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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가 대양을 횡단하는 방법

반쪽날개 2015. 8. 10. 00:00

 

 

인류가 하늘을 처음 날아오른지 100년이 지난 지금,

100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결과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의 많은 항공기들이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도심 속 도로만큼이나 복잡한 하늘길을 통해 수많은 항공기들이 하늘을 날아다님에도 서로 부딪히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는 모습을 보면 가끔 신기하다는 생각도 드는데,

오늘날의 항공기, 특히 상업용 여객기에는 공중 충돌 방지 시스템인 TCAS 시스템이 장착되어있고, 대부분 관제소로부터 레이더 관제 서비스를 받음으로써,

수평, 수직으로 안전거리를 확보하여 서로 부딪히지 않고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습니다.

(TCAS : Traffic alert and Collision Avoidance System)

 

항공기가 관제소와 처음 교신을 시작하면 트랜스폰더에 입력한 스쿽코드를 토대로 레이더 모니터링을 요청하고,

레이더 모니터에 항적 정보가 정상적으로 표시되면 관제사는 해당 항공기가 레이더에 정상 표시됨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그 시점부터 해당 관제 공역을 벗어날 때 까지 항공기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모니터에 표시되기도 하구요.

 

 

이러한 레이더 모니터링은 항적 정보 수집 및 교신을 위한 안테나가 설치되어있어야 가능하며, 육지에서는 이러한 안테나 설치가 비교적 수월한 편입니다.

하지만 레이더에 사용하는 VHF나 UHF 전파의 통달거리는 대양 전역을 커버하기에는 턱없이 짧은 약 200마일 (322km)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대양을 가로지르는 항공기들은 레이더 관제 서비스를 받을 수 없고, VHF나 UHF 전파를 이용한 교신도 불가능합니다.

 

그럼 대양을 가로지르는 항공기들은 어떻게 비행하는 걸까요?

 

지금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TOPS (Extended-range Twin-engine Operational Performance Standards)

   (현재는 EDTO (Extended Diversion Time Operations)로 명칭이 변경되었고, 2015년 2월부터 모든 항공기가 인증받도록 규정 변경)

 

 

먼저, 항공기가 대양을 횡단하기 위해서는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그러한 조건 중 대표적인게 ETOPS (Extended-range Twin-engine Operational Performance Standards)인데,

ETOPS란, 2개의 엔진이 달린 항공기가 운항 도중 하나의 엔진이 고장 날 경우 나머지 엔진 하나를 가지고 비상 착륙 공항까지 운항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하며,

이 시간은 60분, 120분 등 기종마다 각기 다르고, 비상시 지정된 시간 내에 비상 착륙 공항에 도달할 수 있도록 비행 계획을 작성해야 합니다.

 

ETOPS 인증을 받으면 대양 횡단 비행시 해안선에서 보다 멀리 떨어져 비행할 수 있기 때문에,

ETOPS 인증을 받지 않았을 때 보다 비행거리 및 시간을 단축하고 연료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대양 횡단을 목적으로 하는 항공기는 대부분 ETOPS 인가를 받은 후 노선에 투입한다고 합니다.)

 

ETOPS는 분(MIN) 단위로 인증하며, 예를 들어 ETOPS-180은 엔진 하나가 고장 났을 경우 3시간(180분) 내에 대체 공항에 비상 착륙하라는 뜻인데,

현존하는 여객기 중 가장 긴 ETOPS 시간을 가진 항공기는 에어버스 A350으로 ETOPS 370분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3개 이상의 엔진을 가진 항공기는 ETOPS 인증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나,

2015년 2월 17일부터 생산되는 모든 항공기는 엔진 개수에 관계없이 ETOPS 인증을 받도록 FAA 규정이 변경되었고,

이에 따라 ETOPS 명칭도 Extended Diversion Time Operations (EDTO)로 바뀌었습니다.

(관련근거 : 2012년 11월자 FAA문서 TOC 8.6.2.10)

 

단, 이는 2015년 2월 17일 이후에 생산되는 항공기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이전에 생산된 3발 혹은 그 이상의 엔진을 가진 항공기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ETOPS 인증을 받은 항공기는 동체에 ETOPS 글씨를 써놓는데, 대한항공 B737의 경우 노즈 기어 페어링 커버 앞쪽에 조그맣게 표기되어 있습니다.

 

 

 

 

 

ETOPS가 EDTO로 바뀐 이후, 항공기 동체에 표시된 문구도 새로운 명칭인 EDTO로 변경되었습니다.

아시아나는 L/R1 Door 하단, 노즈 기어 페어링 커버 상단 동체에 표기되어있습니다.

