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웠던 8월도 어느덧 일주일만을 남겨놓은 시점.
막바지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더위의 끝을 알리는 처서가 하루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처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늦더위는 당분간 계속될 것 같은 기분이네요.
더운 날씨가 계속되다보니, 늦여름에나마 피서를 다녀오고자 하는 승객이 많았는지, KAWA에서는 올 여름 마지막 피서 전세기인
인천↔몰디브구간 전세기를 띄우기로 하였습니다.
피서철이 한창일때 피서를 다녀오지 못한 사람들이 꽤 많았는지, 몰디브행 전세편에 사람들이 꽤나 몰려버렸네요.
이미 NRA에서 인천-몰디브 구간에 정기편을 운항중이지만, 그걸로는 부족했는지 결국 KAWA에서 전세기를 띄우기에 이릅니다.
...당연히 (필요할때만) 휴양지 전문(!) 조종사라는 타이틀을 달고있는 저로서는 피하기 힘든 유혹이었지요+_+
몰디브행 전세기 운항에 지원, 이참에 인도양의 유명 피서지 몰디브 (말레)를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몰디브까지 가는 항공기는 A330-200이 투입되구요.
인천공항 124번 스팟에 주기되어 승객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뜨겁게 달궈진 주기장은, 말 그대로 숨쉬기조차 힘들정도의 지열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비행기를 띄우기 위해 지상에서는 조업이 한창이구요.
저도 몰디브까지 몰고갈 비행기의 외부점검을 실시합니다.
비행기 주변만 한바퀴 돌았을 뿐인데, 땀이 비오듯 쏟아지네요.
얼른 조종실로 들어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면서 몰디브까지 갈 항로를 입력해야지요.
이번에 Airbus330/340 전 기종, B737/747/767/777에, 예전 A340-500에 달려있었던 운항센터에서 항공기로 플랜을 바로 쏴주는 장치를 달았습니다.
커뮤니케이션 라디오의 주파수를 컴퍼니 주파수로 맞추고, 플랜요청을 하자, 몰디브까지 운항할 항로가 FMC에 바로 전송되어 입력됩니다.
사무실에서 출발 전, 운항관리사 누님(!)으로부터 받은 로드시트를 토대로 항공기 무게를 입력해주구요.
인천에서 몰디브까지 비행할 경로입니다.
인천을 출발, 서해바다 상공을 지나, 옌타이 인근, 그리고 위한, 쿤밍, 미얀마, 방글라데시, 인도를 거쳐 몰디브로 향하게 됩니다.
출발시간은 현지시간 오후 1시 30분, 도착은 현지시간 오후 6시로 계획되어있으며, 순항고도는 FL340, 비행하는 도중 FL380으로 스텝크라임 할 예정이며,
몰디브 자체가 섬인 관계로, 연료를 160,000파운드 주유, 기상악화로 인한 회항시 가장 인접한 KAWA취항공항인 인도 뭄바이까지 회항할 연료를 확보해놓습니다.
비행시간은 9시간 30분으로 계획되어있으며, 비행거리는 3863nm입니다.
브리핑을 마치고, 승객 탑승이 시작...
어느새인가 승객 탑승 및 화물적재가 모두 완료되었나봅니다.
캐터링 트럭 철수하고, 화물도어도 닫습니다.
1시 30분 정각, Late Showup 없이 정시에 브릿지를 이현합니다.
후방견인 준비가 모두 끝나고 본격적으로 몰디브로 가기 위해 후방견인을 시작합니다.
후방견인 하는 도중, 엔진시동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고 1번엔진 부터 시동합니다.
빙글빙글~.
후방견인 완료.
토잉카 분리되구요.
이륙 준비를 마치고, 지상활주 허가가 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갑자기 진로상에 한불항공 A380이 불쑥 나타납니다.
그러더니, 탑승동 외곽 스팟인 130번 스팟으로 들어가네요=_=;;;;
야꼬2님... 인천 그라운드에 떡 많이 돌리셔야될듯 해요..ㅜ.ㅜ
A380전용 게이트 텅텅 비어있는데 말이죠..ㅜ.ㅜ;
여하튼, 지상에서도 항공기 보낼준비가 완료되었는지, 지상활주해도 좋다는 신호를 보냅니다.
파워를 올려 이륙할 활주로인 RWY 16을 향해 출발합니다.
거대한 A380뒤, 132번 스팟에 주기중인 MD8x...
