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이야기/기 차 사 진

노을빛으로 물드는 광주선

반쪽날개 2008. 10. 9. 21:51

연일 맑은날씨와 예년보다 높은 온도.
한낮에는 한여름이 무색할만큼 덥기는 하지만, 저녁이 되면 마치 돌아다니기에 좋은 선선한 온도까지 낮아지게 됩니다.

해가 서서히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할 무렵,
조금 휴식을 취할 겸, 카메라를 들고 극락강역 근처로 향합니다.



가을이 절정에 이르른 지금,
봄부터 정성스레 키운 벼가, 수확을 앞두고 노랗게 잘 여문 모습입니다.
그런 황금들판 둘레를 빙 돌아 광주역으로 향하는 KTX.

종착역으로 향하는 열차의 모습은, 그동안 먼길을 달려온 피로도 잊은 채, 힘을내어 달려가는 듯 해 보였습니다.
(KTX 제 509열차 / 용산(13:45)→광주(16:42))





다음열차는, 광주(17:20)→대전(20:28) 무궁화호 제 1464열차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 열차가 지나가기 전 송정리역에서 광주역으로 향하는 단행 디젤기관차.
오늘도 어김없이 지나갑니다.

다만, 이미 1464열차가 광주역을 출발한 탓에, 저 디젤기관차는 극락강역을 무정차통과하지 못하고,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는 극락강역에서 1464열차를 먼저 보낸 후, 광주역으로 향하게 됩니다.





디젤기관차가 지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습을 드러낸 중거리 무궁화호 1464열차.
오늘도 어김없이 유선형 무궁화호 객차로 편성되어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비록 광주역이나 극락강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탑승한건 아니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대전까지 저 열차의 탑승률이 저조한 편은 아닌지라 지금까지도 계속 운행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시간은 5시 30분을 약간 넘긴시간.
서쪽하늘은 벌써 붉게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서쪽을 향해 달려가는 무궁화호 제 1464열차.
예전 제가 출사를 위해 즐겨찾던 운남근린공원 뒤 풍영전천을 가로지르는 다리는,
광로7호선 연결공사가 한창이라 가까이 갈수가 없게 되버렸지요.

현재 철교 옆쪽에 교각을 세우는 작업이 한창이기도 하고, 혹시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라는 의미로,
공사현장 500m 전방부터 저런 공사현장이 있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졌습니다.





뒤이어 따라가는 광주(17:40)발 행신(21:02)행 KTX 제 514열차.
앞서 보낸 KTX 제 509열차 (13호기)가 행선지를 바꿔 다시 서울을 향해 올라가구요.

선두부는 이미 공사현장을 지나가고 있는듯, 기적을 울리며 열차 통과를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다음 열차가 올때까지 기다리기도 지루하고...
그때문이었을까요? 저는 점점 공사현장쪽으로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그때마침 지나가는 광주(17:50)발 용산(22:07)행 새마을호 제 1116열차.
언제부터인가, 익산역에서 여수발착 새마을호와 병결운행하는 새마을호를 제외한 나머지 새마을호들은
이렇게 기관차견인형 새마을호 객차로 변경되어 운행되고 있었습니다.

목포발착 새마을은 전기기관차, 광주발착 새마을은 디젤기관차.
덕분에 새마을호의 행선지를 알기쉬워졌다고 해야될까요?





새마을호가 지나간지 얼마나 되었을까요?
산을 에워싸고 돌아가는 402R곡선 반대편 선로가 소란스럽습니다.
 
누군가가 선로 무단횡단이라도 하는걸까요?
계속해서 기적을 울려대던 녀석의 정체가 드러났습니다.
역시 송정리역에서 광주역으로 향하는 디젤기관차.

이녀석도 이시간즈음 되면 항상 등장하는 기관차입니다만, 오늘은 단행이 아닌, 중련으로 이동중이네요.





그리고 그 뒤를 따라가는 용산(14:05)발 광주(18:31)행 무궁화호 제 1425열차.
불과 몇주전까지만 해도 이 열차를 선명하게 사진으로 담을 수 있었지만,
사진에서 이야기 하듯, 그 몇주사이에 해가 많이 짧아졌다 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1425열차는 오늘도 어김없이 디젤기관차가 견인하고 있었구요.
종착역을 바로 앞에 남겨두고, 마지막 정차역인 극락강역에 정차하기 위해 속도를 줄여갑니다.





무궁화호 제 1425열차까지 보내고 나니, 주변은 어느새 어둑어둑 해져있습니다.
이제 동지때까지 해는 계속 짧아지겠지요.

저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저 앞 공사현장의 타워크레인은 여전히 분주하게 자재를 실어 나르고 있었습니다.

지금 저 교량이 통과하고 있는 부분에서 철교위를 통과하는 열차들을 찍을 수 있는데,
지금은 공사차량들도 지나다니고, 무엇보다 일반인 통행에 대한 통제가 이루어지고 있어 저곳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아쉽기는 하지만요. 저 공사가 끝나면 다시 철교위를 지나가는 열차들을 사진에 담을 수 있겠지요?

오늘 날씨도 맑았고, 저녁 하늘도 유난히 붉게 느껴지는 하루였습니다.
저녁시간에 이곳을 지나가는 열차 색깔은 온통 노을빛으로 물들었구요.
구름도 적당히 끼어있어 하늘과 기차를 동시에 담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주변이 많이 어스륵 해진지라 비록 4시부터 7시까지의 짧은 시간이 아쉬웠지만, 이제 자리를 정리하고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