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par3D를 접한지도 한 달째.
가지고 있는 애드온이라곤 비행기 몇 대가 전부인지라 이전까지 즐기던 FS2004와 비교해 볼 때 단촐하고 밋밋한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기본 시너리나 각종 효과가 잘 구현되어있는 덕에 별도의 애드온을 설치하지 않더라도 큰 부족함 없이 재미있는 비행을 즐기고 있습니다.
Prepar3D로 건너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FS2004를 완전히 접은건 아닙니다.
P3D로는 보유하고 있는 비행기 몇 대로 한 시간 내외의 국내노선을 주로 비행하는 반면,
FS2004로는 FSX나 P3D에 비해 더 다양한 아시아권 시너리가 존재하는지라 근거리 국제 노선을 주로 운항하고,
가끔 비행이 식상해질 때면 AI Traffic에 붙어서(!) 경치를 구경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참 간사한게...
P3D를 접한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P3D의 화려한 그래픽에 눈이 높아져 FS2004의 그래픽이 영 후줄근하게 느껴집니다...ㅜㅜ;;;
잡설이 길었습니다.
지난번 국내선 비행에 이어, 이번에도 P3D를 이용해 가볍게(?) 국내선 비행을 뛰어보았습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가을날 오후.
광주발 울산행 임시편 B737-800WL 한대를 꺼내 2번 스팟에 세워놓았습니다.
울산까지 비행할 기체는 이 녀석입니다~.
므흣(!)한 포즈의 KCFS-250 티에라 씨(!) 도색인데, 이녀석은 FS2004 용 KAWA 특별 도색 중 유일하게 FSX/P3D 전용 기체에 이식된 도색입니다.
(나머지 기체는 텍스쳐 확장자 이름만 다를 뿐 FS2004 용 기체나 FSX 용 기체나 내용물은 동일합니다.)
PMDG B737NGX의 Official Paint kit의 끝내주는 해상도 때문에 메모리 점유율이 너무 높아 리페인트가 쉽지 않은 나머지,
메모리 점유율을 조금이라도 낮춰보고자 페인트킷을 트윅 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Fuse 텍스쳐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연결 부분에 복잡한 이미지 레이어를 삽입하여 정렬 작업을 진행했는데,
그 작업에 사용된 이미지가 저 캐릭터 이미지입니다.
(저 캐릭터 이미지 크기만 1600x1200 픽셀이라 어지간히 가까이서 들여다보지 않는 이상 도트가 튀는걸 보기 힘듭니다.)
모처럼 이 녀석을 꺼냈더니 마침 비도 내리겠다 세차도 할 겸 겸사겸사 격납고에서 거품 내서 주기장까지 끌고 올랬는데...
실제로 저랬다가는 공항이 발칵 뒤집히겠지요...=_=??
그냥 밀걸레 가지고 계단 정도만 닦아준 후 조종실로 들어와 울산까지 비행할 경로 입력 및 MCP 등을 세팅해줍니다.
출발시간은 17시 35분, 도착 예정 시간은 18시 25분이며, 순항고도는 FL210입니다.
비행경로 다음과 같습니다.
RKJJ <Gwangju 1A> TEDAN <Y253> PSN <Y744> APARU <STAR> RKPU
출발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사다리 접고 출입문도 닫아줍니다.
Face North로 후방 견인 한 후 엔진 시동~.
엔진 시동을 마친 후 TWY G7 -> G -> B -> RWY 04L 순서로 이동합니다.
입출항하는 다른 항공기가 없는지 바로 이륙허가가 떨어집니다.
Positive climb
Gear up
Gwangju 1A 출발 절차에 의거, 이륙 후 RWY HDG으로 비행하다, 2300ft를 통과함과 동시에 KWA vor R-096 지점으로 우선회 합니다.
광주 vor로부터 096 Radial 선상에 도달하면 Direct TEDAN 후 Y253 항로를 이용해 부산 vor까지 가게 되구요.
* * *
순항고도인 FL210을 향해 계속 상승하는 도중,
곡성 석곡 인근을 지날 때쯤 갑자기 Master Caution Light에 불이 들어오더니 경보음이 요란하게 울려대기 시작합니다.
FMC 메시지를 비롯해 각종 계기를 체크하며 문제의 원인을 찾습니다.
경고는 Equipment Hatch가 열려 여압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 것이었고,
이 때문에 객실 여압을 자동으로 조정할 수 없어 Cabin Pressurization Panel의 Pressurization Mode Selector를 Auto에서 Manual 위치로 돌립니다.
하지만, 도어가 열린 상황에서 여압을 수동으로 조작한들 밑빠진 독에 물 붓기 밖에 되지 않는 고로,
여압장치 없이 비행이 가능한 10,000ft 이하로 신속히 강하합니다.
아울러, Gwangju Approach에 비상사태를 선언한 후 스쿽코드를 7700으로 변경하구요.
Equipment Hatch가 열려 여압이 제대로 되지 않는데다 뚜껑이 열린 상태로 비행했다가는 자칫 Equipment bay 쪽 패널이 뜯겨져나갈 수도 있는 만큼 서둘러 착륙해야 합니다.
현 위치에서 가장 가까운 공항은 여수공항이지만, 공교롭게도 저시정 상황으로 인해 공항 이착륙이 불가능해 원래 출발지인 광주공항으로 회항합니다.
FMC의 경로 데이터를 광주 도착 절차로 수정합니다.
비상상황인 만큼 정식 절차가 아닌 최단거리 경로로 비행하게 되구요.
속도를 좀 줄여야 하는데... 20노트의 뒷바람이 밀어대는 통에 감속은 커녕 오히려 속도가 붙어버립니다...ㅜㅜ;;
속도를 줄이기 위해 스포일러를 펼친 상태로 비행 중입니다.
