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여행 이야기

집에가기 참 힘들었던 하루

반쪽날개 2009. 1. 24. 00:17

지인분과 함께 간만에 시내 외곽투어(?)를 해보자 하고 화순역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집에서 버스를 타고 광주지하철 학동역에서 만나기로 하였는데,
1. 눈만오면 배차간격이 살인적으로 길어지는 점
2. 거기까지 버스를 갈아타야하는데, 역시 갈아탈 버스도 안온다는 점
3. 하필 그 버스가 광주의 중심지인 금남로를 경유한다는 점
4. 오늘 금남로 교통량 폭주라는 점

이 네가지 조건이 제대로 충족되는 덕에 버스안에서 삐질대다가, 결국 금남로 5가역에서 하차,
바로 지하철로 들어가서 학동역까지 이동합니다.
지인분은 저의 도착 예정시간이 너무 늦어지자 먼저 화순역으로 이동하셨구요.

학동역에서 눈보라를 맞으며=_=.... 버스를 기다리는데 얼마를 기다렸을까요~.
저 멀리 아까 내렸던 버스가 다가옵니다=_=...... (아놔=_=; )

어찌됐건 거기서 능주역 가는 버스를 타고... (화순역가는 버스가 시간이 되도 안오더라구요.)
화순역 뒷골목(?)에서 하차, 경전선과 화순선이 분기되는 지점에 있는 벽라건널목에서 지인분과 합류하게 됩니다.

60분 지연도착....이 되버렸...습니다..ㅜ.ㅜ;;;





원래 예정대로 도착하였다면 이녀석은 못찍었을겁니다=_=;
목포(14:55)발 순천(18:16)행 무궁화호 제 1972열차.
화순역에서 저희가 타기로 했던 순천(14:50)발 목포(18:08)행 무궁화호 제 1973열차와 교행했기 때문이지요.

저 앞에서 서광주역으로 삐질거리며(?) 출발하는 1973열차의 뒷모습을 보며... 대략난감해 하고 있었지요=_=.

오늘도 어김없이 7000호대가 견인합니다.





요즘 대차는 하얀색이냐구요~?
그럴리가요~.

발전차 뒷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사진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뭐 저때의 상황을 글로써 설명드리자면~ 역시 누군가가 블리자드를 시전한 것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꽁꽁 얼어붙은 동태가 되서 도착한 화순역.
역 앞 가게에서 컵라면을 사고, 역 대합실에 마련된 정수기에서 따뜻한 물을 받아 끓여먹으며 몸을 녹이구요.





다음차는.. 오후 7시...=_=;;;
3시간을 더 기다려야됩니다=_=~. (안습의 경전선=_=; )

마침 오늘부터 설연휴 임시열차가 운행한다고 하네요.
다행히도 그 사이에 열차가 있다고 해서 6시 9분에 도착하는 순천발 호남선 경유 용산행 임시 무궁화호 제 4416열차를 타게 됩니다.
순천역을 16시 25분 출발하여, 종착역인 용산역에는 22시 47분 도착하는 열차죠.

대합실에는 그 열차를 타려는 승객들이 기다리고 있었구요.





따뜻한 대합실에서 바라본, 냉동실 플랫폼.
저 유리 한장이 천국(?)과 지옥(!)을 구분짓는 경계선 역할을 하고있는듯 했습니다.





열차 출발까지 한 2시간남짓 남았던지라 밖으로 나와 화순역 주변을 배회(?)합니다.
능주/보성/순천역 방면을 바라보고 한컷.

왼쪽의 신호기는 화순선방면 신호, 오른쪽의 신호기는 경전본선 신호기로, 사진 왼쪽에 보시면 오르막 선로가 보이는데
그 선로가 화순 탄광과 연결된 화순선 선로입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석탄차들이 왔다갔다 하죠.





화순역 플랫폼과 연결된 건널목, 그리고 다음역인 앵남/남평/서광주역 방면입니다.
화순역을 출발하면 열차는 본격적으로 무등산 등반(?)을 시작하죠.





레일과 자갈 위에 소복히 쌓인 눈~.





긴 기다림 끝에 열차 탑승시간이 되고, 플랫폼으로 나와 4416열차를 맞이합니다.
18시 9분 화순역을 출발해 장성역에는 18시 51분 도착할 예정입니다.

