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4년 갑오년이 지나고,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동안 일지가 뜸 하다 근 100여년(!) 만에 비행일지로 인사 올립니다.
이번에는, 매년 이맘때가 되면 항상(?) 올라오는 KAWA 가상항공사 개설 기념일지를 준비해보았습니다.
이번 비행도 지난 12주년 기념일지 때와 마찬가지로 근거리 국제노선을 운항하였고, 운항구간은 홍콩→인천입니다.
그럼 인천행 비행기에 탑승하러 가볼까요?
안개낀 홍콩 국제공항 S29 게이트.
이 곳에 인천까지 몰고갈 비행기가 세워져있습니다.
이번에 운항할 비행기는 KA514편으로, 기종은 B777-300ER입니다.
비행에 앞서 식사며 각종 간식거리, 연료 등의 보급을 위해 비행기 주변에 조업차량들이 달라붙어있습니다.
본격적인 비행에 앞서, 조종실에 짐을 풀어놓고 외부점검을 시작합니다.
우선 앞바퀴 부터 확인하구요.
큼지막한 GE90 엔진도 살펴봅니다.
꼬리날개도 살펴보구요.
우측면 점검 후 좌측면으로 넘어갑니다.
좌측면도 우측면과 마찬가지로 점검해주구요.
쓸데없이(!) 급유차도 점검해줍니다.
...저 아저씨... 급유호스를 급유구에 제대로 꽂지도 않고 급유하는 척 하다 딱 걸렸습니다..=_=
외부점검을 마치고 계단으로 위장한 미끄럼틀을 타고 기내로 들어갑니다.
외부점검하러 나오기 전에 히터를 켜놓은 덕분에 조종실이 제법 따뜻하게 잘 덥혀졌네요.
이제 인천공항까지 비행할 항로 입력이며 각종 데이터를 입력해줄 차례입니다.
일단 자리에 앉구요.
FMC에 항로며 무게데이터 등을 입력해주고, 인천공항 도착 예정시간 및 예상 잔류 연료량을 확인합니다.
MCP에는 V2 Speed +10kts (148), Runway Heading (073), Initial Climb ALT (5000)를 세팅하구요.
금일 홍콩 국제공항 이착륙 활주로는 07L/R 입니다.
이착륙 활주로 방향에 맞춰 RASSE 1E 출항절차를 이용해 항로에 진입하게 되구요.
이륙 후 터닝 포인트인 PORPA fix를 5000ft 이하로 통과함과 동시에, 홍콩 시가지 상공으로 들어가지 않게 주의해야 합니다.
이후 RAMEN fix까지 220kts 속도를 유지하며 상승하다 항로 시작점인 OCEAN fix로 좌선회, RASSE fix에서 출항절차를 마치고 본격적인 항로비행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륙 추력은 -5% 감소 추력으로 설정하였고, 상승 역시 감소 추력인 CLB1 모드로 상승하게 됩니다.
저희 항공기는 홍콩 국제공항을 12시 35분 출발하여, 목적지인 인천 국제공항에 17시 정각에 도착 예정인, KAWA 514편 B777-300ER 항공기입니다.
금일 저희 항공기가 비행할 경로입니다.
총 비행거리 1,326nm에, 비행 예상시간은 3시간 25분, 순항고도는 FL390입니다.
세부 경로는 다음과 같구요.
VHHH (RWY7R) <SID (RASSE 1E)> RASSE <V3> ENVAR <M750> DADON <L1> SALMI <B576> ATOTI <Y722> OLMEN <STAR> RKSI
이륙 후 부터 제주 상공에 진입 할 때 까지 바다만 보고가는... 그야말로 재미없고 지루한(!) 루트입니다..ㅜㅜ
기상은, 홍콩 국제공항 주변으로 안개가 끼긴 했지만 저시정 경보가 발령될 정도는 아니고, 항로 전반에 걸쳐 구름이 많긴 하지만 딱히 기류가 나쁘다거나 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목적지인 인천공항 날씨도 구름은 끼었지만 시정은 나쁘지 않다고 하구요.
연료는 총 100,000lbs 급유하였습니다.
비행 준비랑 브리핑도 끝냈겠다, 조종실에서 커피를 홀짝거리며 뒹굴거립니다.
캐세이퍼시픽 허브공항 답게, 공항 서편으로 캐세이퍼시픽 항공기 꼬리들이 많이 보입니다.
