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들어 처음으로 장거리 비행에 배정되었습니다.
왠지 서쪽으로 가는거라면 좋겠지만, 심심한 야간비행이 걸려버렸습니다...
런던 히드로발 인천행 KA316편의 비행을 맡게 되었구요.
밤에 출발하는지라, 경치구경은 물건너가고, 왠지 도착할때까지 심심한 비행이 될 듯 합니다.
그럼 준비하고 비행기로 가볼까요?
인천까지 비행할 KA316편이 주기해있는 321번 게이트.
비행에는 B74-400이 투입되구요.
지상에서는 장거리 비행을 위한 준비가 한창입니다.
조종실에 짐 풀어놓고, 외부점검하러 나옵니다.
쌀쌀한 공기가 온몸을 에워싸네요.
앞바퀴부터 둘러봅니다~.
10시간동안 고생해줄 엔진도 점검해주구요.
비행기 뒤로, 중절모 모양의 관제탑이 눈에 들어옵니다~.
RH Wing 점검을 마치고 꼬리쪽으로 걸어갈 즈음 해서, 눈이 쏟아집니다.
날도 추운데 눈까지 내리면, 출발 전에 날개쪽에 눈 한번 치우고 가야될듯 합니다.
아직 기내 정리가 안끝났나봅니다.
청소차량이 붙어있네요.
펌프차는 왼쪽날개에 붙어 열심히 연료를 주입하고 있습니다.
85%정도의 연료를 채우고 가는지라 급유시간이 오래걸리나봅니다.
점검 끝내고 후다닥 들어갑니다.
(저 아저씨는 안추우려나요..ㅜ.ㅜ; 아까부터 저 자세로 계속 서있던데 말이죠..ㅜ.ㅜ; )
히터가 빵빵하게 들어오는 따뜻한 기내로 들어옵니다.
오랜만에 보는 B747 조종실입니다~.
(
블루라인 조종사 주제에, 맨날 핑크라인 A333만 몰고다녀서 그런지 B744의 조종실이 새롭게 느껴지는걸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입력합니다~.
RTE는 4페이지, FIX는 STAR구간을 제외하고 85개가 입력되어있습니다.
FMC에 입력한 항로가 ND에 표시되구요.
MCP도 세팅해줍니다.
...그러고보니 동쪽은 홀수고도인데 West Bound순항고도를 배정해주네요.
(....뭐 올라가면서 다시 인가해주겠지요=_=; )
트림은 FMC에서 지시한대로 6.0으로 설정합니다~.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비행할 경로입니다.
우리 항공기는 런던에서 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에 출발하여, 목적지인 인천공항에는 현지시간 오전 11시 20분 도착할 예정입니다.
총 비행거리는 4963nm, 예상 비행시간은 약 8시간 50분 가량 소요될 예정이며,
첫 순항고도는 FL350, 러시아 공역에 진입할때, 러시아쪽 순항고도 체계에 맞춰 FL364로 변경, FL397까지 스텝한 후,
몽골에서 중국으로 넘어갈 때, 가능하면 FL411까지, 불가능하면, FL391로 순항고도를 재 조정하고,
중국에서 인천컨트롤로 넘어갈 때는 이미 하강중인 관계로, 별도로 순항고도 조정을 하지 않겠습니다.
연료는 30만 파운드를 적재하였구요.
이륙 전, 제빙작업도 해야되고, 제빙작업으로 인해 트래픽이 몰릴경우 출발이 지연될 수 있습니다.
출발 시간이 다 되고, 조업차량이 하나 둘 철수합니다.
노즈에는 토잉카가 달라붙어있구요.
보딩브릿지 이현~.
GPU분리 전, APU START해주구요.
게이트에서 바로 디아이싱 해버린다고 하니, 느긋하니 기다립니다.
한창 동체에 쌓인 눈들을 치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약오르게시리... 디아이싱이 끝남과 동시에 눈도 그칩니다.
어찌됐건 후방견인합니다~.
후방견인하는 동안, 엔진시동해도 좋다는 사인이 들어오고, 1/4->2/3엔진 순으로 엔진 시동합니다.
항공기가 무거운 관계로 FMC에 설정한대로, 플랩은 20도 까지 내려주구요.
후방견인 완료, 토잉카 분리하구요.
노즈라이트를 켬과 동시에 다시 쏟아지는 눈...=_=...
진행신호(!)가 들어오고, 출력을 올려 활주로로 향합니다.
금일 이륙할 활주로는 RWY 9R입니다~.
바로 옆이니까 금방갈 수 있을듯 합니다~.
신나게 와이퍼질 하면서 지상활주하구요~.
아직 눈이 쌓인건 아니니까, 바퀴에 체인 안감아도 되겠지요=_=~?
....어차피 뜰려면 한참 걸릴 것 같으니 내려가서 체인 감고올까요=_=....
