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여행 이야기

포트폴리오 받으러 대전 다녀왔습니다~.

반쪽날개 2008. 10. 10. 23:23

어제까지만 해도 푸른 하늘이 보였던 날씨도, 오늘은 잔뜩이나 지푸린 날씨.
하늘은 금새라도 비를 뿌릴듯한 기세였습니다.

전에 만들어놓았던 포트폴리오를 출력하고, 그 출력물을 받으러 가기 위해 대전으로 향합니다.
제가 탑승할 열차는 무궁화호 제 1424열차.
광주역을 11시 10분 출발하여, 종착역인 용산역에는 15시 51분 도착하는 열차로, 극락강에 정차하는 용산행 상행열차입니다.

역시나 저는 멀리 광주역까지 가지 않고 근처의 극락강역에서 열차를 탑승하였구요.



역이 눈 앞에 보이는데, 그동안 한산하던 극락강역이 오늘따라 시끌시끌합니다.
역 앞에는 꼬마손님들이 잔뜩 모여있네요.
역에 모여있는 이유는, 극락강역에서 장성역까지 가을소풍을 간다고 하네요.
날씨도 흐린데 소풍가있는동안 비가 오지 말아야할텐데 말이죠.

저와 같은 열차를 탑승하는 저 아이들.
대합실은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네요.

표를 끊으려 했지만, 마침 목포(9:30)발 광주(10:58)행 무궁화호 제 1982열차가 들어오는지라,
하차승객들의 집표를 위해 역무원분들은 집표대 앞에 가계셨고, 아직 1424열차 도착까지는 여유가 있기에
1982열차를 먼저 보내고 표를 끊어준다고 하시더라구요.





무궁화호 제 1982열차가 들어오고, 아이들의 시선은 온통 그 무궁화호에 집중됩니다.
...곧이어 여기저기서 들리는 소리.

『와! KTX다!』

선생님들은 무궁화호라고 했지만, 그 말을 듣는건지 듣지 않는건지 KTX라고 바득바득 우기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그리고 그 뒤를 따라 광주역으로 들어가는 행신(7:30)발 광주(11:09)종착 KTX 제 503열차가 들어갑니다.

그 KTX를 본 아이들은...

『와! 새마을호다!』





아이들이 행여 열려있는 출입문을 통해 플랫폼으로 나가, 사고를 당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열차 도착 15분 전까지 플랫폼으로 향하는 출입문은 굳게 잠겨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실내가 조금 덥기에 문을 열어놓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아이들은 역사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게 되는 1, 2호차에 탑승.
저는 멀찌감치.. 5호차에 배정받았습니다. (덕분에 플랫폼 저~ 뒤까지 걸어가야했지요..ㅜ.ㅜ; )
5호차 47석. 저 좌석이 제게 배정된 좌석입니다.

그리고 곧이어 열차 진입방송이 나오고, 무궁화호 제 1424열차가 그 모습을 드러냅니다.
8214호 전기기관차가 견인하였구요.
제가 탑승한 5호차는 객차번호 12537호로 나뭇결 후기형 객차였습니다.





열차가 멈춰서고, 출입문이 열리자, 선생님들의 인솔하에 열차에 오르는 아이들.
열차에 올라 객실로 들어갔는데, 광주역에서부터 사람들이 꽤 많이 탑승해있었습니다.

그리고 익산역을 지나고 북으로 올라감에 따라 승객은 더 많아졌는데, 논산역을 지나자 입석승객이 생길정도가 되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경치감상도 하다보니 어느새 목적지인 서대전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올라가는 동안, 김제-신태인역 인근에서 해랑열차와 교행하였고,
강경역에는 화물을 끌고있는 레이디버드 전용 기관차도 구경하였습니다.

해랑열차는 서로 주행중에 교행했던지라 사진찍을 여유도 없이 지나가버리고... 무척 아쉬웠었지요.
하지만...후에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겪게 됩니다.

대전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는 사정상 1시간 30분가량 늦게 약속장소인 대전역으로 나왔고,
덕분에 이번에 대전(16:20)발 광주(19:16)종착 무궁화호 제 1463열차를 완주하기로 한 계획은 무산되어버렸지요.