HDR 효과 때문일까요?
옅은 안개로 뒤덮인 산자락 색깔에서 뭔가 몽환적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상황은 비상상황인데 경치는 무진장 평화롭습니다~.
구름 끼고 비 오는 날씨이긴 하지만, 구름층이 그리 두껍지 않은지 석양을 가리고 있는 구름이 밝게 빛납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네요=_=
FSX를 그리 오래 접한게 아닌지라 FSX의 구름도 이런지는 모르겠지만,
FS2004의 구름과 P3D의 구름을 비교해볼 때 FS2004의 구름은 그냥 무늬만 구름이었습니다...ㅜㅜ;;
낮게 깔린 P3D의 비구름을 보니 진짜 그럴듯해 보입니다.
(디폴트 그래픽도 수준급인데, 여기에 각종 환경 애드온을 설치하면 얼마나 더 멋있어질지 궁금해집니다.)
광주공항 RWY 04R ILS CRS에 도달할 무렵, NAV1 radio에 ILS 주파수를 활성화합니다.
최종 접근 속도도 입력하구요.
Localizer Capture
Right Turn~.
...광주 상공에 낮게 깔린 구름이 완전 신경 쓰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APP CRS에 진입해 G/S를 따라 내려가자 구름이 땅바닥을 완전히 덮어버려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ㅜㅜ;;
ILS DME 04R의 결심 고도는 245ft이고, 현재 비행기의 고도는 1800ft니 조금 더 내려가보기로 합니다.
나주 상공으로는 낮은 구름이 없는데, 공항 주변으로만 구름이 몰려있는게 꼭 실제 광주공항을 보는 것 같습니다.
...뭔가 공항 터가 안 좋은지(!) 꼭 공항 위에만 구름이 몰려있거나 안개가 끼더라구요=_=
(...공항 주변으로 강이 있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구요.)
어쨌거나, 청명한(?) 저녁 하늘이 보이는 지금 모습과 달리, 비행기 앞쪽으로는 낮은 비구름이 몰려있고 곧 그 구름을 뚫고 내려가게 됩니다.
구름을 뚫고 내려오자 활주로와 접근등이 보입니다.
구름이 낮게 깔리긴 했지만 시정이 그리 나쁜 편은 아니었네요.
이대로 착륙을 결정합니다.
착륙 후 Thrust Reverse~.
활주로가 미끌미끌해서인지 은근히 제동력이 떨어집니다.
광주공항 활주로는 Grooved Runway인데... 이 부분까지는 구현이 안된 건가 싶기도 하구요.
감속 후 TWY E를 통해 활주로를 빠져나갑니다.
실제 같으면 유도로 입구며 활주로 주변으로 소방차나 구급차 등 각종 구조차량들이 몰려왔겠지요.
Flap 및 Spoiler 원위치
Landing/Strobe light, Auto Brake off
APU Start
파킹은 출항 때와 마찬가지로 2번 스팟을 배정받았습니다.
삐질거리며 2번 스팟에 정렬합니다.
잘 날아가던 비행기의 뚜껑이 열려 회항한 만큼 지상에서는 한바탕 난리가 났나봅니다.
전원을 APU로 전환한 후 Fuel Cutoff
출발한지 42분 만에 다시 광주공항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출입문 개방 및 사다리를 펼쳐줍니다.
일단 이 비행기로 다시 운항하기는 쵸~큼 거시기 한 만큼, 모든 승객을 하기시키고 다른 비행기를 이용하게 합니다.
이번 일은 앞서도 말씀드렸듯 Equipment Hatch가 열려서 발생한 것으로,
해당 도어는 FMC의 FS Action 항목을 통해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quipment Hatch는 노즈 기어 바로 뒤쪽에 위치하고 있는데, 일지를 유심히 보신 분들이라면 비행 내내 Equipment Hatch가 열린 모습을 발견하셨을 겁니다.
(이륙할 때는 닫혀있었습니다~.)
Equipment Hatch를 열면 Equipment Bay가 나오는데, 이 안에는 APU Control unit을 비롯해 배터리, 각종 오토파일럿 및 항공기 제어 컴퓨터가 들어있습니다.
어찌 보면 비행기의 뇌에 해당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사람에 비유하면 뭔가에 열받아 뚜껑이 제대로 열린 것과 같은 꼴이 돼버렸네요=_=
...그나저나 실제 비행 중에도 Hatch가 열릴 수 있는지 새삼 궁금해집니다.
실제로 비행 중에 Hatch가 열리거나 뜯겨져 나가면, 안테나는 물론 동체 바닥 일부가 파손될 것 같기도 하구요.
어쨌거나 이번 비행은 이걸로 쫑 났습니다...ㅜㅜ
모처럼 KCFS-250호기 꺼냈는데 꺼낸지 한 시간 만에 다시 정비창에 입고하게 되었구요...ㅜㅜ;;
짐 싸서 조종실을 빠져나옵니다.
정상적인 비행에 너무 익숙해진 탓인지, 갑작스럽게 비상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시뮬레이션 상이라 해도 꽤나 당황스러웠습니다.
일반 비행절차는 대강이나마 알고 있지만, 비정상 상황에서의 비행 절차는 거의 모르는데다 체크리스트도 없었거든요...ㅜㅜ;;;
이번 일을 계기로 계기 체크나 각종 체크리스트를 좀 더 꼼꼼히 수행하게 될 듯 싶습니다.
일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이제 감사실 가서 경위서 작성할 일만 남은 건가요=_=??
* * *
아래는 위 스크린샷들 중 나름 봐줄 만한 것들을 추려 1600px 사이즈로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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