 

 

 

 

대양 횡단 비행시 교신하는 방법과 SELCAL (Selective Calling System)

 

 

엔진 제작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엔진 신뢰도가 높아져 쌍발의 소형 제트기로도 대양을 횡단할 수 있게 되었고,

특히 ETOPS 시간이 점점 길어짐에 따라, 최단거리 운항을 위해 태평양이나 대서양 깊숙한 곳까지 비행하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하지만 항적을 추적하는 레이더는 전파 통달범위의 한계로 인해 대양 깊숙히 비행하는 항공기들을 감지할 수 없습니다.

 

내륙이라면 원하는 곳에 관제소나 안테나를 설치해 레이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지만,

대양 한복판에 안테나를 설치하는건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레이더를 통한 항공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없고 (Non-radar Environment),

음성 교신 역시 VHF/UHF 대역 특성상 장거리 통신이 힘들기 때문에, 대양 횡단 구간에서는 전리층 반사가 잘 되고 장거리 통신이 가능한 HF를 이용해 교신합니다.

 

아울러 대양횡단 항로의 경우 관제사들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대부분 일방통행 항로들을 사용하며,

조종사 보고만으로 항공기 위치를 파악해야 하기 때문에 대양을 가로지르는 항로의 모든 waypoint는 Compulsory reporting point (의무 보고지점)로 이루어져 있고,

이러한 특성상 바다 한복판에서 비행기가 실종되는 경우 실종 항공기를 찾아내는게 매우 어렵습니다.

 

 

* Compulsory reporting point : 인루트 차트 상에 ▲ (속이 채워진 삼각형, RNAV fix의 경우 속이 채워진 별모양) 로 표시된 waypoint로,

                                               이 waypoint를 지날 때에는 항공기 콜사인, 현재 waypoint 이름, 현재 시간, 고도, 다음 waypoint 이름 및 예상통과시간,

                                               기상, 현재 연료량을 관제소에 보고해야 합니다.

 

 

HF 대역을 사용하는 관제소와 교신을 시작하면 SELCAL Check 절차를 수행하는데,

SELCAL (Selective Calling System)은 교신하고자 하는 항공기를 호출하기 위한 일종의 호출 장치로,

HF 특성상 심한 잡음으로 인해 조종사가 음성 호출을 놓칠 수 있기 때문에,

관제사는 교신을 원하는 항공기에 직접 호출 신호를 전송하고, 이를 인지한 조종사가 관제소와 음성으로 교신하는 역할을 합니다.

 

SELCAL을 신호를 수신하면 '삑삑'하는 알림음이 울림과 동시에 SELCAL Panel에 라이트가 켜진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에어버스 항공기의 SELCAL Panel입니다.

HF와 VHF는 어떤 주파수 대역에서 호출했는지를 의미하고, 관제소-항공기간 교신뿐만 아니라 항공사 운항실 등 소속 회사에서 호출할 때도 SELCAL을 사용합니다.

 

 

 

 

 

SELCAL 호출을 받기 위해서는 호출 신호를 보내는 주체 (관제소 등)가 SELCAL 코드를 알고 있어야 하는데,

이 코드는 항공기 전면 패널에 패찰 혹은 스티커 형식으로 기록되어있고 항공기마다 각기 다른 코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SELCAL code는 A, B, C, D, E, F, G, H, J, K, L, M, P, Q, R, S를 오름차순으로 조합하여 항공기에 부여하며,

알파벳 내림차순 조합 혹은 중복된 코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AB-CD는 가능하지만, AB-DC나 AB-BC는 불가능합니다.)

 

일부 메이저 항공사는 SATCOM (Satellite Communication)을 이용해 ARCAS로 회사와 항공기간 정보교환, 항공기의 위치를 파악하기도 하는데,

위성을 이용해 대양을 횡단하는 항공기의 레이더 관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그 비용이 어마어마해서 아직은 비 레이더 관제를 한다고 합니다.

 

 

 

 

 

SATCOM 이야기가 나왔으니, 잠깐 안테나 이야기를 하고 넘어갈까 합니다.

 

위 사진은 A330 항공기에 설치된 SATCOM 안테나를 소개한 것으로, SATCOM 안테나는 일반적인 외부 돌출형 안테나와 달리 펑퍼짐한 모습을 하고 있고,

주로 동체 위쪽에 설치되는데 기종에 따라 동체 상단 앞쪽 혹은 상단 뒤쪽에 한 개 혹은 두 개가 설치되어있기도 합니다.

 

 

 

 

 

각 항공기별 HF 안테나를 표시해놓은 그림입니다.

