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ltimate Ears 사의 Triple fi 10을 잘 쓰고 있던 중, 문득 예전 소니 이어폰의 소리가 그리워져(!) 이어폰 하나를 추가로 영입하였습니다.
이번에 업어온 물건은 Sony MDR-EX510SL 로, Triple fi 10 을 쓰기 전까지 쓰던 MDR-EX500SL의 후속모델이구요.
여성보컬은 물론이고 고음이 꽤나 정갈하게 올라가는데다 잘 절제된 저음이 매력적이었던 EX500의 향수를 다시금 느껴볼 요량으로 지른 이번 EX510은
Triple fi 10에 비하면 악기 분리도나 음색의 섬세함, 해상도, 공간감에 비해 밀리기는 하지만 다이나믹 드라이버 진동판 이어폰만의 따스함과 잔향감에
Triple fi 10과 같은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와는 또다른 느낌을 줍니다.
사실, Triple fi 10과 비교하기엔 급수가 낮은 이어폰이긴 하지만, Triple fi 10 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언가를 이녀석에서는 느낄 수 있구요.
특히 현악기나 피아노 반주의 빈도가 높은 음악에서, Triple fi 10 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을 주는 녀석이기도 합니다.
그럼 제품 한번 둘러보러 가볼까요?
전체적인 박스 모양은 위 사진과 같습니다.
예전 EX300, 500 시리즈와는 다르게 박스가 더 커졌고, 이어폰 여기저기를 둘러볼 수 있게끔 탁 트여있는 모습입니다.
이어폰 액세서리는 하단부에 담겨있습니다.
EX300이나 EX500 패키지가 이어폰 앞부분만 볼 수 있었던 반면, EX510 패키지는 이어폰 측면과 뒷부분까지도 볼 수 있게 되어있구요.
요즘 병행수입품인 LP타입이 많이 판매되고 있는데,
제 경우 LP타입보다는 SP타입에 연장선이 끼워진 SL타입을 더 좋아라 하는고로 소니 코리아 정품 SL 타입을 구매하였구요. (태국 제조분)
제품을 눕혀보았습니다.
EX300이나 EX500의 패키지 개봉 방식과는 다르게, 이녀석은 바닥을 열어야되는 구조이구요.
읽을 일이 거의 없어보이는 빵빵한 매뉴얼 부피 때문에 박스 하단부가 빵빵하게 부풀어있습니다.
패키지 측면부에는 SP타입 플러그에 추가 연장선이 들어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림이 붙어있습니다.
패키지의 뒷모습입니다.
여느 제품들이 그러하듯, 이녀석 역시 제품의 스펙이며 특이사항들을 정리해놓았구요.
좌측면부에는 제품 구성품들을 정리/기입해놓았습니다.
내용물들을 전부 꺼내보았습니다.
왼쪽 상단부터, 이어폰 (케이블 길이 : 0.6m), 이어버드 (실리콘 팁), 줄감개, 제품 매뉴얼, 캐링케이스, 연장선 (케이블 길이 : 0.9m) 순서입니다.
아무래도 상위모델로 EX600, EX100이 있고, 그녀석들에 비해 다소 저렴하게 책정된 보급형(!) 이어폰인 관계로 단촐한 구성이지만, 필요한건 다 갖춰져있습니다.
아래서 따로 살펴보겠지만, 이어버드 (실리콘 팁)도, 이 전 제품군에 비하면 좀 더 다양한 종류의 이어버드를 제공하고 있구요.
연장선은 EX300, EX500, EX310 등에 들어있는 것과 동일합니다.
이어폰만 따로 찍어보았습니다.
블랙 색상을 구매하고 싶었는데, 블랙 색상은 파는 곳이 없어서 화이트와 골드 중에서 고민하다가, 그나마 때가 덜탈 것 같은 골드 색상으로 골랐습니다.
(화이트는 케이블까지 흰색이니까요.)
생긴건 EX500이 훨씬 더 고급스럽게 생겼었구나... 라고 느끼게 만드는 디자인이네요.
유닛부분이 하이그로시 처리되어있어 반짝거리면서 한편으로는 오염에 취약해 보입니다.
(유닛 재질은, 특수 ABS 플라스틱으로 불필요한 공명 및 진동을 막아 더 깨끗하고 정확한 소리를 내준다고 합니다.)
EX500의 큼지막한 덕트와는 달리, 이녀석의 에어덕트는 이어폰 전면 하단부, 그리고 뒷면 상단부에 길쭉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구요.
진동판은 13.5mm 크기의 멀티레이어 다이나믹 드라이버 (CCAW 음성코일) 가 장착되어있으며, 드라이버 크기는 EX500과 같습니다.
