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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파이에 커스텀 케이블 (드래곤 케이블) 을 물려보았습니다

반쪽날개 2013. 2. 20. 20:15

업어온지도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 Ultimate Ears (UE)사의 트리플파이 10 (Triple fi 10)

 

저의 첫 BA 드라이버 이어폰이자 아웃도어 전용(!) 이어폰으로, 사용하면서 큰 말썽도 없었고 지금도 제 성능을 잘 뽑아내주고 있습니다.

차음성이 좋아 아웃도어용으로 제격이고, 소리 역시 어디하나 부족한 곳 없게 들려주는지라, 거의 매일 이녀석과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다만 이녀석에게도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착용감과 뻣뻣한 선재의 기본 케이블 (속칭 기케)이 되겠습니다.

착용감이야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하는데, 문제는 케이블.

트리플파이 10 기본 케이블 하면 가장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뻣뻣함과 선굳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신형 기본 케이블은 이런 뻣뻣함을 어느정도 극복했다고는 하나, 개선폭이 그리 크지 않고, 사용하다보면 점점 뻣뻣해지는 특성이 있어,

유저들로 하여금, 착용감 좋고 부들부들한(?) 커스텀 케이블을 물색하게 합니다.

 

저 역시 그동안 기본 케이블을 사용중에 있었고, 몇달 전 케이블이 한번 단선되어 새로운 케이블로 교체했는데,

새로 교체한 케이블도 슬슬 굳어가는게 느껴질 정도고 (살짝 접어보면 접히지를 않습니다..ㅜㅜ),

안그래도 뻣뻣한 케이블이 한겨울 추위에 얼어버린 탓에 내부에서 접촉불량이 발생했는지 간혹 소리가 들렸다 안들렸다 하는 문제가 있더랍니다.

 

단선 부위가 이어가이드용 철사 부분인지라, 이 부분을 대충(!) 사제 이어가이드로 고정하고, 거기에 수축튜브로 고정해버림으로써 임시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이제는 선이 굳어감에 따라, 이어폰을 귀에 꽂으면 케이블이 마치 철사인 것 마냥 앞으로 툭 튀어나오거나,

둥그렇게 말아놓은게 풀리지 않아 용수철 모양이 되기도 하는 등 쓸때마다 불편해, 결국 커스텀 케이블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트리플파이 10의 독특한 음색 이외에 또다른 매력은 다양한 종류의 커스텀 케이블 (속칭 커케)이 존재한다는데 있으며,

만원단위의 저가형부터 수십만원에 이르는 고가형 케이블까지, 다양한 커스텀 케이블이 존재해, 유저들로 하여금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게 만듭니다.

 

커스텀 케이블 종류로 UE 커스텀, 순은선, 아게노르, 룬, 후루텍(후루카와), ES, 드래곤, 크라이거 케이블 등이 있는데,

케이블마다 특성이 존재해 미묘하게 음색이 달라지는 효과와 착용감이 좋아지는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도 합니다. (순은선은 기본선보다 더 뻣뻣하다고 합니다.)

(음색으로만 따지만, 지옥의 착용감을 자랑하는 기본선이 가장 좋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어떤 케이블로 할까.. 고민하다, 착용감이 좋다는 드래곤 케이블을 사용해보기로 결정, 지난주에 주문을 넣고, 근 일주일만에 물건을 받아보았습니다.

(직접 제작해서 판매하는지라 제작하는데 며칠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사실 ES케이블이나 후루텍 케이블로 갈까 했지만, 플러그 직경 재가공, 마감 상태 등을 고려하니 드래곤 케이블이 가장 나아보이더라구요.

 

그럼 드래곤 케이블을 한번 살펴볼까요?

 

 

 

 

 

드래곤 케이블의 전체적인 모습입니다.

케이블 색상은 직접 선택할 수 있고, 단색은 물론 사진처럼 색상을 혼합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브라운+오렌지로 조합하였구요.

화사하게 오렌지+노랑으로 할까 생각도 했지만, 브라운+오렌지 조합도 나름 나쁘지 않고 차분해 보여 이 조합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케이블 직경은 소니의 EX600 케이블 굵기와 비슷하며, 일반 이어폰 케이블보단 살짝 굵은 수준이고, 트리플파이 기본 케이블 굵기의 약 2/3 수준입니다.

케이블은 매듭지어져있고, 매듭이 풀리지 않게, 투명 튜브로 마감이 되어있으며, 이어폰 케이블 중 단선도가 가장 높은 플러그 끝부분이 수축튜브로 보강되어 있습니다.

 

케이블 무게는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볍고 선꼬임이 적으며, 트리플파이 기본 케이블의 뻣뻣함과 달리 매우 유연합니다.

다만 내부 케이블을 매듭지어놔서, 둘둘 말아놓으면 어느정도 펴지는 수준이기는 하나, 기본 케이블처럼 말린 상태를 유지한다거나 말아놓기 힘든 정도는 아닙니다.

케이블 길이는 플러그 및 이어가이드 부분을 포함 약 130cm입니다.

 

왼쪽의 케이블 집개는, 케이블을 구매하게 되면 함께 딸려오구요.

 

 

 

 

 

플러그는 아이폰용 플러그로, 스마트폰 등에 사용되는 4극 플러그가 아닌 일반 3극 플러그입니다.

(아이폰 등, 범퍼케이스를 씌운 휴대기기에도 꽂을 수 있는 플러그인고로 아이폰용 플러그라 명명하였다고 합니다.)