A380의 거대한 날개에 막혀 후방견인 못하게 생겼네요..ㅜ.ㅜ;;;
저 MD 출발하려면 A380먼저 빼줘야될듯 싶습니다=_=;
잘 가다가 그라운드에서 Hold를 지시합니다.
아시아나 B777과 엔플라이 A346이 들어오네요.
비행기들을 다 보낸 후, 램프아웃하는데, 옆으로 루프트한자 A343이 지나갑니다.
요즘 대세가 에어버스...이려나요?
에어버스 비행기들이 많이보입니다. (제가 끌고가는것도 에어버스구요)
탑승동 북측 주기장은 가상항공사 전용 주기장일지두요+_+
(왠지 사이에 끼인 대한항공이 눈물겹습니다..ㅜ.ㅜ)
저 뒤쪽으로는 오랜만에 보는 칸나웨이 B744가 서있네요~.
내리기는 RWY 16으로 잘 내렸는데, 나오는 유도로만 보면... 왠지 역주행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에어차이나 B737
RWY 16 활주로 대기선에 서서 타워에 이륙을 요청했는데, 내리는 항공기가 있다고 잠시 Hold 하라고 합니다.
일단 Peace Air의 B744가 내려오구요.
뒤이어 내려오는 아시아나 B772
그다음은 한불항공 A380
엔플라이의 귀염둥이 A319도 내려옵니다+_+!
......!!!
기...기장님! 어디에 내리시는거에요!!
완충 녹지대에 착륙한 후, 로컬라이저를 뚫고 나오는 아시아나 A320입니다=_=...
...견적 많이나오겠는걸요=_=;
만약 돌아올때 RWY 33/34를 쓰고있으면, 33R로 들어와야겠습니다=_=;
사고따위엔 아랑곳 하지 않고 뒤를 이어 대한항공 A330이 내려옵니다.
한빈님의 야심작(?) 블루링크 B767-400도 내려오구요~.
...왠지 칸나웨이랑 데낙을 제외한 모든 메이저급 항공사는 다 구경하고 이륙하는 기분입니다=_=;;;;
...결국 대기한지 20분만에 라인업 하구요.
바로 파워넣고 Rotate~.
(뒤에있는 쟤네들은 무슨심보인지 꼭 스카이웍스 전용 게이트에 세워놓더라구요=_=; )
Positive Climb.
Gear up.
Nopik 출발절차에 의거, 이륙 후, YENNA fix에서 우선회합니다.
아래 보이는 섬~ 월미도일까요~?
오늘도 어김없이 구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시베리아 루트를 경유하지 않으니, 악성 난기류라든지 하는 이상한 녀석들은 만나지 않겠지요=_=;
인천공역을 빠져나갈때 즈음.. 해서 첫번째 순항고도인 FL340에 도달합니다.
(
...순항고도 미터전환따위...=_=; )
유럽이나 베이징갈때는, 대련쪽으로 해서 북쪽으로 올라갔지만,
이번에는 옌타이쪽으로 해서 내려가는 항로인고로, 기수를 북쪽으로 돌리지 않고 계속해서 서쪽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지난 인근을 통과하구요.
비행기 아래로 드넓게 펼쳐진 논바닥이 인상적입니다.
(역시 대륙은 스케일이 틀려요~)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난 무서운 구름들.
비행기가 조금씩 떨려옵니다.
(...그러고보니 기상레이더 디스플레이가 고장나서 안켜지네요..ㅜ.ㅜ; )
....피할 곳 없이 앞을 가로막고있는 구름.
뚫어야될듯 합니다.
구름속에서 한바탕 전쟁을 치른 후, 기내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상하이 센터에서 광저우 센터로 넘어옵니다~.
중국 내륙쪽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지형이 점점 거칠어지네요.
여기저기 크고 작은 산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곧이어 끝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펼쳐진 농촌마을을 지나가구요.
역시 대륙의 기상(!)은 상상을 초월합니다+_+!
아래로 지나가는 산들의 높이가 제법 높은듯 한데, 그 높은 산 위에 마을이 있고 논바닥(!)들이 있네요~.
가는 도중, 연료 및 도착시간 체크도 해줍니다.
스케줄상으로 GMT 1300 도착이니, 이대로만 가면 여유있게 도착할 듯 합니다.
KAWA의 중국취항 도시 중, 가장 먼곳에 위치한 쿤밍 상공을 통과합니다.
시안, 구이린, 쿤밍, 항저우행 항공편은 인천출발이 아닌 무안 출발이지요~.
