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은, 토 일요일까지 합쳐 장장 4박 5일간의 연휴였습니다.
길었던(!) 연휴도 오늘로서 마지막이네요.
즐거운 설 명절 보내셨는지요.
설 당일날 하루종일 막히는 도로 위에서 운전하느라 잔뜩 고생하긴 했지만,
멀리서 고향에 찾아오시는 분들에 비하면 그래도 양호한편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번에는, 오랜만에 삿포로에 가게 되었습니다.
2월 하면, 삿포로 눈축제가 열리는 기간이기도 하구요~.
덕분에 KAWA에서도 임시편을 추가 운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임시편 비행에 제가 투입되었습니다.
갔다가 2박 3일 후에 돌아오는 코스인지라, 혼자 놀기도 심심하고 마침 휴게실에 나나카씨가 보이길래 살짝 이야기를 건네봅니다.
『
와아~! 내일부터 휴가라 놀러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알기로는 내일 나나카씨 휴가가 아닌데 왠지 월차를 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_=;
내일 나나카씨랑 삿포로 눈축제 구경하러 가기로 약속하고 퇴근합니다~.
* * *
『
기장님~! 빨리 안나오면 떼어놓고 갈거에요!』
...꼭두새벽부터 집앞으로 와서 불러내는 나나카씨입니다=_=
그러고보니 요즘, 같이 놀러가지 못하기도 했고, 어지간히도 기대했나봅니다~.
후다닥 준비하고 인천공항으로 향합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나나카씨와 다른 승무원들에게 휘말려가지고, 정신없이 브리핑을 마치고 겨우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삿포로까지 비행할 비행기는 MD11.
아무래도 오랫동안 주기해있어야되는지라 정기편에 투입되는 비행기를 가져가기도 뭐하고...
그때문에 상대적으로 널널한 퍼플라인 MD11을 투입시켰나봅니다~.
나온김에 외부점검하고 들어가야지요~.
엔진점검 해주구요~.
왠지 빈약해보이는(!) 수직꼬리날개와, 2번 엔진도 육안점검 해줍니다.
우현점검을 마치고 이제 좌현으로 넘어가야지요~
1월달에 비해 날이 많이 풀린 탓인지, 주기장에 나와있어도 예전처럼 죽을만큼(!) 춥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아직은 겨울인지라 춥긴 하네요.ㅜ.ㅜ;
메인기어들도 체크.
타이어 마모상태 및 공기압 모두 양호하네요~.
외부점검도 끝냈겠다, 이제 삿포로까지 항로를 입력하러 가야겠지요~?
그레이 톤의 MD11 조종실.
꽤 오랜만에 보는 기분입니다.
FMC에 신 치토세공항까지 항로를 입력하구요.
금일 인천공항은 RWY 15/16을 쓴다고 하네요.
출발은 SEL1S 절차대로 나갈 예정입니다.
속도/헤딩/고도 세팅 완료~.
STAB Trim까지 세팅해놓습니다~.
금일 저희 항공기가 비행할 경로입니다~.
저희 항공기는, 인천을 오전 10시 10분 출발, 목적지인 신치토세공항에는 오후 12시 50분 도착할 예정인 KA9521편 항공기입니다.
순항고도는 FL370으로 계획되어있으며, 항공기 ZFW는 377.7 (x1,000) lbs, 연료는 70.0 (x1,000) lbs입니다.
스케줄상 비행시간은 2시간 40분이며, 바람 방향을 보니 실제로는 이보다 더 일찍 도착할듯 합니다.
출발시간이 다 되감에 따라, 캐터링 트럭들도 다 철수했고, 보딩도 슬슬 끝나가는 분위기입니다.
뒤쪽으로 블루링크 B736이 지나가네요.
지상조업도 마무리 되었는지 화물도어가 닫히고, 토잉카가 달라붙었습니다(!)
브릿지 이현~.
조금 전 뒤로 지나갔던 블루링크 B736은, 105번 스팟에 주기된 에어프랑스 출발로 인해 계속 홀드하고 있습니다~.
출발준비 완료~.
후방견인을 시작합니다.
...이번 설에 떡을 얼마나 돌렸는지, 메인터미널을 장악해버린(!) 블루링크입니다..ㅜ.ㅜ;
빙글빙글...
후방견인하는동안 엔진시동 걸어주구요~.
후방견인 완료~.
입환기 분리
엔진시동도 모두 완료되었습니다.
Engine Ignition off.
FMC에 세팅한 이륙플랩은 15도.
가변플랩 각도가 15도에 맞춰져있는지 확인하고 플랩전개합니다.
APU off.
APU를 off함과 동시에 off되어있던 Pack2가 다시 Flow됩니다.
오토브레이크 RTO~.