원래대로라면 서광주에서 내려야겠지만, 괜시리 장성까지 가보고싶어졌달까요?
돌아오는건 장성역 앞에서 버스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외부가 조금 괴상하다~ 했더니만 아니나 다를까 대수선...=_=...
그래도 뭐 2x3은 아니니까요. (아쉽게도(?) 임시열차의 단골손님인 2x3객차는 편성되지 않았습니다~.)
1, 4호차가 디자인 리미트 객차구요.

따뜻한 객실에서 뭉기적 대면서 장성까지 이동.
18시 51분 도착이어야하지만, 약 2분정도 늦은 18시 53분 도착.

밖으로 나갈려고 하는데, 호남 하행플랫폼에 이미 출발한줄 알았던 용산(14:45)발 목포(20:05)행 무궁화호 제 1407열차가
아직 들어오지 않았는지, 승객들이 플랫폼에서 열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앗싸~ 하며 그 열차를 이용... 뭐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좌석발권 불가...였습니다=_=





카페객차에 가서 송정리까지 이동할까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결국 3호차 방송실 옆 입석칸에서 송정리로 이동합니다.

눈보라 몰아치는... 입석칸에서=_=~ 한컷입니다.
2호차는 객차간 문짝없이 쇠사슬로 되어있네요.





19시 7분에 송정리역에 도착~. (약 3분정도 지연되었습니다~.)
원래 송정리역 플랫폼은 빨간색이죠~.
언제부터 하얀색으로 바뀐걸까요=_=;;;

호남선과 연결된 광주의 관문역인 송정리역. 그 덕에 열차내 대부분의 승객들은 송정리역에서 하차하고,
이제 열차는 다음역인 나주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아까 경전선을 타고가면서 공항앞 고가도로를 보니 길이 얼어서 차가 못올라가는것도 있었고,
도로가 결빙되서 교통 체증이 장난아니었던지라... 버스가 아닌 기차로 집까지 가기로 합니다.

마침 19시 22분 목포(18:15)발 광주(19:41)행 무궁화호 제 1984열차가 있었으니까요.





도로사정을 안 몇몇 사람들은 버스를 포기하고 열차를 이용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덕분에 어지간하면 송정리역에서는 승객이 탑승하지 않는데 오늘은 이용객이 어느정도 있었지요.





송정리역에서 극락강역까지는 9분 거리죠.
19시 22분 출발, 19시 31분 극락강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앞서 지나간 대전(16:10)발 광주(18:58)행 무궁화호 제 1463열차에서 사람이 내리지 않은건지,
아니면 그 사이에 다시 눈이 쌓인건지 플랫폼이 온통 하얀색입니다. 발자국도 없구요.

역무원분들도 눈이 이렇게 빨리 쌓일줄 모르셨나봅니다. 마지막 열차가 오기까지 어느정도 여유가 있는데,
내리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플랫폼의 눈을 쓸어내고계셨습니다.





사진찍다보니 사람들은 어느새 역을 빠져나가고 있었고, 1호차쪽에서 내린 사람들만이 역사로 걸어가고 있습니다.





극락강역 대피선 위에도 눈이 쌓여있네요.
저 눈~ 잠시 후 들어올 새마을호 제 1115열차와 KTX 제 516열차의 교행때 전부 치워지겠지요.
새마을호가 대피선으로 들어가니까요.





한순간 분주했던 극락강역.
열차에서 내린 사람들이 남긴 발자국만이 그 분주했던 순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렇게 집까지 걸어갑니다~.
이동네는 도로에 차 보기가 힘드네요=_=;





그럴만도 한게... 도로가 꽁꽁 얼어붙고 그 위에 또 눈이 쌓여서 미끌미끌 했으니까요.
차들이 다닌다 해도 서행으로 다닐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도로색=흰색...이 되버린 도로입니다=_=;;;

결국 이렇게 열차시간이 잘 맞아서 집까지 나름대로 빨리 올 수 있었습니다.
장성에서 1407열차나, 송정리역에서 1984열차를 못탔더라면~...
저는 『아직도 집에 오고있는 중』이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