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여행 이야기

머리식힐땐 기차여행이 최고죠~.

반쪽날개 2008. 12. 6. 22:14
근 며칠간 이어진 작업으로 인해, 머리도 식힐겸 무작정 밖으로 나왔습니다.
가장 먼저오는 버스를 타고 생각해보자 하고 집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송정리역 방면의 송정29번 버스가 먼저 도착하길래 잡아타고 역으로 향합니다.

목포를 갈까~ 서울을 갈까~ 대전을 갈까~ 생각을 했는데...
목포는 너무 자주갔다왔고, 서울은 조금 부담스럽고... 대전은 돌아오는 차편문제로 그냥 적당히 익산이나 가자 하고
익산행 무궁화호 (1408열차) 승차권을 발권합니다.

어제 눈이 많이왔다고는 하지만, 이미 고속도로는 제설작업이 끝났고 차들도 잘 달린다는데,
사람들은 기차역으로 많이 몰리는 분위기였습니다. 상행선 열차들 잔여석이 많으면 한자리 대부분은 매진이었으니까요.

제가 탈 열차는 15시 21분에 도착할 예정이지만 약 2분정도 지연되었다고 하네요.
바깥이 춥기도 하니 역 대합실에서 적당히 시간을 보낸 후, 플랫폼으로 나갑니다.





송정리역 8번홈 이후로 아직 눈이 녹지 않고 쌓여있는 모습입니다.
아무래도 저녁이 되감에 따라 8번홈에 햇빛이 비추고, 그때문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8번홈쪽으로 사람들이 몰려있습니다.





열차 진입방송이 나오자 하나 둘, 7번홈쪽으로 다가갑니다.





당연히~ 전기기관차가 견인해올줄 알았는데, 예상은 제대로 빗나가고, 디젤기관차가 견인해 들어옵니다.
처음에는 통과하는 화물열차인줄 알았지요.

오늘 1408열차는 7237호 디젤기관차가 견인하였습니다.
제 자리는 2호차 36석. 문이 열리고 2호차에 승차합니다. 객차는 나뭇결 후기형 (객차번호 12497호)이었구요.





송정리역에서 승객을 태운 열차는 북으로 향합니다.
어제 눈이 내렸다는 것을 증명하듯, 역을 빠져나가자 마자 눈덮힌 논이며 산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시가지 일대는 제설작업이 끝난 후라서 이렇게 눈이 쌓여있는 모습을 보기는 힘들지요.

대설경보가 내렸다고는 하지만, 막상 광주에는 그리 많은 눈은 내리지 않았지요.
하지만 바로 옆동네인 영광이나 함평은 그와는 비교될 정도로 눈이 많이왔습니다.





눈덮힌 내장산과, 백양사역 일대 마을을 지나갑니다.
겨울 정취가 물씬 풍기는 풍경이랄까요~.





단풍이 다 지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산에는, 밤새 쌓인 눈이 그대로 노출되어 보입니다.
하늘에서 저 모습을 보면 한마디로 말해 끝내주죠~.





정읍역으로 향하다보면 어느새 내장산 끝자락을 보게됩니다.
이제 이 산을 지나고 나면, 당분간 큰 산을 보기 힘들지요.





가을 수확이 끝난 논 위에 쌓인 눈~.
세상은 온통 하얀색입니다.





드넓은 호남평야를 지나 익산역에 거의 도착해갑니다.
동쪽이 아닌 서쪽으로는 지평선이 보일정도로 날씨가 맑았지요.

안타깝게도 사람들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렌즈를 돌릴정도로 얼굴에 철판을 깐게 아닌고로... 제가 앉은쪽만 찍습니다.
아직 4시 30분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하늘은 노을빛으로 물들어갑니다.
그러고보니 곧 동지죠?





1시간 13분을 달려 익산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익산역에서 기관사분들의 교대가 이루어지구요.

이곳까지 열차를 끌고온 기관차입니다.