농촌마을이 계속된다 싶더니, 이번에는 황무지 지대가 나타납니다.
지형을 보니 산 높이가 꽤 높아보이구요.
왠지 이렇게만 보면 사막+늪+열대우림(!)위를 비행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FMC는 다음 순항고도인 FL380까지 상승해도 좋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MAKUL fix에서 FL380으로 스텝크라임을 시작합니다. (0736z)
서쪽으로 갈수록 산들의 높이가 점점 더 높아지구요=_=;
하긴 이쪽에서 약간 북서쪽으로 계속 가다보면 지구의 지붕이라 불리는 티벳이 있었지요?
중국 영공을 빠져나와, 미얀마 영공에 진입합니다.
여기저기 커다란 구름들이 보이기는 하지만, 지난쪽에서 봤던 악성기류를 동반한 구름은 아니구요.
비행기 아래 낮게 깔린 구름.
비를 뿌리는지 여기저기서 번개가 치네요.
미얀마 내륙에서의 짧은 비행을 마치고, 방글라데시로 진입 인도양으로 접어드는 관문도시인 치타공(Chittagong) 상공을 통과합니다.
방글라데시를 지나, 본격적으로 인도 동부 해안선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기 위해 인도 상공으로 진입합니다.
아래쪽에 큼직큼직한 농장들이 보입니다.
항로가 90도(!)로 꺾이는 구간인 콜카타 (캘커타) 상공을 통과하구요.
큰 반경을 그리며 선회중입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인도 동부 해안선을 타고 내려가는 항로에 진입하구요.
해안선을 타고 내려가면 곧이어 몰디브라고는 하지만, 전체 비행거리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길이인 만큼 그 거리가 만만치 않죠.
서쪽으로는 인도~.
동쪽으로는 바다 (뱅골만)입니다~.
왠지 시원해보이는 푸른 바다~.
그리고 왠지 가는데마다 따라오는 것 같은 비구름=_=..
상당히 긴 구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왼쪽은 바다, 오른쪽은 육지인고로 심심하지 않게 내려가고 있습니다.
비자야와다쪽에서 잠깐 육지랑 멀어지고, 바로 첸나이 상공을 통과하게 됩니다~.
첸나이 일대를 지나가구요~.
역시나 구름 아래로 커다란 농장들이 많이 보입니다.
...구름들도 왠지 많아보이네요=_=;
첸나이와 트리반드룸 사이의 구간은 이렇게 육지 위를 통과하는 구간입니다.
아래 스리랑카 상공으로 지나가는 것 보다 이게 빠르기도 하구요~.
트리반드룸을 통과하면 슬슬 몰디브인근입니다~.
TVM (트리반드룸) VOR이 ND에 보입니다.
이제 육지를 벗어나 아라비아해 상공에 진입하게 되구요.
곧이어 항공기는 인도 상공을 벗어나 바다위에 진입하였습니다.
아라비아해에 진입하면, 몰디브까지는 금방입니다.
NODOL fix 뒤로 하강지점이 잡혀있네요.
몰디브 근처에는 참조할만한 항행시설이 VOR밖에 없기도 하고, FIX도 얼마 되지 않아 최초 하강지점을
몰디브 VOR로부터 방위각 13도, 거리는 33nm위치에 임의의 FIX를 찍고, 해당 FIX의 도달고도를 6500ft로 설정하였습니다.
하강하기 전, 목적지인 몰디브 공항 정보를 다시한번 확인하구요~.
몰디브 말레공항은 어찌보면 Princess Juliana공항보다 더 작은 공항인데, ILS설비가 되어있는 접근하기 편한 공항이죠~.
하강 완료지점 119nm 전방에서 6500ft로 하강을 시작합니다. (1133z)
목적지에 다 와가기도 하고~ 비행기 아래 푸른바다를 보니 괜히 어린아이처럼 설레네요~.
(
...얼른 도착해서 놀 생각이 한가득...이라는 건 비밀이지만요=_=; )
첫번째 하강고도에 도달하기 전, 금일 몰디브공항 사용 활주로를 알려줍니다.
활주로는 ILS가 장착된 RWY36이고, 남쪽에서 북쪽으로 접근하는 방식인지라, 공항을 지나 남쪽으로 쭉 내려간 다음,
U턴하여 공항에 접근하게 됩니다.
왠지 아열대지방과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가을구름이네요~.
에메랄드빛 산호초 바다!!!