이쪽 유도로에 6대, 반대쪽에 2대... 새치기하려고 뽀짝대는 브리티쉬 A320까지 합하면, 이륙은 9번째입니다~.
자기네 동네라며, 카와같은 마이너 항공사 따위는 우습게 제치고 들어오는 브리티쉬 A320.
확 뒤에서 덮칠수도 없구요..ㅜ.ㅜ
그나저나... 카와만 큰비행기고 나머지는 전부 소형기종들이네요~.
어쨌거나, 이제 한대만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드디어 출발합니다~.
멋지게 롤링 TO할랬더니만~ 라인업/홀드하라고 하네요..ㅜ.ㅜ
이륙허가가 떨어지고 출력을 올려서 가속합니다~.
활주로에 벌써부터 눈이 쌓이네요.
Rotate~.
....눈 한번 무진장 쏟아지네요.. 와이퍼질 해도 앞이 안보입니다~.
그리고 얼마만큼 상승하자 또 다시 눈이 그쳤습니다.
(이거 약올리는거 맞죠?)
여하튼 SID 수행중입니다~.
가속해감에 따라 플랩도 하나씩 접구요~.
왠지 이륙하기도 전에 너무 힘을 썼더니만, 벌써부터 피곤해지네요...ㅜ.ㅜ;
밤이라서 밖은 보이지도 않고...
멀둥멀둥 계기판만 보고갑니다.
결국 순항고도를 FL350으로 변경신청하구요.
(....관제사가 시켰다고 하더라도 역주행 하다가, 영국 상공에서 불꽃놀이 하기는 싫으니까요=_=; )
1차 순항고도인 FL350에 도달하고, 복잡한 유럽상공을 유유히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교신량이 하도 많다보니, 우리 비행기 부르는 것도 못알아먹을 정도랄까요=_=;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끼어드는 교신때문에 정신차리고 있지 않으면, 중간에 새치기 당할수도 있겠습니다=_=;
구름끼인 발트해 상공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사실 아래쪽에 조명이 없으니, 네비게이션이 없으면 아래가 바다인지 땅인지 알수가 없달까요=_=
유럽도 거의 다 빠져나왔습니다.
이제 잠시 후, 러시아 상공에 진입하게 되구요.
센터탱크 연료를 모두 사용했는지, 연료펌프off 메시지가 뜨네요~.
센터 연료펌프를 off시키고, 남아있는 연료는 Main 2번 탱크로 옮겨집니다~.
음.. 그리고 잠시 후, 러시아 상공에 진입하게 되구요.
순항고도를 FL364로 변경하려 하는데, 그 고도까지 상승할 수 있는지 FMC를 통해 MAX ALT를 확인합니다.
FL377이 MAX니까 FL364로 상승이 가능하겠네요~.
LIMAK fix에서 FL364까지 상승합니다~. (2001z)
다음 스텝크라임 고도를 FL410으로 세팅해놓습니다~.
약 4시간 50분 후에 스텝크라임 할 수 있다고 나오네요.
뭐 다음 스텝크라임 고도는 FL397인 고로, 저 시간보다 훨씬 전에 상승하게 되겠지만요.
오늘따라 기류도 얌전하네요.
날도 어둑어둑하고, 공기는 따뜻하고... 슬슬 졸음이 쏟아지려고 합니다.
VOLOGDA 관제공역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제 한 1/3정도 왔으려나요~.
가면서 틈틈히 연료체크도 해주구요~.
인천 도착시간이 3시 59분... 현지시간으로 치면 12시 59분인데, 이거 1시간 지연인걸요=_=;;;;
SYKTYVKAR 공역에서 만난, 인천발 프랑크푸르트행 대한항공 8391편입니다.
FL363이라......
어째 우리 비행기랑 순항고도가 비슷하다.. 라고 생각되는건 기분탓이려나요?
SURGUT 공역을 지나갑니다~. 이제 절반정도 왔네요~.
사진도 못찍고, 죽어라 조종실 사진만 찍어대고 있습니다.
곧 출발지로부터 2500nm 떨어져있는 KUPON fix를 지나가구요.
그리고 첫 고도변경 한지 3시간 50분 후, 국제표준시 23시 52분에 FL397로 스텝크라임합니다~.
평소같으면 난기류 투성이었을 시베리아 항로가 오늘따라 무척이나 얌전합니다.
2차 스텝크라임 완료~.
이제 몽골상공까지 쭈~욱 FL397로 비행합니다~.
....그리고 한참 잘 날아가고 있는데, 하늘에 뭔가 이상한게 나타났습니다.
북위 56도인데... 오로라....라니요=_=;;;;;;
...지구 온난화(!)로 인한 지구 자전축의 이동결과 이려나요=_=;
어쨌거나, 중위도에서 오로라를 보기는 처음입니다=_=;;;
대충 저 위치구요. KRASNOYRSK공역입니다~.
