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새해를 맞은지도 벌써 두달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새해에 계획하셨던 일들은 잘 진행되어 가시는지요.
* * *
일전에 포르토 프랭스에 구호물자 전달 일지 이후로 오랜만에 쓰는 일지 같습니다.
왠지 전에 비해 일지 올리는 양이 확 줄어든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요.
이번에는 가볍게 몸을 푸는 차원으로 인천발 오키나와행 비행편에 지원을 해보았습니다.
날도 제법 따뜻해지고 며칠간의 봄비가 내리면 이제 본격적인 봄이 시작될 듯 합니다.
한겨울에 비해 많이 따뜻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늦겨울.
막바지 추위를 피해 따뜻한 남쪽나라(?)로 가는 비행기에 타게되었구요.
이번 오키나와행 비행에 투입될 항공기는 바로 앞 111번 게이트에 있는 A330-300이 되겠습니다~.
약 2시간 15분 정도의 짧은(?)구간이긴 하지만, 비행하는 도중 서비스 할 음료 및 간식거리를 적재하고 있구요.
비행에 앞서 언제나 그래왔던 것 처럼 외부점검을 시작합니다~.
외부점검을 방해하는 컨테이너 리프트와 캐터링 트럭입니다=_=;;;;
어쨌거나 노즈기어부터 점검 시작하구요~.
2번 엔진도 살펴봅니다.
윙렛과 꼬리날개도 이상없구요~.
마지막으로 메인기어까지 체크한 후, 조종실로 들어가 본격적인 비행준비를 시작합니다~.
오키나와 나하공항까지 비행할 경로를 FMC에 작성합니다.
비행거리는 약 737nm, 연료는 왕복연료를 주입하였구요.
출발은 SOT 1B절차에 의거하여 항로에 진입하게 됩니다.
금일 오키나와까지 비행할 비행경로입니다~.
오전 9시 20분 인천공항을 출발하여, 목적지인 나하공항에는 오전 11시 35분 도착할 예정이구요.
순항고도는 FL400. 오키나와까지 가는데 이렇게 까지 높이 올라가본건 처음인듯 하네요~.
오키나와까지 가는 경로상에 특별히 기류가 좋지 않다든지 하는 요소는 없다고 합니다.
나하공항 주변에 구름이 끼어있기는 하지만, 현재 인천처럼 안개가 끼어있다든지 하지는 않다고 하구요.
나름 편안한 비행이 될 듯 합니다.
그럼 보딩을 시작합니다~.
승객 탑승 및, 화물 적재가 한창입니다~.
뒷문에 붙여놓은 스텝과 지상요원 수송차량이 아직까지 그대로 있네요~.
어디론가 떠나는(?) enFly A340-600~.
...그러고보니 오늘따라 A346이 되게 짧아보입니다=_=
출발시간이 다가오고~, 화물적재가 끝났는지 카고도어를 닫습니다.
노즈기어에는 후방견인을 위해 토잉카가 붙어있구요~.
보딩브릿지 이현 완료~.
오전 9시 20분 정시에 출발합니다~.
금일 인천공항 이착륙 활주로는 RWY 33L/R, 34라고 합니다.
저희 항공기가 이륙을 배정받은 활주로는 RWY 33L~. 기수를 동쪽으로 돌립니다.
후방견인하는 도중 엔진 시동 및 이륙플랩 세팅해놓구요.
후방견인을 마친 토잉카가 노즈기어에서 분리됩니다.
지상활주해도 좋다는 지상요원의 사인을 받고 출력을 올려 활주로로 향합니다~.
Ramp Out~.
저 뒤로 우글우글 몰려있는 대한항공 항공기가 보이네요~.
지상활주하는 도중, 홍콩을 향해 이륙하는 캐세이 A330과도 만나구요.
활주로 앞이 나름 널널했던지라, Hold없이 바로 라인업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륙 전 점검한번 해주구요~.
뿌연 하늘을 향해~ Rotate~.
Gear up~.
안개가 끼었다고는 하지만, 가까이 있는 구름이 보이는 걸로 보아 그리 심한 안개는 아닌 듯 합니다.
...하지만 왠지 그 구름의 양이 점점 많아지는 기분이 듭니다=_=;
안개층을 뚫고 나오자 구름들이 반겨줍니다~.
왠지 구름 사이즈들이 심상치 않은걸요=_=;;;;
Oops=_=....