당장이라도 바다에 뛰어들고 싶지만...
워낙에 맥주병인지라 그냥 뛰어들었다가는 다음날 9시 뉴스에 나오겠지요=_=;
어찌됐건~ 꽤 많이 내려왔는지, 저 위쪽으로 목적지인 몰디브공항이 보입니다.
섬 하나가 전부 공항이구요~.
...공항도 되게 작아요=_=;
쭉~ 내려와서 다시 공항에 접근하기 위해 선회를 시작합니다.
파이널 구간으로 진입하는 도중 LOC, G/S를 ARM 시켜놓구요.
LOC, G/S 모두 캡쳐하였습니다.
저~ 멀리 흐릿하게 활주로가 보이네요~.
속도에 맞춰 플랩도 내려주구요.
바퀴도 내려줍니다.
저녁시간이라서 그런지, 슬슬 안개가 몰려오는 분위기구요.
활주로도 잘 보이고, 특별한 문제도 없고, 바로 착륙합니다.
다만.. 측풍이 강한관계로... (어째 KAWA의 Airbus들은 측풍이 조금이라도 강하게 불면 사정없이 밀려가지구요=_=; )
나머지 구간은 오토파일럿을 풀고 수동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활주로 위로 사뿐~히 날아들구요~.
쿵~.
터치하자마자 ARM 시켜놓았던 스포일러가 전개됩니다.
Thrust Reverse.
비행기 뒤로 왠지 시골 버스터미널 분위기의 몰디브 공항 청사가 보입니다~.
생긴건 저래도 국제공항이죠+_+
(...뭐 공주님 공항터미널은, 이번에 신청사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저거보다 더 작았으니까요=_=; )
섬위에 만든 공항이라서인지, 공항 규모도 크지 않고, 별도의 유도로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활주로 끝에서 항공기를 돌려, 다시 되돌아 나가는 방식이구요.
(...U턴 공간 엄청 좁네요=_=;; 잔디밭에 바퀴 빠뜨릴뻔 했습니다=_=; )
주기할 스팟은 G2.
접근중인 비행기도 없고, 느긋하니 굴러갑니다.
플랩 접고, APU 켜주구요.
TWY B를 통해 G2 스팟으로 들어갑니다.
계류장 면적이 굉장히 좁아서, 스팟 하나하나에 전용유도로가 연결되어있습니다=_=;;;
조그마한 비행기들이라면 모를까, 이런 여객기의 경우 계류장 내에서 옆 스팟으로 이동하는게 힘들정도지요.
꾸물꾸물 들어와서 정지합니다~.
...정지선 마킹...이런거 없구요=_=;
Fuel Cutoff.
도착시간은 현지시간 오후 5시 14분.
예정보다 46분 일찍 도착하였고, 비행시간은 8시간 44분입니다~.
Welcome to Maldives >_<
승객 하기를 위해 스텝이 붙습니다.
취항공항도 아닌데, 어떻게 KAWA GSE들이 있을 수 있냐구요~?
...KAWA는 이녀석들을 화물칸에 싣고다닌답니다=_=;; (의불)
하기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왠지 몰디브에서의 여행을 기대하는 표정들이었습니다.
승객 하기도 끝났겠다, 저도 짐 챙겨서 터미널로 갈려고 하니 부기장이 잡습니다.
이동네... 비행기 오래 못세워두니 빨리 빼야된다고 하네요=_=;;;;
...그럼 그 이야기는... 퀵턴?!
퀵턴이라는 이야기는 못들었는데 말이죠..ㅜ.ㅜ;
알고보니 갈때는 승객 태우고 가고, 돌아올때는 페리...
다음에 몰디브갈때는 페리... 몰디브 도착해서 돌아오는편은 승객 탑승...
...이런식이었습니다=_=...
왠지 몰디브라고 해서 2박 3일 푹 쉬다와야지~ 하던 저의 꿈은 산산히 날아가버리고,
몰디브행 전세기 조종실 뒤에서 눈물을 흘리며 튜브에 바람 불어넣고 있는 조종사가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한 30분정도 지나니까 서쪽 하늘로 해가 뉘엿뉘엿 저무네요.
붉게(?) 물든 저녁노을을 보며 한숨만 푹푹 쉬고 있습니다. ㅜ.ㅜ;;;
(저녁시간에 비행기들 내려온다고 급유가 끝나는대로 출발하라고 하네요=_=; )
8시간 44분간의 비행 수고하셨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