한동안 타는 승객과 내리는 승객이 뒤엉켜 복잡한 익산역 플랫폼도, 열차 출발시간이 임박해짐에 따라 다시 한산해진 모습입니다.
열차시간에 늦어 달려오는 승객들을 태우느라 차장님이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시더라구요.





용산발 장항선 경유 익산행 새마을호.
이제 행선지를 돌려 다시 장항선을 거쳐 용산역으로 올라갈 준비를 합니다.

기관차 아래쪽은 선로위의 눈을 다 긁어왔는지 커다란 눈덩어리가 뭉쳐있습니다.





이제 내려갈 열차를 발권할 차례지요~.
사실 1425열차를 탈까... 하다가 사람들이 은근히 많이 타길래, 조금 편하게 가려고 다음열차인 1463열차를 발권합니다.

지인분께 요청해서 이 전편으로 운행한 1462열차의 편성을 조회해본 결과, 아쉽게도 유선형 객차가 아닌 일반 객차편성이었습니다.
1, 4호차는 클래식, 2, 3호차는 2x3대수선 객차이고 저는 3호차에 배정되었습니다.

열차 출발까지 어느정도 여유가 있어 근처 편의점에서 기차안에서 먹을 간단한 간식거리도 사구요.





1번홈에는 익산발 여수행 통근형 무궁화호 제 1537열차가 출발대기중입니다.
대부분의 통근형 무궁화호가 3량 감축운행하는 반면, 저 열차는 아직도 4량 객차로 운행중이었구요.
(물론 광주-대전구간의 146x열차들도 4량 객차로 운행합니다.)





하늘은 점점 어두워져가고, 서쪽하늘은 붉은 노을빛으로 물듭니다.
날씨가 맑고 어제 눈까지와서 하늘이 깨끗한지라 노을도 굉장히 선명했지요.





17시 29분 출발하는 1463열차를 타고 광주역으로 향합니다.
극락강으로 갈까 했는데, 간만에 광주역까지 가보고싶어 그냥 광주역까지 가는표로 발권,
좌석은 3호차 34석이지만, 이 열차의 특성상 자리가 많이 남는관계로 멀~찍히 떨어진 1호차 맨 뒷좌석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이미 어둠이 내려앉은 선로위를 열심히 달려 김제역으로 향합니다.





저 멀리 구름만 깔려있지 않았다면 더 멋졌을 듯 했지만, 나름대로 이 풍경도 볼만했달까요?
언제나 그렇듯, 눈으로 본 것 처럼 멋지게 나오진 않았지만요.

노을은 예전에 남양주갈때 이천쪽에서 봤던 노을이 최고였습니다~.
구름한점없는 하늘에 불타오르는 것 같은 색깔의 저녁하늘이었달까요~?





신태인역에 정차한 열차.
상행 유치선쪽에 세워진 화물열차 사이로 저녁노을빛이 새어나옵니다.





왠일로 1호차에 사람이 많네요~.
평소같으면 2, 3호차에 약간 있고 1호차쪽은 공기수송이었지만요.

익산역에 내려서 산 간식거리를 먹으며 바깥경치를 구경합니다.
역시 군것질을 빼놓은 기차여행은 상상할 수 없달까요?





오늘 무작정 떠난 여행의 종지부를 찍기 직전입니다.
광주역 4번홈에 진입중이구요.

왼쪽에 빼꼼하게 보이는 무궁화호 객차는 바로 앞에 갔던 1425열차입니다.

지금은 한산하지만, 바로 옆 3번홈에는 잠시 후, KTX 제 511열차가 들어올 예정이지요.





날도 춥고, 후다닥 대합실로 들어옵니다.
일단 광주역 정면 사진한번 찍구요. 다시 대합실로 들어가 광주역 육교로 올라갑니다.





광주역 육교에서 바라본 4번홈.
마침 3번홈에 KTX가 도착했는지 수많은 사람들이 하차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방금 제가 타고온 열차에서 내린 승객수랑은 비교되는 모습이네요=_=;;

길~고 긴 광주역 육교를 지나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집에가는 버스를 잡아타고 집으로 향하는 것으로 오늘 짧은 여행(?)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