경비행기나 소형 제트기, 구식 여객기를 유심히 살펴보면, 꼬리날개와 동체, 혹은 날개가 와이어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 와이어가 HF 안테나입니다.

 

(날개 잘 붙어있으라고 묶어놓은게 아닙니다=_=)

 

 

 

 

 

국내 여객기 중에는,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의 B1900D에 V자형 와이어 안테나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B737이나 B747과 같은 중/대형 여객기에서는 이런 와이어 안테나를 찾아볼 수 없는데,

HF 안테나가 없는게 아니고 수직 꼬리날개 앞단에 매립되어있습니다.

 

보통 저 부분에는 도색을 입히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항공사의 경우에는 안테나 부분에도 도색을 입히는 걸로 볼 때,

도료가 전파 수신율에 큰 영향을 미치는건 아닌듯싶습니다.

 

 

 

 

 

그럼 앞서 말씀드린 Compulsory reporting point 에서 위치보고 (Position Report)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짧막한 동영상을 통해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관제소에 위치를 보고 함과 동시에 SELCAL Check까지 하는 영상입니다.

 

 

 

마지막으로, 대양 항로를 비행할 때의 교신 예문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구간은 일본 큐슈 - 괌 사이의 G339 항로를 예로 들었습니다.

 

 

BIXAK before 80nm

 

NAHA ACC : KAWA 413, squawk 2000 Radar Service Terminated Report BIXAK (waypoint) on Tokyo Radio 4666/8903/3455 (HF주파수)

 

Pilot : Report BIXAK on Tokyo Radio 4666/8903/3455, KAWA 413

 

     커뮤니케이션 라디오 세팅

     HF1 (Primary) : 4666 / HF2 (Secondary) : 8903 / VHF 1 : 123.45 입력

     마이크 셀렉터는 HF로

     * VHF 123.45MHz는 Air to Air Frequency

 

 

at BIXAK fix

 

Pilot : Tokyo Radio, KAWA 413 position on 4666

 

TYO Radio : KAWA 413, Tokyo Radio Go-Ahead

 

Pilot : KAWA 413, Position (혹은 Over) BIXAK 1345, FL370 <현재고도>, Estimate CANAI 1425 <다음 경유 waypoint와 예상통과시간>,

          Next SABGU <그 다음 경유 waypoint>, Temp' -50, Spot 300/45 <기상>, Fuel Remaining 18.2 <연료잔량>,

          Request SELCAL AB-CD (Alfa, Bravo, Charlie, Delta / 이 항공기의 SELCAL Code)

          Go-Ahead.

 

Radio : Standby SELCAL Check

 

     잠시 후 띵~동~ 소리와 함께 SELCAL Panel에 call light가 들어오는 것을 확인

 

Pilot : SELCAL Check OK, KAWA 413

 

 

at CANAI fix

 

Pilot : Tokyo Radio, KAWA 413 Over CANAI 1425, FL370, Estimate SABGU 1459, Next PAKDO, Over (혹은 Go-Ahead)

 

TYO Radio : KAWA 413 over PAKDO, Contact San Francisco Radio, Primary 5652, Secondary 8903

 

 

at PAKDO fix

 

     도쿄 라디오에서 샌프란시스코 라디오로 이양

     HF1 (Primary) : 5652 / HF2 (Secondary) : 8903 입력

 

Pilot : San Francisco Radio, KAWA 413 Position on 5652

 

SFO Radio : KAWA 413 San Francisco Radio Go-Ahead

 

Pilot : KAWA 413 Passing PAKDO 1459, FL370, Estimate NATSS 1533, Next RIDLL,

          Temp' -20, Spot 230/55, Fuel Remaining 11.7, SELCAL AB-CD, Go-Ahead.

 

 

at NATSS fix

 

Pilot : 위와 동일하게 보고

 

SFO Radio : KAWA 413 Contact Guam Center now on 118.7, squawk 2100, over.

 

     커뮤니케이션 라디오 세팅

     VHF 1 : 118.7 입력

     마이크 셀렉터는 VHF로

 

괌 센터에서부터는 다시 레이더 관제~.

괌은 특이하게 어프로치 디파쳐 수행을 센터 컨트롤에서 한다고 합니다.

 

시드니로 가는 경우, 괌 근방에서 레이더 서비스를 재개한 후 다시 HF로 전환, 파푸아 뉴기니 인근에서 레이더 서비스를 받는데,

만약 HF에서 VHF로 전환했음에도 파푸아 뉴기니 센터와 교신이 되지 않을시 HF로 교신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 : 직접 촬영 및 구글 이미지

동영상 출처 : 유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