오늘 유럽행 비행기 안탄게 다행이라 느껴질 정도로 구름이 많습니다=_=;;;;
서해바다쪽을 가득 메워버린 구름들~.
내륙쪽은 어느정도 덜하긴 하지만, 왠지 곧있으면 저 구름들이 내륙쪽으로 우르르 몰려올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아.. 그러고보니 돌아올때 쯤이면 상황이 엄청 안좋아져있는거 아닐려나요=_=;; )
가는도중 연료체크도 해주구요~.
아아... 새로 바뀐 FIX이름들... 적응안됩니다=_=;;;
충청도 근방쯤 내려오자 슬슬~ 구름이 걷히기 시작하네요~.
전주 인근에서 순항고도인 FL400에 도달합니다~.
비행기가 가벼워서인지 의외로 금방 올라왔네요~.
...라고는 하지만 측풍이 세서 기름 많이먹을듯 싶네요=_=;
정신없이 달리다보니, 어느새 해남 일대가 눈에 들어옵니다~.
남해바다 상공에 진입, 제주도를 지나면 본격적으로 바다만 보며 달려야되지요~.
제주도 찍고, 항로 분기점에서 동쪽 항로에 진입한 후 계속해서 남쪽으로 향합니다.
구름들이 점점 줄어들고있다~ 라는 느낌이 드네요~.
여기저기 듬성듬성 널려있습니다~.
Sky Clear =_=~.
저 푸른 바다만 보며 달리기를 수 분째.
ND에 어느새 하강지점이 표시됩니다.
최초 도달고도인 3300ft까지 하강하게 되구요.
현재 나하공항 사용활주로는 RWY18. 로컬라이저 접근 활주로입니다~.
(...도착할때까지 런웨이 체인지가 안되면... 말 그대로 롱파이널 잡고 들어가도 되는 매우매우 편한 코스죠.)
바다위를 달릴때는 보이지도 않다가, 육지가 가까워지자 구름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냅니다.
잠시 후~ 오키나와 어프로치 관제영역에 진입하게 됩니다~.
한참을 내려가는 도중, 결국 나하공항 이착륙 활주로 바꼈다는 연락을 받고, 바뀐 활주로 접근절차를 FMC에 입력합니다.
왠지 들어갔다가는 객실이 초토화 될 것 같은 구름 사이즈입니다.
나하공항을 오버플라잉하구요~.
(NHC vor을 기준으로 티어드롭턴으로 접근, ILS Approach하게 됩니다.)
공항 남쪽으로 쭈~욱 내려갑니다~.
그리고 진행방향을 바꿔 다시 북쪽으로 기수를 돌리구요~.
선회가 끝날무렵 로컬라이저 캡쳐~.
내려가는동안 G/S까지 캡쳐하고, 어느정도 감속 후 Gear Down해줍니다~.
Runway Insight~.
공항에 접근하는 다른 항공기도 없고, 현재 활주로도 깨끗하게 비워진 상태입니다~.
쿵~.
(....왠지 터치다운 직전에 오른쪽으로 밀려버렸습니다=_=;; )
스포일러 올라가고, Thrust Reverse~.
감속하구요~. ...제동거리를 길게잡고 조금 널널하게 감속했더니 국내선 청사까지 굴러와버렸습니다=_=;
내린건 A330인데, 활주거리는 B744급....이네요=_=;;;
어찌됐건 활주로 비워주구요~.
언제봐도 으리으리한 국내선 청사+_+
무려 보딩브릿지도 설치되어있지요+_+
그에 비하면 엄~청 단촐한(!) 국제선 청사입니다=_=...
뭐 그럴만도 한게, 우리나라로 치면 제주도랑 비슷한 곳이니까요=_=;
여하튼, 화물청사 앞쪽 스팟인 42번 스팟으로 진입합니다.
마샬러 아저씨의 유도에 따라 접근하구요.
Stop~.
Fuel Cutoff 하자 스텝이 붙습니다.
승객 수송을 위해 램프버스도 달려오구요~.
전에는 일반 저상램프버스만 두대 오더니, 이번에는 굴절버스만 두대가 왔습니다.
도착시간은 예정보다 6분 빠른 오전 11시 29분이구요~.
승객 하기도 끝난 듯 싶고, 다시 돌아갈 준비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외부점검 한번 해주고 올라가서 인천공항까지 돌아갈 항로를 넣어줘야지요~.
2시간 9분간의 비행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