이어폰과 케이블 연결부는 마치 전자제품 전원플러그의 연결부 처럼 홈이 파여있는데, EX500이나 EX300시리즈가 홈이 없이 일자형으로 되어있어서 꺾임에 취약,
자칫 고무부분과 이어폰 연결부위에 과도한 힘이 실려 서로 분리될 수 있는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의 개선은 상당히 마음에 듭니다.)
뒷면을 확대해보았습니다.
EX500이나 EX300의 경우 유닛 좌/우 표시가 정 후면부에 표시되어있다면, EX510은 약간 측면부쪽에 위치하고 있구요.
(좌측은 회색, 우측은 빨간색)
기존 EX500, EX300에 비해 후면부 두께가 좀 더 두꺼워졌는데, 유닛 뒤에 열 가소성 일래스터머를 적용한 피팅 어시스트 때문입니다.
이는, 이전 모델의 경우 얇실한 두께로 인해 격한 움직임이 있을 때, 귀에서 쉽게 이탈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이어폰을 귀에 꽂으면 헐렁한 느낌보다, 귓바퀴 모양을 따라 딱 맞고 편안하게 착용된 느낌을 줍니다.
재질이 부드럽고 곡선처리가 되어있기 때문에 착용시 통증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EX500의 경우 SONY 로고가 유닛과 케이블 연결부 고무 하단에 새겨져있었다면, 이녀석은 해당 부분에 홈이 파여있는 관계로 유닛 끝부분에 새겨져있구요.
소리가 나오는 노즐부분입니다.
유닛 색상과 동일한 색상이며, 따로 분리된 느낌없이 일체형으로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보니 마치 물병을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네요~.)
노즐 안쪽에는 이퀄라이저 (솜)가 끼워져있고, 이어폰 내부로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습니다.
앞서 잠깐 소개했던 이어버드 (실리콘 팁)입니다.
소니의 이어버드는 은근히 부드러워서, 편안한 착용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소니의 하이엔드 모델인 EX600이나 1000의 다양한 종류의 팁에 비하면 단촐한 수준이지만,
예전 EX300, EX500류의 모델에 비하면 좀 더 다양한 종류의 팁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어버드 크기는 색깔로 구별하는데,
가장 큰 사이즈인 L 사이즈는 하늘색, 중간사이즈 M은 녹색, 작은 사이즈인 S는 주황색이고, S보다 더 작은 SS사이즈는 빨간색으로 되어있습니다.
(EX600이나 1000은, SS, S, MS, M, ML, L, LL 사이즈로 구성되어있으며, EX510 제공 팁에 MS, ML, LL 사이즈 팁이 추가되어있는 형식입니다.)
이어버드 중, 오른쪽에 있는 이어버드는 그동안 흔히 봐왔던 이어버드인 반면, 왼쪽의 이어버드는 모양은 같지만 팁 내부에 우레탄 쿠션이 들어있는데
저 이어버드들이 소니에서 말하는 노이즈 억제 이어버드 (Noise Isolation Earbuds) 입니다.
(상위 제품군들도 노이즈 억제 이어버드는 EX510과 동일하게 S, M, L 사이즈만 제공됩니다.)
저 이어버드를 장착하고 이어폰을 착용하면, 마치 폼팁처럼 귀에 꽉 들어찬 느낌을 주는데, 외부소음을 어느정도 차단해준다고 합니다.
(폼팁보다야 덜 답답하겠지만.... 아무래도 저런류의 이어버드는 답답한 느낌이 싫어 사용하지 않습니다..ㅜㅜ)
덤으로, 기존 EX300, EX500 그리고 상위제품인 EX600이나 EX1000처럼, 이어버드만 따로 보관할 수 있게 되어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대놓고 이건 보급형임(...) 이라고 알려주듯, 그냥 비닐 포장 속에 들어있는 점은 실망이었습니다.
캐링 케이스의 모습입니다.
EX500이 슬롯(!)형식의 케이스였다면, EX510부터는 이런식으로 개폐형(!)으로 되어있습니다.
캐링 케이스 내부에 들어있는 이어폰 고정틀은 EX500과 큰 차이는 없구요.
행거형인 EX600과 EX1000의 캐링케이스 크기보다 한결 작습니다.
EX510 캐링 케이스 정도의 크기면 휴대하기 딱 좋을 정도의 크기이구요.
(EX600이나 EX1000의 캐링케이스 내부에는 행거 고정 틀이 있어 이녀석보다 더 큽니다.)
이어폰 고정틀에 이어폰을 넣으면 딱 맞게 들어갑니다.
케이스 내부 재질도 EX500 케이스에 비하면 상당히 부드러워서 이동시 진동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스크래치를 어느 정도 막아줄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가지고 있는 이어폰들을 찍어보았습니다.