뒷자리에 앉아 괜시리 Radio Stack과 스로틀도 찍어보구요.
그렇게 뒹굴거리다 보니 어느새 출발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승객 탑승이 완료되었는지 브릿지가 이현되구요.
비행기에 붙어있던 조업차량들도 하나 둘 철수합니다.
지상에서 출발준비를 하는 도중, 저 뒤로 저희와 같은 편명을 달고 같은 구간을 운항하는 AI 기체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를 향해 지상활주 합니다.
후방견인 준비 완료~.
후방견인을 시작하기 전, 출입문 및 각종 도어 잠금상태를 확인합니다.
RWY 07R에서 이륙하는지라 Face West 로 후방견인 할 것을 지시받았구요.
Beacon Light on
뒤로 쭉~ 밀었다가 RWY 07로 나갈 수 있게 돌려줍니다.
엔진 시동 허가가 떨어지자, 2번 엔진부터 시동해줍니다.
후방견인 완료.
토잉카 분리되구요.
그 사이 모든 엔진 시동이 완료되었습니다.
Flap 15 Set
APU off
RWY 07R까지 지상활주 허가가 떨어집니다.
다음에 또 올게요 >_<
느릿느릿 램프를 빠져나갑니다.
Ramp out 후 출력을 올려 속도를 붙여주구요.
지상활주 하는 도중 조종면 작동 점검도 해줍니다.
조종면 점검도 끝냈겠다, 슬금슬금 활주로를 향해 굴러갑니다.
비행기 뒤쪽으로 다양한 국적의 항공사들이 보입니다.
이륙을 배정받은 RWY 07R 말단에 도착하였습니다.
안개가 낀 탓인지, 활주로 진입등이며 말단에 조명이 들어와있습니다.
...그나저나, 유도로 표지에 적힌 활주로 번호가 잘못되었네요=_=;;;
내려오는 비행기도 없겠다 바로 이륙허가가 떨어집니다.
Auto Brake RTO
Auto Thrust ARM
Landing / Strobe Light on
Belt sign on
TCAS TA/RA
Line up RWY 07R
활주로 정대를 마친 후 바로 출력을 올려 가속합니다.
Vr, Rotate.
Positive Climb
Gear up
Auto Brake off
LNAV / VNAV ARM
RAMEN fix까지 220노트를 유지하며 비행해야 하는데, 이륙출력을 5%나 감속했음에도 이녀석 추력이 워낙 좋아서 10노트 정도 오버했습니다..ㅜㅜ
(Posky 기체에 PSS패널을 merge하니 추력이 로켓 수준이라 속도제어가 까다롭긴 하더라구요...ㅜㅜ)
고도제한 지점이며 속도제한 지점을 통과한 후 OCEAN fix를 향해 상승합니다.
이륙하고 비행기 양 옆으로 잠깐 산이 보인다 싶더니, 지금은 온통 바다밖에 안보입니다...
V3 항로에 진입, 계속해서 상승하구요.
CONGA fix에서 순항고도인 FL390에 도달합니다.
이제 특별한 일 없으면 별다른 고도변경 없이 이 고도를 유지하며 비행하게 되구요.
남쪽동네 바다라 비교적 따뜻한 편인지 바닷물 색깔이 시원해 보입니다.
한참 바다위를 달리다보니, 어느새 비행기 오른편으로 대만 일대가 보이구요.
바람도 잔잔하고, 히터에 따뜻하게 데워진 조종실 공기,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괜시리 졸음이 몰려옵니다.
출발한지 얼마나 지났으려나요?
어느새 인천 컨트롤로 관제가 넘어갑니다.
대만 인근부터 구름이 많아지긴 했지만, 딱히 기류가 나쁜건 아닌지라 편하게 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면, 일지다운 일지를 쓴게 작년 5월이 마지막이었더라구요.
개인적인 사정상 비행일지를 쓸만한 상황이 아니기도 했고, 요즘은 일지를 위한 비행보다는 기분전환 용으로 가볍게 근거리 국제선이나 국내선을 주로 비행하다보니,
예전에 비해 일지 작성 빈도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비행 횟수 자체도 굉장히 줄어들어, 2014년 총 비행시간을 보니 35.3시간 밖에 되지 않더라구요. (국내선 8회, 국제선 9회)
예전에 비행 자주 할 때는 1년에 400시간 이상씩 뛰곤 했는데, 해가 가면 갈수록 비행시간이 점점 줄어드는게 눈으로 보이더랍니다.
