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일상 이야기

광주(광역시)의 특별한 시내버스 번호들

반쪽날개 2013. 3. 12. 21:39

 

 

지난 2006년, 광주(광역시) 시내버스 노선이며 번호가 대대적으로 개편됨과 동시에,

버스번호 앞에 기점지 위치가 병행표기되고, 기점지 코드에 맞춰 버스번호가 배정되는 등, 버스번호가 좀 더 체계적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번호체계를 따르지 않는 버스번호가 존재하고 있었으니...

2013년 현재, 광주의 특별한 시내버스 번호는 419, 518, 1187 이렇게 총 세개로,

이 버스들은 광주를 상징하는 숫자를 번호로 채택함과 동시에, 각기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버스 번호들은 과연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살펴볼까요?

 

 

 

:: 419 ::

419번은 특별번호 중 가장 최근인 2012년에 등록된 번호로, 기존 금남 56번의 새로운 번호이고,

4.19 혁명을 촉발시킨 시초 진원지로써의 의미를 담아 본 버스 번호를 지정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광주지역 419혁명이 시작된 광주고 일대를 경유하구요.

 

 

:: 518 ::

518번은 너무나도 유명한,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리기 위한 번호로,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가장 활발했던 금남로(구 전남도청)와 국립 5.18 묘역을 경유합니다.

 

518 민주화운동은, 4공 유신 독재정권 (박정희) 이후 1212사태를 일으켜 정치권을 잡은 세력(전두환, 노태우)의 민주주의 억압정책에 반발하여 발생한 운동이며,

이 과정에서 계엄군의 무차별 발포로 많은 시민들이 목숨을 잃거나 부상당하였습니다.

 

518 당시, 광주는 외부로 부터 고립된 상태였으며, 이 때문에 광주지역에 북한 무장간첩이 침투하여 시민들을 학살한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퍼지기도 하였으나,

5월 21일,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518 민주화운동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국내는 정치권이 언론을 장악한 상태였던지라, 왜곡된 보도 위주로 나갔습니다.)

 

518 민주화운동은, 민주운동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건으로 인식되며, 이후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으로 작용하였고, 결국 5공화국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518 민주화운동을 계기로, 국민들의 민주주의 의식을 고취시킴은 물론, 이후 발발한 6월 민주항쟁을 통해 대통령 직선제라는 결과를 얻어냅니다.)

 

추가적으로, 2011년 5월, 518 당시 작성된 여고생 일기 등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최근들어 인터넷 등지에, 518 민주화운동 자체를 폄하하거나 북한의 선동에 의한 폭동으로 치부하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종종 보이는데,

만약 이 당시, 군부에 굴복하고 민주주의를 포기했다면, 지금 우리나라는 어떤 모습이 되어있을지 한번 생각해보라 말하고 싶습니다.

 

 

:: 1187 ::

1187번은 2013년 초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광주의 진산(鎭山) 무등산을 종점으로하는 버스입니다.

1187 숫자는 무등산 해발높이인 1,187m를 의미하며, 여느 버스들과는 다르게 주중에는 배차간격이 뜸하다가 주말 및 휴일에 배차간격이 좁혀지는 버스이기도 합니다.

무등산은 광주(북구), 화순(이서), 담양(남면)에 걸쳐있으며, 다양한 종주코스가 존재하고, 날씨가 좋은날이면 무등산에서 광주 시내가 한눈에 다 들여다 보이기도 합니다.

 

 

위에서 소개한 특별한 번호의 세 버스들은, 문화전당역(서) (금남로 4가 방면) 정류장에서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