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 EX1000 / 우 : EX600)
얼마 전, 지인분께서 소니 다이나믹 드라이버 이어폰의 최 상위모델인 MDR-EX1000을 구매하셨고,
마침 지인분을 뵐 기회가 생겨, EX1000을 접해보았습니다.
예전, 서울 코엑스몰에서 MDR-EX1000 청음을 해본적은 있지만,
이어폰의 차음성능이 그리 좋지 않고, 주변도 시끄러워 EX1000의 위력을 100% 느끼지 못해 아쉬웠던 찰나,
이번에는 조용한 카페에서 EX1000을 들어보고, 이녀석의 위력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이쯤되면 제가 가지고 있는 EX600과 지인분의 EX1000, 이 둘의 소리를 비교해보지 않을 수 없겠지요?
(디바이스는 Cowon J3를 이용했습니다.)
일단 착용감은, EX1000과 EX600 모두 동일했습니다.
다만, EX1000의 케이블이 EX600에 비해 좀 더 굵은편이라, 상대적으로 EX1000의 케이블이 더 뻣뻣하게 느껴졌구요.
(그래도 트리플파이 기본케이블의 뻣뻣함에 비하면 완전 양호한 수준이지요.)
전체적으로, 확실히 EX1000이 더 고급스럽게 들립니다.
EX600이 뭔가 막이 하나 가려진듯한 고음이라면, EX1000은 투명하면서도 EX600에 비해 좀 더 높게 올라가는 느낌이고,
저음은 EX600에 비해 그 양이 많지는 않지만, EX600의 저음이 넓게 퍼지는 느낌이라면, EX1000은 더 깊고 더 단단하지만 넓게 퍼지는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대신 저음부의 표현이 굉장히 섬세하고, 바닥 저 깊은 곳에서부터 올라오는 듯한 웅장한 느낌이, 오히려 EX600의 베이스보다 더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구요.
잔향감은 EX1000이 EX600보다 더 적어 살짝 더 건조하지만, 그만큼 깔끔하게 들렸고,
그때문인지, 보컬이 좀 더 선명하게 들리는 느낌이었습니다.
전반적인 특징이라면, EX600의 경우 특별히 튀는구석도, 그런다고 모자란 구석도 없는 평이한 수준의 성능을 보여준다면
EX1000은 좀 더 다이나믹하고, 선명하면서도 섬세한 소리를 내줍니다.
혹시나 해서, 이퀄라이저를 이용하면 EX600으로도 EX1000과 같은 성능을 낼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이퀄라이저를 건드려 보았습니다만,
똑딱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아무리 뽀샵질 할지언정, DSLR로 찍은 사진의 심도와 선예도를 따라갈 수 없듯,
EX600에 이퀄라이저를 적용해도, EX1000만의 느낌을 낼 수는 없었습니다.
(...벌써 진동판 재질이며 케이블 선재부터 다르니 당연하겠지만요.)
아쉽게도 짧은 시간동안 청음해본게 전부인지라, EX1000의 진가를 100% 파악할 수는 없었지만,
10여분간 들어본 정도였음에도 불구하고 EX600과 EX1000은 소리의 레벨이 다르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더 낮게 울려주는 저음과, 더 높게 치고나가는 고음, 거기에 맑고 선명한 보컬까지 자연스레 어우러져, 귀에서 빼고싶지 않을 정도였으니까요.
사실 EX1000 바로 하위 모델이 EX600인데, 레벨 하나차이가 이렇게 큰 성능차이를 낼수도 있다는걸 실감하고 나니, 역시 소니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고,
EX1000의 무시무시한 가격이 이제서야 이해되더랍니다. (지금은 많이 떨어진 상태지만, 아직도 최저 45만원 이상입니다.)
EX1000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절제된 저음이지만 그 심도가 깊고 단단하며, 맑고 투명한 겨울하늘의 느낌에 그 공기감마저 느껴지는, 선명하고 뭔가에 의해 가려지지 않은 고음,
스테이지의 공간감과 보컬의 분위기도 잘 느껴지고, 음선(音線)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섬세하면서도 고급스럽게 표현해주는 이어폰이라 하겠습니다.
혹시 소니의 소리를 좋아하고, EX600과 EX1000을 놓고 고민하신다면, 주저없이 EX1000을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EX1000이 비싸긴 하지만요=_=)
제가 느끼는 둘의 차이는, 같은 라인업상에 위치한 상/하위 모델 개념이 아닌, 아예 다른 라인업, 다른 레벨의 녀석들로 느껴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지름신이 문열어달라고 대문 걷어차는걸 애써 막고있는 중입니다=_=
(...트리플파이랑 EX600팔고 EX1000으로 넘어가버릴까..ㅜ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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