예전에 비해 다양해진 애드온과 지속적인 항행 데이터 업데이트, 컴퓨터 사양 업그레이드 및 최적화로 인해 더 좋아진 비행환경,
그동안 골머리 썩혔던 자질구레한 오류 해결까지, 예전에 바랐던 이상적인 비행 환경이 완성되긴 했으나,
이제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그간 원했던 환경을 완성해 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게 아쉽기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FSX로 넘어가자니... FS2004에 투자한게 아깝기도 하고,
FSX를 다시 최적화 하고 입맛대로 튜닝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만만찮을 듯 싶어 섣불리 넘어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한편으론, FSX의 PMDG B737NGX나 B777, A2A의 비행기들 등, 정밀한 프로시저가 가능한 비행기들이 자꾸 끌립니다.
지금 비행중인 Posky + PSS merge 기체도, 사실 비행기가 항로따라 날아다니는데 의의를 두며 비행하는거지, 이녀석은 정밀한 프로시저를 기대 할 수는 없는 수준이니까요.
B737NGX로 비행해보았을 때 느껴지던 소형기 답지 않은 묵직함과 부드러운 컨트롤, 감동스러울(!) 정도로 정밀한 오토파일럿...
이런 기체를 FS2004에서도 접해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긴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겠지요...ㅜㅜ
주절거리다보니 어느새 눈덮힌 제주 상공 위를 지나갑니다.
저 위로 제주공항이 보이구요.
곧이어 전남 강진 일대 위를 지나가구요.
나주와 광주공항 상공도 지나갑니다.
목적지가 가까워짐에 따라 하강합니다.
ATASO 전방 4nm지점에 설정된 하강 지점에서 FL150까지 하강을 시작합니다.
ATASO fix가 전북 익산 인근, OLMEN fix가 충남 아산 인근인데, 두 fix를 이동하는데 6분 밖에 되지 않습니다...ㅜㅜ
저 거리를 차로 가려면 두시간 이상 걸리는데 말이죠...
Flight Radar에 표시되는 항적을 보고 있으면, 광주 상공을 지나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30분 안에 인천공항에 착륙하던데, 비행기가 무척 빠르다는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차량을 이용해 광주에서 인천공항을 한번씩 가려 치면, 적어도 네시간은 족히 걸리니까요.
FL150으로 하강하는 도중, 익산일대를 지나갑니다.
현재 인천공항은 이착륙 활주로로 33/34를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받습니다.
이에 따라 RWY 33/34 입항절차를 이용해 인천공항에 착륙하게 되는데, MAKSA 1M 절차를 이용하기로 합니다.
이 절차는 정읍 인근에 위치한 MAKSA fix에서 인천공항까지 한방에 내려올 수 있는 절차로, 보통 심야나 새벽 시간 등 항적이 뜸할 때 주로 사용합니다.
실제같으면 지금 같은 저녁시간에는 인천에 입항하는 항공기들이며 Y711/Y722 항로를 이용하는 국내선 항공기들이 많아 항적 분리를 위해 다른 절차를 사용하겠지만,
플심이기도 하고, AI 트래픽들은 이런 절차를 다 무시하고 다니는지라 저도 굳이 빙빙 돌지 않고 한번에 내려가기로 하구요.
착륙 활주로는 RWY 33R를 사용할 계획이구요.
위 자료들을 토대로 FMC에 접근절차를 입력합니다.
현재 항공기는, 입항절차가 시작되는 MAKSA fix를 지나 OLMEN fix로 향하고 있는지라,
MAKSA1M 절차 일부를 수정, 계속해서 OLMEN fix를 향해 비행 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접근경로까지 입력 완료.
이제 FIX별 고도에 맞춰 내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얼마나 내려왔으려나요.
비행기 아래 깔려있던 구름과 꽤 가까워졌습니다.
구름 아래로 내려가기 전, 저녁 해를 배경으로 한 컷~.
접근절차도 슬슬 막바지에 이릅니다.
최종 착륙 속도를 지정해주구요.
플랩 30도에 141노트로 착륙하게 됩니다.
Localizer Alive
저 멀리 구름 아래로 영종도 일대가 살짝 보입니다.
착륙을 위해 감속함과 동시에, 속도에 맞춰 플랩을 한단계씩 펼쳐줍니다.
Gear Down
비행기 아래로 인천대교도 보이구요.