이륙세팅을 모두 마치고 빼먹은게 있는지 확인합니다.
녹색 박스확인~.
Check Normal~.
이륙활주로인 RWY 15R로 출발합니다~.
램프아웃 하는동안 만난, 애틀랜타행 대한항공 B744입니다~.
안개가 꽤 짙네요. 공항 건너편이 안보입니다.
KAWA비행기들 다들 어디갔나 했더니 구석에 박혀있었네요..ㅜ.ㅜ;
올해 설에 떡 많이 돌렸는데... 그냥 타워 아래 떡 공장을 만들어야되려나요=_=
무슨 고속도로도 아니고... 유도로도 많이 밀립니다.
8순위 이륙이구요.
비행기 6대를 보냈습니다~...만 제 뒤로 또 6대가 늘어서있습니다=_=;
그나저나 삿포로행 대한항공 A330이 뜬지 한참됐는데, 애틀랜타행 대한항공 B744가 라인업할 생각을 안하네요.
...!!!
텅텅비어있는 RWY 15L 놔두고 15R로 내리다니요..ㅜ.ㅜ;;;
역시 메이저 항공사가 아닌이상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ㅜ.ㅜ;
착륙하는 비행기~.
그리고 이륙 대기하는 비행기=_=...
Yaggo2님~ 저 조종사 카와에 파견보내주세요~. (
요즘 초장거리 조종사가 부족해서요=_=; )
어찌됐건 저희차례입니다.
Line up~.
저 뒤로 센다이행 KAWA A330-300도 보이네요+_+
...그러고보면 KAWA A330-300은 스케줄이 되게 빡빡함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자주보이지요=_=;;
라인업 한 후, 바로 파워넣고 이륙합니다~.
안개끼인 인천공항을 배경으로 Gear up~.
SEL 1S 절차대로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윈드실드 밖으로 아무것도 안보이네요=_=...
안양VOR쪽으로 좌선회합니다~.
안개가 무진장 짙은 덕에 선회하는지도 모를 정도에요~.
D254F fix에 7000ft 고도제한이 걸려있는 관계로 잠시 7000ft에서 홀드합니다.
고도제한 해제~.
다시 순항고도인 FL370을 향해 상승합니다.
구름 아래쪽으로 김포공항이 살짝 보이네요~.
SEL vor을 지나 G597항로에 진입합니다~.
비행기 주위로 구름이 많습니다~.
피해가려 해도... 피할데가 없달까요=_=...
눈덮힌 강원도 산간지방~.
...아직 겨울이 끝난건 아니지만, 올 겨울... 눈 정말 많이왔지요.
내년은 더 많이온다고 하네요=_=;;;
태백산맥을 지나, 강릉 상공에 진입하였습니다~.
이제 슬슬 동해바다를 건너가야지요~.
동해 상공을 지날 때 즈음, 아래서 뭔가가 쑤욱 튀어나오길래 봤더니, 인천에서 이륙대기중이던 센다이행 KAWA A330-300입니다.
....저렇게 날아가는걸(!) 보니 어지간히 급했나봅니다=_=...
순항고도인 FL370에 도달하였습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울릉도~.
항로가 북쪽으로 옮겨간 탓에 울릉도 상공이 아닌, 울릉도 북쪽을 통과하게 되지요.
울릉도, 독도 통과 이후 계속 바다위를 날고있습니다.
동해 깊숙히 들어갈수록 구름이 더 많아집니다~.
일본 영공에 진입, 절반 약간 못온듯 싶습니다.
왠지 바닷물 색깔이 여름바다 색깔입니다~.
세줄의 비행운을 늘이우며 동쪽으로 비행중이구요.
그와 반대로 유난히도 검푸른 하늘~.
...되게 차가워보입니다~.
사도 상공에서 본격적으로 북쪽으로 올라가기 위해 좌선회합니다~.
올라가는 내내, 일본 혼슈 서쪽 해안선을 보면서 올라가는지라 그나마 덜심심할듯 합니다.
조금 전까지 몰려있던 구름들도 싹 걷혔는지 구름 한점 없는 날씨구요.
아키타 상공에 진입하였습니다.
아키타, 아오모리를 지날때까지 잠시 땅위를 날게되고, 다시 바다로 나간 후, 바로 홋카이도 상공에 진입하게 됩니다~.
그동안 이동네 지나가면서 한번도 못본 것 같은 공항입니다=_=...
오다테 노시로 공항이라고 하네요~.
비행기 왼쪽 구름들 몰려있는곳이 아오모리 공항입니다~.
...다른데는 멀정한데, 공항 위에만 구름이 쌓여있는걸로 보아...
이건 분명 리얼웨더의 만행이지 않나 싶습니다=_=;;;
아오모리를 지나 쓰가루 해협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바다를 지나면 홋카이도구요~.