EX510의 유닛부분 크기는 EX300보다 은근히 크며, 의외로 트리플파이와 사이즈가 비슷했습니다. (길이며 두께 모두...)
착용감은 트리플파이와 비교해보았을 때 당연히 EX510의 압승이구요=_=.
가장 중요한, 이어폰 음색은 EX500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단, EX500은 보컬이 살짝 밀려있는 느낌이지만, EX510은 EX500에 비해 보컬이 한발 더 앞에 나온 느낌이구요.)
잘 절제된 저음에 시원스레 올라가는 고음은 EX500과 마찬가지로 여성보컬 및 현악기 연주곡, 잔잔한 발라드곡 등에 제격인듯 싶습니다.
다이나믹 드라이버만의 특성인 잔향감과 고음부의 섬세함은 이런 성향의 노래를 듣는 분들께 만족감을 안겨드릴 수 있을 듯 합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 트리플파이와 급이 다른 물건인고로 비교하기에 맞지 않을 수 있지만,
트리플파이의 고음도 시원시원하지만 드라이버 차이로 인한 특성상 살짝 묵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는데, EX510은 그보다 더 시원 깔끔한 느낌의 고음을 줍니다.
저음은 트리플파이쪽이 한결 더 풍부하고 타격감도 좋습니다. 그렇다고 EX510의 저음이 결코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이런 절제된 저음에 EX500이 그러했듯, 락이나 메탈류의 음악과는 잘 맞지 않구요.
빠른 비트나 저음이 강조되는 곡은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를 장착한 트리플파이가 훨씬 더 경쾌하고 뭉치지 않은 정확한 소리를 내줍니다.
EX510의 소리 성향은 EX500과 크게 다르지 않으니 예전에 정리해놓은 글 (아래 링크)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듯 합니다.
Sony MDR-EX500 과 Ultimate Ears Triple fi 10 음색 비교글 보러가기
Sony MDR-EX500 사용기 보러가기
* * *
원래 계획(!)대로라면, EX510이 아닌 EX600을 영입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 현지에서도 EX600이나 EX1000의 공급물량이 부족해 품귀현상을 나타내고 있고, 국내 역시 마찬가지인지라 구하기가 힘듭니다.
더군다나 가격 역시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섣불리 구매하기도 힘든 녀석들이죠.
(
이미 Triple fi 10의 음색이 제 음악 성향과 잘 맞아떨어져 이녀석만으로도 꽤나 만족스럽긴 하지만,
다이나믹 드라이버만의 잔향감과 자연스러움, 그리고 부드러움과 따스함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의 다소 건조하고 금속성 음색에 싫증날 쯤,
EX510의 영입은 Triple fi 10에서 부족하게 느꼈던 2%를 말끔히 해소시켜주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비록 소니의 플래그십 모델에 비하면 한참 저렴한 녀석이긴 하지만, 소니 특유의 섬세한 음색을 그대로 간직한 녀석이기도 하고
상위 모델의 불편한 착용감이며 비싼 가격의 부담을 한결 덜어내면서도 만족스러운 소리를 내주는 멋진 녀석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요즘 EX600이나 EX1000의 아성(!)에 EX510이 다소 묻힌 기분이 들긴 하지만, EX600보다 반 이상 저렴한 가격과 만족감을 생각하면,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말 괜찮은 녀석이 아닐까 합니다.
깔끔 담백한 고음, BA 드라이버에서 느끼기 힘든 잔향감, 잘 절제된 저음, 선명한 보컬을 원하지만, 상위 고가 이어폰이 부담되신다면
Sony MDR-EX510 은 분명 만족스러운 선택이 되실겁니다.
만약 너무 쏘는 고음이 부담스러우신 경우, 이퀄라이저를 이용 아래와 같이 설정하시면 한결 부드러운 소리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Cowon J3 기준)
80Hz (0), 220Hz (0), 780Hz (-1), 3.0kHz (-3), 13kHz (-2)
* * *
정리
* * *
1. 선명하면서도 깔끔한 고음 (고음성향 이어폰입니다.)
2. 다이나믹 드라이버 특유의 부드러운 잔향감
3. 잘 절제된 저음
4. 여성보컬 및 현악기/피아노/발라드 계열 곡에 잘 어울림
5. EX500에 비해 한층 더 가깝게 들리는 보컬
6. 엄청나게 편한 착용감 (...트리플파이의 착용감이 이정도만 되면 트파는 전설이 될겁니다=_=)
7. 잘 올라가는 고음은 가끔 귀를 피곤하게 합니다.
8. 간혹 치찰음도 느껴지지만 심하지는 않습니다.
9. 빠른비트, 저음위주, 락/메탈 계열 등의 노래는 많이(!) 밋밋함
10. 하이그로시 처리된 제품이 싫어요ㅜㅜ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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