대전 은행동에서 늦은 점심 겸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포트폴리오 등등의 아이템 교환(?)이 이루어졌습니다.
역시나 각자의 사정때문에 얼마 놀지도 못하고 바로 헤어집니다.

1463열차를 못타고, 결국 타게된 열차는 용산(15:55)발 광주(20:06)종착 새마을호 제 1116열차입니다.
용산발 여수(21:07)행 새마을호 제 1123열차와 병결운행하는 중련새마을이죠.

역시 금요일 오후 하행선 열차라서인지 탑승객이 꽤 많았습니다.
발권하는 내내 동력객차만 걸리지 말아라... 했는데.. 결국 9호차에 당첨되었습니다. (9호차 6석)





차량번호 254호.
바로 뒤는 엔진실과 운전실, 그리고 1123열차와 연결되어있습니다.

아쉽게도 플랫폼이 복잡해서 중련연결된 모습을 찍지는 못했지만요.





광주까지 좌석이 가득 채워 내려갈 것 같던 객실.
하지만 익산역을 기점으로 좌석은 하나 둘 비어갑니다.

옆좌석에 사람이 앉아있었던지라, 두자리가 모두 빈 좌석을 찾아 자리이동을 하고,
일단 좌석을 치과의자각도로 세팅합니다. (...그렇다고 뒤에 사람이 있는데 좌석을 심하게 눕히는짓은 안해요=_=; )

...간만에 타본 새마을호인지라, 역시나 편하다~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더군요.
김제역에서 뒷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모두 내린 덕에, 의자는 치과의자 각도에서 침대좌석으로 돌변.
새마을에서만 가능한 각도로 의자를 조정합니다. (레그레스트도 쭉~ 올려서 다리도 쭉~ 뻗구요~)





장성역을 지나자, 이제 이 객실에 남은사람은 저 혼자가 되었습니다. 20석이 마련된 조그마한 객실.
객실이 좁긴 하지만 객실에 혼자남다보니, 심심하다기보단... 조금 무섭더라구요=_=;

한편, 서대전에서부터 계속해서 특실인 8호차와 제가 탑승한 차량인 9호차 사이의 통로에서 상습적으로 흡연하시는 어르신.
덕분에 계속해서 승무원분들에게 주의를 들었달까요?
결국에는, 안내방송에까지 등장하시는 영광(?)을 누리시게 되었습니다.





이제 열차는 마지막역인 광주역만 남겨놓은 상황.
하지만 열차는 광주선을 계속 주행하지 못하고, 극락강역 대피선으로 진입합니다.





바로 광주(19:50)발 용산(22:44)행 KTX 제 516열차와 교행하기 위해서이죠.
예전에는 극락강역에서의 교행이 꽤 많았지만, 열차시간표 개편 이후에 교행편수가 많이 줄었습니다.





그리고 열차는 종착역인 광주역 3번홈에 도착하였습니다.
9호차 뒤쪽은 여수행 1123열차와 결합되어있었던지라, 연결기 덮개가 제거된 모습이었구요.
(16호차쪽은 덮개가 착실히 덮어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번 1115열차는 전량 신도색 객차로만 편성되어있었습니다~.

내리는 사람은... 저 포함해서 딱 3명.
플랫폼에 사람이 너무 없어 사진찍기도 뻘줌하고, 저도 서둘러 개표기로 가려는 찰나...
4번 플랫폼에 뭔가 낯선 열차 한대가 진입합니다.

역 진입전에 보았던 『해랑』열차가 바로 그 주인공이지요.
광주역 장내 유치선 입구에 위치한, 대피선에 서있던 열차가.. 설마 이곳으로 들어올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달까요?
그것보다 장성에서 바로 서울로 올라갈 것 같았는데 그게 아닌 광주역에 와있었다는 것도 놀라웠습니다.

결국 저는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직원분께 허락을 득한 후, 본격적으로 해랑열차 촬영을 시작하게 됩니다.





오늘 받아온 포트폴리오입니다.
한국해운조합 공모전에 응모한 작품이구요.
시간이 부족한 탓일까요? 아쉽게도 입상하지 못하긴 했지만... 좋은 경험이 되었던듯 합니다.
(...5시간만에 뚝딱 해치웠으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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