잡담하다보니 어느새 하강시점입니다.
NA ndb에 3500ft로 도달하게 되구요~.
왠지 여기저기 눈구름이 보이는 것 같은데... 설마 삿포로쪽에 눈오는걸까요=_=;;
금일 신치토세공항 이착륙 활주로는 RWY 19라고 합니다.
....RWY 19L....로 내리게 되는데 일단 이 활주로는 ILS가 없습니다~.
RWY 1R꺼 LOC 백코스잡고 내려가야지요~.
내려갈수록 구름 사이즈들이 심상치 않아집니다=_=;;
다행히도 기류가 좋지 않다든지 하는 일은 없지만요.
MKE D30지점에서 Shine fix로 좌선회합니다~.
슬슬 착륙준비 해야지요~.
FAF를 한구간 남겨놓은 지점에서 백코스 가이드를 위해, RWY 1R ILS주파수를 입력하구요.
현재 신치토세공항에 눈이 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플랩은 50까지 전개, 최대한 천천히 내리구요~.
구름을 뚫고 내려오자 본격적으로 눈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뭐... 눈축제 구경가는데 눈이 안오면 허전하겠지만... 일단 지금은 비행중이고, 비행중에 눈오면 성가십니다... 여러가지루요..ㅜ.ㅜ;
FAF인 NA ndb에서 좌선회.
백코스 로컬라이저로 방향 맞추구요.
고도는 DME를 참고하며 내려갑니다.
속도에 맞춰 플랩을 펼쳐주고, Gear Down~.
Auto Brake MED Set
Flaps full.
계속 내려갑니다~.
MSL 1500ft통과.
오토파일럿 해제하고 수동으로 내려갑니다.
활주로 정렬도 다시 하구요.
앞에 구름이 버티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단 LOC은 잡혀있으니까요=_=;;
RWY Insight.
눈오는 날씨 치곤.. 시정이 나쁜편은 아니네요~.
부담없이 내릴 수 있겠습니다~.
하코다테 방면 키하 283계와, 신치토세행 MD11~.
그러고보면, 저 기차... 볼때마다 저 자리인것 같지요+_+
어찌됐건 터치할 준비를 합니다~.
활주로 밖으로 밀리지 않게 조심하면서 Flare들어가구요~.
쿵~.
...일본식으로 치면 역주행중입니다..ㅜ.ㅜ;;;
이동네 15노트 측풍은, 다른데 15노트랑 차원이 다르다니까요..ㅜ.ㅜ;;;
어쨌거나 센터 정렬 다시하고, Thrust Reverse~.
후행 비행기를 위해 활주로를 비워줍니다.
RWY 1L-19R을 건너가구요.
Flap, 스포일러 원위치, Auto Brake off
Landing, Strobe Light off.
APU Start.
하네다행 JAL B777이 램프아웃중입니다~.
잠시 Hold하라고 하네요.
저희 비행기가 배정받은 스팟은 1번 스팟이구요.
택시 재개허가가 떨어지고 다시 1번 스팟을 향해 굴러갑니다~.
Ramp in~.
슬금슬금 1번 스팟에 진입하구요.
0번 스팟에는 인천발 정기편 KAWA A330-300이 들어와있네요~.
Stop.
신호에 맞춰 정지합니다~.
APU 가동 확인하구요~.
Fuel Cut off~.
Belt Sign , Taxi light, Beacon light off
도착은 예정보다 11분 이른, 오후 12시 39분 도착하였습니다.
승객 하기를 위해 브릿지가 달라 붙었구요~.
이제 이 비행기는 3일 후 다시 인천으로 가게 됩니다.
지상조업이 다 끝나면 파킹스팟으로 이동하게 되구요.
캐터링트럭은... 식량보급(!)이 아닌, 식기재 하역을 위해서 붙어있습니다~.
이렇게 지상에 비행기를 넘기고(!) 바로 짐 싸들고 공항을 빠져나옵니다~.
신치토세 공항역에서 공항선 타고 바로 삿포로까지 들어가도 되긴 한데,
눈맞고 싶다는 나나카씨 덕에 미나미치토세 역에서 하차합니다~.
열차 한대를 그냥 보내구요~.
나나카씨랑 눈맞아보는것도 오랜만의 일인듯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삿포로행 열차에 몸을 싣고, 숙소에 짐을 풀어놓은 후 본격적인
염장데이트질을 시작합니다+_+
『
우왓! 쟤네들은 볼때마다 속도위반인걸요?』
이번에도 어김없이 영화에 완전 심취해버린 나나카씨입니다~.
이렇게 설 연휴 마지막날이자 휴가(!) 첫날도 저물어갑니다~.
2시간 29분간의 비행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