 

주문할 수 있는 플러그 종류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정말 커스텀 케이블 다운 플러그들도 몇개 있긴 했지만,

실용성이며 심플함을 따져보면 기본 플러그나 다른 플러그보단, 아이폰용 플러그가 가장 나아보여 이걸로 주문하였습니다.

 

현재 플러그 끝부분 수축튜브 처리된 부분이 예전에는 스프링 처리되어있었는데, 깔끔함이나 단단함으로 보면 지금의 수축튜브 작업된 케이블이 한결 더 나아보입니다.

 

 

 

 

 

이어폰과 연결되는 플러그 부분입니다.

플러그는 색깔로 좌/우를 구별하게끔 해놓았는데, 좌측은 bLue (파랑), 우측은 Red (빨강) 입니다.

FS MOD로 착용하는 분들은 반대로 끼우시면 되구요.

 

항공기나 선박쪽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 색상 배열이 헷깔릴 듯 싶더랍니다. (항공기나 선박의 항법등은 이어폰 좌/우측 구분 색깔과 반대인 좌 적색, 우 청색...방식입니다.)

 

플러그 직경은 기본 케이블 플러그 직경과 비슷하거나 살짝 굵은 수준이고, 끼울 때 살짝 뻑뻑한 감이 있긴 하나 아예 들어가지 않을 정도는 아닙니다.

플러그 부분은 안쪽에 약간 공간을 남겨놓음으로서, 이어폰과 연결하였을 때 핀이 보이지 않을 때 까지 삽입할 수 있게끔 해놓았습니다.

 

3.5파이 플러그쪽과 마찬가지로, 이어가이드 부분 역시 수축튜브 처리가 되어있는데,

이어가이드는 기본적으로 저 모양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어폰 착용시 저 이어가이드를 벌려 귀에 걸친 후 손을 놓으면,

탄성에 의해 저 모양으로 다시 감기며 이어가이드를 귀에 밀착시켜줍니다.

 

착용해본 결과, 이어가이드 부분이 좀 타이트한 느낌이 들고, 착용감은 살짝 끈적거리는 느낌이 나는게 부드러운 느낌과는 거리가 있어보입니다.

피부가 약하신 분들은 다른 부드러운 재질의 이어가이드를 덧대어 쓰시는게 물집 등의 피부트러블을 방지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Y자 분기 부분입니다.

기본 케이블을 비롯한 Y타입 이어폰 케이블 등지에서 볼 수 있는 선꼬임 방지 슬라이드가 장착되어있고,

Y자 분기용 부속 및 선꼬임 방지 슬라이드는 반투명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있습니다.

 

 

 

 

 

이어폰과 케이블을 연결해보았습니다.

 

사실 트리플파이에 가장 어울리는 색은 파랑+흰색 조합이라고들 하는데, 물론 그 조합도 좋긴 하지만,

서로 보색대비관계에 있는 색을 선택해줌으로서 이어폰을 한결 돋보이게 해주는 효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UE철제 케이스에 수납한 모습입니다.

기본 케이블을 끼웠을 때 보다 공간적으로 훨씬 더 여유로워졌습니다.

3.5파이 플러그 길이도 적당해, 케이블이 심하게 접히지 않고 들어감을 확인하였구요.

 

 

* * *

 

이어서 케이블 교체에 따른 음색 변화와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아무래도 음색의 경우, 개인마다 선호하는 음색이 각기 다르기에 케이블 교체에 따른 음색의 변화가 꼭 좋다 나쁘다고 단정할 수 없는게 사실입니다.

케이블을 교체한 후 느낀 개인적인 느낌을 정리해놓은 정도로만 보아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일단,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케이블 교체에 따른 음색변화는 미비한 편입니다.

다만, 저음의 양이 약간 줄고 그에따라 고음이 조금 더 부각되었으며, 보컬이 미묘하게 앞으로 나오고, 소리가 좀 더 단정해진 느낌입니다.

이는 신경쓰고 듣는다 해도 그 차이가 크지 않아 무시할 수 있을 정도이고, 그냥 들으면 단지 저음이 살짝 줄었다는 느낌 정도만 듭니다.

 

기본케이블의 풍성한 저음 대신 은은한 저음으로 바뀌고 고음이 살짝 더 날카로워졌지만, 저음이 사라졌다거나 그 양이 절반 이상 줄어든건 아닙니다.

(저음이 약간 줄었다지만 여전히 많은편이고, 고음은 약간 날카로우며 쏘는듯한 느낌이 듭니다.)

저음이 심하게 줄어들고 고음이 거슬릴정도로 날카롭게 들린다면, 제대로 밀착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니, 실리콘팁을 작은걸로 바꿔보시기 바랍니다.

그 외에, 해상력 저하라든지 들리던 소리가 안들린다든지 하는 부분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기본 케이블의 뻣뻣함에 길들여진 나머지, 커스텀 케이블의 유연함이 신세계처럼 느껴집니다.

한편으론, 그동안 왜 커스텀 케이블로 넘어올 생각을 안했을까 하는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간 쓰던 기본케이블은, 뻣뻣해질대로 뻣뻣해진 나머지, 고개를 돌리면 이어폰이 귀에서 빠질 정도였으니까요.

 

여하튼, 유연하고 착용감 좋은 커스텀 케이블을 구매하였으니, 이제 한결 더 편안하고 쾌적하게 음악을 감상할 수 있을 듯 싶습니다.

(예비용 기본 케이블 하나 더 있는데, 그거 팔고 커스텀 케이블을 하나 더 살까...도 생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