...차로 지나가면 한참걸리던데, 역시 비행기로 지나가니 금방이네요=_=
Flaps Full
Spoiler ARM
PSS패널 특성상, 풋브레이크 적용시 오토브레이크가 자동 해제되지 않는 관계로 오토브레이크는 설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천공항 출사나가서 사진 찍을 때는 일단 화각에 들어오면 셔터를 누르느라 내려오는 비행기와 활주로간 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잘 몰랐는데,
보통 방파제에서 사진 찍을 때, 비행기가 이쯤 오면 본격적으로 셔터를 누르지 않았나 싶습니다=_=
Flare~.
쿵~.
Spoiler Deployed
Thrust Reverse
감속을 마친 후 다음 항공기를 위해 활주로를 비워줍니다.
Flap, Spoiler 원위치
Landing/Strobe Light off
TCAS off
현재 위치에서 터미널까지 한참 가야되는지라 APU는 RAMP in 직전에 시동하구요.
주기할 게이트로 125번 게이트를 배정받았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RWY 34로 내릴껄 그랬습니다..ㅜㅜ
RWY 33L에서 중국동방항공이 이륙한다길래 잠깐 Hold합니다.
비행기가 지나간 후 Taxi 허가가 떨어지자 후다닥 활주로를 건너가구요.
TWY B를 통해 지상활주 하는 도중, 북측 주기장 인근을 지날 때 쯤 고개를 돌려보니 저희네 비행기며 저희네 계열사 비행기들이 몰려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곧이어 분주한 모습의 탑승동이 눈에 들어오구요.
탑승동 북쪽 게이트에 빈자리도 많은데, 굳이 복잡한 남쪽 게이트로 들어가라 하네요...
연말에 떡 안돌렸다고 일부러 이러는걸려나요..ㅜㅜ
Ramp in...
APU 시동 걸어주구요.
조심조심 125번 스팟에 진입합니다.
주로 B737이나 B767 같은 비교적 짧은 길이의 비행기만 몰다 오랜만에 B77W를 몰고 들어가려니, 지상활주 할 때 길다란 동체 길이에 적응이 안됩니다...
어쨌거나, VDGS의 유도에 맞춰 정지 합니다.
APU 작동 확인 후 Fuel cut off.
Beacon / Taxi light / Belt sign off
예정보다 3분 이른 16시 57분에 도착하였고, 비행시간은 3시간 22분이 소요, 연료는 43,300lbs를 소모하였습니다.
엔진 정지가 확인되자, 승객 하기 및 지상 보급 등을 위해 보딩브릿지 및 각종 조업차량이 비행기에 달라붙구요.
승객들이 하기하는 동안, 저도 내리기 위해 조종실을 정리합니다.
슬슬 해가 저물어가는지 조종실 내부가 제법 어둑어둑 해졌습니다.
승객 하기 후 저도 비행기에서 내립니다.
이제 이 비행기는 2시간 55분간의 그라운드 타임을 갖고, 오후 7시 55분에 KA513A편을 달고 다시 홍콩으로 내려갑니다.
구름이 끼어서 그럴려나요?
주변이 유독 어둡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3시간 22분간의 짧은 비행을 모두 마쳤습니다.
일지상으로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오랜만에 하는 비행이라 그런지 평소 일지 쓸 때와 달리 부족한 부분도 많이 있었고, 예전에 비해 비행 감각이 많이 무뎌졌음을 느낍니다.
KAWA 13주년 기념 비행이 아니었다면 일지 작성 없이 그냥 비행만 했을 이번 비행이지만, 13주년 기념일 덕에 모처럼 비행일지를 작성하게 되네요.
FS 개발 종료 및 개발팀 해체로 인해 차기작 발표가 불투명해지고, 이에 따라 애드온 제작도 전처럼 활발하지 못한 탓에, 그간 FS를 즐기던 유저 수도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저 역시 예전 만큼 활발한 비행은 물론 대륙을 넘나드는 장거리 비행을 쉽사리 하지는 못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하기 힘든 대형 민항기 조종을, 가상세계에서나마 즐길 수 있다는 민간 비행 시뮬레이션 장르의 매력 때문에, 쉽사리 FS를 접을 수가 없네요.
비록 예전 만큼 비행일지를 자주 쓰지는 못하지만, OS와의 호환성 문제로 FS를 즐길 수 없게되는 그날까지, 가상 세계에서의 비행은 계속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까지 KAWA와 함께 할거구요.
아무쪼록 3시간 22분간의 비행,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