로 탔던 KTX 산천이 중련 KTX 산천이었더라구요.
그 당시에는 KTX 산천치곤 꽤 길다고만 느꼈지 이게 중련인 줄도 모르고 그냥 탔는데, 나중에 열차편을 조회해보니 중련이었더랍니다.
정읍역에 정차하기 위해 속도를 줄입니다.
앞서 달성터널에서 보았던 구형 KTX 산천과 마찬가지로 이 녀석도 편성 번호가 세 자리로 표기되어있었습니다.
선두차는 113호기, 후미차는 117호기더라구요.
이어서, 목포(16:00)발 용산(18:25)행 신형 KTX 산천 520열차 (03호기)가 지나갑니다.
한때는 신형 KTX 산천을 보는 게 힘들었는데, 요새는 신형 산천어(!)들의 개체 수(!)가 많이 늘었는지 구형보다 더 흔하게 보이더라구요.
520열차가 지나간 후, 523열차는 정읍역 통과열차인지라 동영상으로 찍을랬는데... 휴대폰 카메라의 셔터 랙(!) 때문에 보기좋게 날려먹고,
광주송정(16:55)발 용산(18:47)행 KTX 562열차 (41호기)를 끝으로 금일 출사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2주에 걸쳐 호남고속선 포인트를 둘러보았습니다.
확실히... 호남선은 경부선만큼 멋진 포인트를 찾는 게 힘드네요.
특히 전라북도 쪽은 산이 거의 없고 대부분이 고가선로다 보니 찍을만한 곳을 찾는 게 쉽지 않더랍니다.
(전라남도 쪽은 산은 많지만, 고속선 주변으로 접근하는 게 불가능한 곳이 너무 많습니다)
그래도 이번 답사를 통해 괜찮은 포인트 몇 군데를 알아놓았으니, 나중에 시간 되면 한 번씩 찾아가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듯 싶네요.
그전에... 일단 김제 쪽 포인트 먼저 뚫어놓는 게 우선이겠지요.
아무쪼록 함께 출사 다녀오신 대한만세님 고생 많으셨고, 부족한 글, 사진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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