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wa B747-400 KA153 (KCFS-248), Incheon to New York
반쪽날개2007. 3. 2. 20:11
나나카 밴드 공연이 끝나고, 성공적인 공연을 마친 기념의 뒷풀이.
분위기에 이끌려 자연스레 이어지는 나나카씨에게로의 답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그렇게 두 사람의 입술은 하나로 포개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환호와 일부 절규하는 소리가 귓전을 울렸으나,
이미 주변의 시선을 잊은지 오래.
많은사람이 보고 있다 해도, 두사람의 행동은 지극히 자연스러웠을지도 모릅니다.
연회가 거의 끝나가는 분위기.
그러한 분위기를 틈 타, 두사람은 살며시 밖으로 빠져나옵니다.
살짝은 토라진 듯한 표정으로
『늦었잖아요! 기다렸다구요~.』
라는 나나카씨.
왠지 그 표정조차도 귀엽습니다.
미안해요. 많이 기다렸지요? 라는 답변으로 충분할리 없겠지만,
그렇다고 더 빨리올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지만,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사과해야겠지요.
『사실, 근무가 끝나고 OC에 와서 기장님 스케줄을 가장먼저 찾아보았답니다.
한국에 도착해서 한참 휴식중이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기상악화로 아직 괌에서 출발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았을 때에는,
이번 공연에 오시는건 힘들겠구나... 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그런 제 생각은 보기좋게 빗나가 버린거 있죠?
고마워요...
이렇게 찾아와주셔서...』
왠지 듣는사람이 더 쑥스러워지는 느낌인걸요?
무의식적으로 나나카씨의 머리를 살며시 쓰다듬으며 헝클어뜨려버렸습니다.
『짖궂으세요~.』
자 그럼 둘만의 데이트를 위해 떠나볼까요?
바 내부에서 우리 둘을 찾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지만,
못들은 척, 그렇게 건물을 빠져나갑니다.
맞잡은 손에서 느껴지는 온기.
그것은 끝나가는 겨울의 차가운 공기조차도, 따스하게 만드는 마법.
그렇게 봄은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이틀이라는 시간은 훌쩍 지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할 때입니다.
3월 1일 삼일절.
하지만 다른 국경일, 명절, 휴일에도 그랬듯, 여느때와 다름없는 생활입니다.
다만 달라진게 있다면, 주위에서 바라보는 시선 정도 일까요?
간혹 살기가 느껴지는 때도 있고...
스케줄룸으로 들어가 언제나처럼 커피를 타고
스케줄이 디스플레이 되는 모니터 앞으로 향합니다.
뭐...
그러면 그렇지요. 예정대로 KA153편 인천발 뉴욕행 스케줄입니다.
...간만에 장거리인데 바뀌어 있을리 없었던겁니다.
내심 유럽노선쪽으로 라도 바뀌어있기를 바랬건만...
역시 그건 저만의 희망사항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출발시간은 오전 11시.
장장 13시간 50분이 걸리는 장거리 노선이지요.
운항시간이나 운항 거리만 따지면, 세인트마틴, 케이프타운에, 워싱턴 D.C에 이어
네번째로 긴 노선입니다.
오늘 출발기종은 Boeing747-400.
이번 비행에 함께할 녀석은 역시나 장거리 전담인 KCFS-248 이노리747입니다.
KCFS-244의 아사747은 요즘 김포-하네다 구간만 뛰고 있고,
KCFS-247 아리아747 역시 나리타와 오사카 등지만 운항하고 있습니다.
이노리747을 혹사시켰다가는 테러해 버리겠습니다! 라는
협박성 쪽지를 받기도 했지만... 뭐 상관없겠지요.
그렇게 24번 게이트에서 간단한 출국심사를 마치고 항공기로 들어가려 합니다.
옆으로는 온통 칸나웨이뿐이로군요.
747 두 대에 777한대입니다.
저 뒤로는 나리타 경유 LA행 대한항공 001편이 활주로를 향해 지상활주중이구요.
일단은 조종실에 짐을 풀어놓고 램프로 내려와
외부점검을 시작합니다.
25번 게이트에는, KAWA 340이 버티고 있습니다.
은근히 잘보이는 기종이지요.
외부점검도 마치고...
다시 조종실로 들어와서 항로를 입력합니다.
STARs를 제외한 SID와 En route상의 FIX만 68개.
페이지는 무려 14페이지에 달합니다. (하지만 거리로 따지면 유럽보다 적습니다.)
항공기 무게도 만만치 않죠.
ZFW는 535,5x100 LB에다, 연료 무게만 37만 파운드입니다.
MTOW에 근접한 무게입니다.
덕분에 10000피트 이하에서의 원활한 양력 확보를 위해, High Speed Climb을 요청한 상태.
10000ft이하에서 280kts로 운항할 예정입니다.
V2속도는 188kts, 방위는 이륙활주로인 RWY15R의 방위인 153도,
그리고 1차 순항고도인 FL290을 MCP에 입력합니다.
무거워서 높이 올라갈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2차례의 스텝크라임을 통해 최종 순항고도는 FL370으로 잡고 있으며,
비행 중간에 러시아, 북한 공역을 통과함에 따른, 순항고도 변경이 있을 예정입니다.
출발 30분 전.
부기장은, 김밥과 라면을 사온다며 후다닥 편의점으로 향합니다.
이미 승객들이 탑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편의점 비닐봉지를 들고 조종실로 향하는
조종사를 보는 승객들은, 어떤생각을 할까요? 그것도 라면과 삼각김밥을... 사서 말이죠.
뭐 그렇게 부기장도 늦지 않게 들어오고...
지상조업 및 보딩이 모두 종료되었습니다.
오전 11시. 출발시간이로군요.
KAWA 153 Ready for Pushback
옆 23번 게이트에 주기되어있던 칸나웨이747도 동시에 후방견인합니다.
후방견인이 끝나고 3,4번 엔진부터 엔진 시동.
3,4번 엔진 시동 후, 1,2번 엔진도 시동합니다.
시동이 끝난 후에는 Flap을 10도로 전개해주구요.
그렇게 TWY A8→B→L을 통해 이륙을 배정받은 RWY15R로 향합니다.
인천공항 동편게이트에는 온통 칸나웨이 뿐이로군요.
가끔 enFly항공기도 보입니다.
그리고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까지 지상활주 하는 동안에도...
심심치 않게 칸나웨이 항공기를 볼 수 있지요.
대략... 저희 항공기가 뜨기까지 보내야하는 칸나웨이 항공기만 5대.
게다가, 화물청사에서 나오는 타 항공사 항공기까지 합치면,
저희항공기의 이륙 순서는 10번째입니다.
저 멀리 20분 출발지연된 KA321편 암스테르담행 KAWA747이 달려옵니다.
오늘따라... 저 비행기가 무지 부러워지네요.
안녕히가세요~.
『여~ eNoz군! 암스테르담 다녀오면서 오리지널 Dunhxll 사올테니
기대하고 있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