뭔가 아스트랄한 기분이 들지만요.
일단 눈앞에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지나갑니다.
그리고 뜨지 않을 것만 같았던(!) 아침해가 떠오릅니다~.
Oops...=_=....
눈부십니다.
연료체크~.
얼마 후에, Fuel X Feed 끊어줘야겠네요~.
바이칼호수의 아침입니다~.
정말이지 이렇게 화창한 시베리아를 보는것도 무척 오랜만인듯 싶습니다.
온통 하얀빛깔의 대지~.
그 하얀색이 아침햇살 색깔로 물들어버립니다~.
간간히 구름이 몰려나오기는 하지만, 조금 지나면 다시 사라지구요.
몽골상공에 진입.
역시나 시베리아와 마찬가지로 눈덮힌 평원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시간되었습니다~. (응?)
하는김에 상승 가능고도도 알아놓구요.
FL423까지니까, 마지막 순항고도인 FL411까지 상승 가능하겠네요~.
Fuel X Feed 끊어줍니다~.
중국과 몽골의 국경에 있는 fix인 POLHO fix에서 이번 비행 마지막 고도인 FL411로 스텝크라임 합니다. (0211z)
Fuel Flow...문제없구요.
문제는 역시 도착시간이로군요=_=... (아니... 어차피 스케줄상의 시간표대로는 절대 도착할 수 없었을지두요=_=;;; 8시간 50분으로 잡아놨으니;; )
베이징과도 가까워지고, 목적지인 인천공항과의 거리도 많이 가까워졌습니다.
새하얀 논바닥(!), 새하얀 비행기(!)
발트해 이후로, 계속 대륙 상공을 비행하다가, 다시 만난 서해바다입니다.
서해바다 상공에 진입하였구요.
이제 슬슬 도착준비를 해야겠지요~?
T/D지점은 DONVO fix와 AGAVO fix사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저 fix들 사이에서 고도전환이 이루어져야하는데, 어차피 하강해버리니, 별도의 고도변경 없이 계속 진행하구요.
하강은 0330z, AGAVO fix 전방 22nm지점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T/D지점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Initial DES ALT인 7000ft를 MCP에 세팅하구요.
크~은 선회반경으로 돌면서 하강을 시작합니다~.
한참 내려가다보니 ATC에서 오늘 사용활주로를 알려줍니다.
RWY 15L/R, 16을 사용한다고 하구요.
저희는 RWY 16을 배정받았습니다.
왠지 1만피트 이하로 내려오니, 안개가 비행기를 반겨줍니다.
그러고보니 최근들어 Real Weather 적용한 인천공항... 날씨 좋은적이 없었지요?
최종 접근속도 찍어주구요~.
플랩 30도에 140노트로 접근합니다~.
파이널 구간이 짧은관계로 미리미리 감속해주구요~.
LOC Capture~.
G/S Alive~.
Gear Down~.
...안그래도 평소에 시정 안좋은 공항이었는데, 오늘은 미니멈 시점이 다 되서야 활주로가 보이네요.
쿵~.
Thrust Reverse~.
신나게 감속합니다~.
그러고보니 오늘따라, 이륙하려고 굴러오는 비행기들도 안보이구요.
뭔가 되게 썰렁한걸요~.
뒤따라오는 항공기도 없고... 이륙하는 항공기도 없고~
여유있게 감속하고 TWY N3로 빠져나갑니다.
플랩/스포일러 원위치 해주구요~.
오토브레이크도 off해줍니다.
Landing/Strobe Light off
APU Start~.
...그냥 가까운데 아무데나 들어가고 싶지만, 꼭 124번 스팟으로 들어가야만 한다고 합니다.
시키는대로 해야죠..ㅜ.ㅜ;
124번 스팟에 정렬합니다~.
STOP~.
Set Parking Brake~.
전원이 APU로 전환되었는지 확인 후에, Fuel Cutoff~.
도착시간은 현지시간으로 오후 1시 5분, 예정보다 약 1시간 45분 지연되어 들어왔습니다.
총 비행시간은 10시간 25분이구요.
멀리도 날아왔습니다~.
폼사인 하구요~.
승객 하기를 위해서 브릿지가 접현됩니다~.
또 어디론가 비행할 예정인지 오자마자 기내식을 공급받네요.
화물칸에서는 화물 하역작업이 한창이구요.
승객 하기가 완료되고, 저희들도 조종실 밖으로 나갑니다~.
아아... 런던이나 인천이나 추운건 마찬가지로군요.
...그냥 다음에는 따뜻한(?) 대양주쪽 비행에나 지원해야겠습니다..ㅜ.ㅜ
비행기를 버려두고(!) OC로 들어가서 사인하고 퇴근입니다~.
10시간 25분간
계기판만 보며 비행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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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월 7일)은 KAWA가 태어난지 8년 되는날이랍니다 >_<
많이많이 축하해주세요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