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서 유일하게 다섯 번이나 본 영화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君の名は。)』
올해 초, 국내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킨 『너의 이름은. (君の名は。)』이 7주간의 상영을 마치고 종영했습니다.
(수도권은 이번 주말까지 상영할 것 같구요)
제 경우, 개봉 첫 주는 사람이 너무 많아 둘째 주부터 봤는데,
분명 평범한 주제를 다룸에도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 특유의 감성적 연출과 미려한 작화,
작중 분위기를 끌어올려 주는 래드윔프스(Radwimps)의 보컬과 배경음악,
성우들의 몰입감 넘치는 연기력으로 하여금 보는 내내 스크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고,
제3자인 관객을 마치 놀리기라도 하듯 두 사람을 시간과 거리라는 요소로 갈라놓고 안타까움과 아련함, 그리움, 불안감을 키워갔으며
이를 통해 현실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초월적이면서도 순수한 사랑의 아름다움을 보여줌으로써 상당한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또한, 분명 해피엔딩인데,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치른 '상실'이라는 대가는 가슴 한 켠을 아리게 만들기도 했구요.
이 때문에 뭔가에 홀린 듯(!) 다섯 번(...)이나 보게 되었는데, (결국, 지난 주말에 또 보고 왔습니다=_=)
여러 번 보았음에도 볼 때마다 두 사람의 이야기에 빠져들었고, 기억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상대를,
좋아하는 사람을 잊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모습에서는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습니다.
멜로영화의 필수요소라 불리는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스킨십, 포옹조차도 없는
소년 소녀의 풋풋하면서도 백지장에 물 스며들듯 서서히 젖어 들어가는 사랑 이야기에
무엇이 그렇게 끌렸는지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다는 게 참 안타깝습니다.
여하튼, 이 작품 덕에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한 달에 걸쳐 주말마다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ㅜㅜ
이제 올해 하반기에 상영할 더빙판을 기다려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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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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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는, 워낙 감명 깊게 본 탓에 언제 또 이런 감성 충만한 작품을 만날 수 있을지, 차기작에서도 이런 감동을 느낄 수 있을지 살짝 걱정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