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도 막바지에 이르고, 날씨도 한결 포근해진 2월 마지막 주의 첫날.
오랜만에 일지로 찾아뵙는 유이군(!)입니다.
건강하신지요.
이번 비행은, 지난 금요일 새로 도입한 오렌지 라인 소속 Airbus A330-200 Freighter로 해보았구요.
도입 후, 바로 도입기념에 들어가야 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제서야 첫 공식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구간은 타이페이 → 인천이고, 정식 스케줄이 존재하지 않는 KAWA의 화물라인 특성상, 비정기편 운항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 (Taiwan Taoyuan International Airport / 臺灣桃園國際機場) 508번 스팟에 주기된 KAWA A332F.
아침부터 흐린날씨는 결국 비를 뿌리고, 주기장에서는 빗속에서 인천까지 싣고갈 화물 적재가 한창입니다.
화물기의 특성상, 세계일주라도 보내버릴 줄 알았는데, 다행히도 인천 ↔ 타이페이 퀵턴 스케줄이었습니다.
화물적재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저도 항공기 외부점검을 시작합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앞바퀴 부터 점검하구요.
같은 A330이지만, 화물기의 경우, 화물적재 관계로 노즈기어 수납공간이 볼록 튀어나와있습니다.
미끈하게 잘 빠진(!) A330동체에 뭔가 혹 하나가 붙은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저런 독특한 모습도 나쁘진 않네요.
2시간 30분 남짓한 짧은 구간이지만, 엔진 역시 꼼꼼히 살펴줍니다.
KAWA 항공기들의 경우 대부분 GE엔진을 사용하고 있는데, 몇몇 기체는 GE엔진이 없는 경우가 있어 다른 회사의 엔진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A330-200F 역시, RR엔진과 PW엔진만 존재하는 항공기라 GE가 아닌 다른 엔진을 장착하였습니다.
A332F에 장착한 엔진은 롤스로이스사 엔진으로 Trent 700 엔진을 장착하였습니다.
이미 KAWA vip기체 중 하나인 A330-200 Zitadelle 역시 RR엔진이 장착되어있는 관계로, RR엔진 달른 A330 기체가 완전히 처음은 아닙니다.
(위탁 운영중인 FEZDream A330-300역시 RR엔진이 장착되어있구요.)
꼬랑지 및 윙렛도 점검해줍니다.
항공기 등록번호는 KCFS-253, 애칭은 Philosophy, 소속 라인은 화물라인인 Orange Line 입니다.
(애칭만 보면, 왠지 철학책만 한가득 들어있을 법 하지만, 사실 이녀석 이름을 이렇게 지은건 동명의 좋아하는 노래제목을 따와서...입니다 =_=; )
반대쪽으로 돌아서 역시 외부점검 해줍니다.
비오는 와중에도 출발시간을 맞추기 위해 작업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해서 화물을 올리고 있습니다.
외부점검 완료.
(오랜만에 미끄럼틀이 아닌) 계단을 타고 조종실로 들어갑니다.
타이페이에서 인천까지 비행할 경로를 FMC에 입력합니다.
기체 모델은 CLS인데, 패널은 PSS...죠.
현재 CLS A330/340 시리즈들과 PSS패널을 merge해서 사용 중인데,
이번에 새로들어온 이녀석 역시 A330계열 항공기인지라, A330-200 여객기 데이터를 토대로 merge 해보았습니다.
다행히 같은 계열 항공기의 데이터를 사용해서인지 정상적인 비행이 가능했고
별다른 고생 없이 패널을 물려 바로 비행에 투입시킬 수 있었습니다.
다만, 패널 중간 하단부의 컨트롤 버튼들은 화물기에 맞춰 SCD 개폐버튼이라거나 카고로더 호출버튼 등을 추가로 장착하였고,
이 버튼들 역시, 전과 마찬가지로 CLS xml게이지에서 필요한 것만 추출/편집하여 새로 패키징 하였습니다.
금일 비행 경로입니다.
본 항공편은 타이페이 타오위안 국제공항을 현지시간으로 오전 11시 5분 출발하여, 목적지인 인천 국제공항에는 현지시간 오후 2시 30분 도착 예정인
KAWA 7520편 A330-200 화물기입니다.
비행 구간 기상은, 대만 주변으로 구름이 많고 간간히 악성 기류가 존재한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그 이외는 큰 문제가 될만한 악기상은 없다고 합니다.
타이페이에서 인천까지의 항로는 RCTP <SID> COPRA <B576> SOT (Songtan VOR) <STAR> RKSI
로, 순항고도는 FL370, 비행거리는 STAR구간을 제외하고 840nm, 비행시간은 2시간 25분으로 계획되어 있습니다.
화물기인지라 승객이 타지도 않고...
덕분에 안심하고 갤리에서 컵라면 끓여먹고 있습니다=_=;;
강하지도, 그렇다고 약하지도 않은 빗줄기는 처음 내리던 그대로 꾸준히 내리고 있습니다.
생각해보니, 비행기를 처음 인도받아서 첫 비행을 할때는 언제나 비가 왔었지요=_=;;;
오늘도 어김없이 첫 비행하는 날을 기다렸다는 듯 비가 옵니다.
(...고사지낼때 돼지머리를 두개 놔야되려나요ㅜㅜ)
출발시간이 다 되었습니다.
조업차량들도 다들 철수하고, 토잉카 하나만 남아 후방견인을 준비합니다.
후방견인을 시작합니다.
이륙 활주로인 RWY 5L을 향해 기수를 돌려주구요.
후방견인 하는동안, 엔진 시동을 걸어도 좋다는 연락을 받고 1번 엔진부터 시동합니다.
그간 통 GE엔진 ECAM만 보다가, 오랜만에 RR엔진 ECAM을 보니 뭔가 꽉 차보입니다.
N1이 맨 아래로 내려가고, FF가 사이드로 빠졌으며, N2대신 N3가... 그리고 N1게이지 자리에 EPR 게이지가 자리잡고 있어 살짝 헷깔리긴 합니다=_=;
어찌됐건, 모든 엔진 시동을 마치고 점화 노브를 off로,
Flap 1+F Set, Auto Brake MAX, Spoiler ARM, APU off.
출항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그라운드로 부터, 지상활주 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고, 이륙 활주로인 RWY 5L 까지 지상활주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