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아시아 항공 ATR72 추락사고로 본 프롭기에 대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

 

 

한국날짜로 2015년 2월 4일 오전 11시 54분 경,

대만 타이베이 송산(松山) 발 진먼(金門)행 트랜스아시아 항공 (부흥(復興)항공/푸싱항공/TransAsia Airways) GE 235편 ATR72-600 (ATR72-212A) 항공기가,

이륙한지 5분만에 타이베이 외곽 지룽(基隆)천에 추락하였습니다.

(위 사진은 이번 사고기체인 ATR72-600 항공기입니다. 등록번호 B-22816)

 

이번에 추락한 ATR72-600 항공기는 2014년에 도입되어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은 신형 기체이자,

ATR사의 ATR72 중에서도 상용화된지 몇 년 되지 않은 최신 기체에 속합니다.

 

(트랜스아시아 항공은 대만 국적의 항공사로, 비행기 보유대수로만 따지면 대만에서 세번째로 큰 항공사입니다.)

 

 

 

 

 

위 궤적은 항공기 블랙박스에서 추출하거나 관제기관에서 제공한 자료가 아니며, 항공기 경로/고도/속도가 실제와 다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아래 분석 글은 추후 발표될 항공사고 조사기관의 입장과 다를 수 있으며,
정식 분석절차를 거치거나 신뢰도 높은 관련 근거자료를 통하지 않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임을 알려드립니다.

 

 

GE 235편 항공기의 비행 궤적입니다.

현지시간으로 10시 50분 (한국시간 11시 50분)에 송산공항 10번 활주로를 이륙해 정상적으로 비행을 하는듯 했으나,

갑자기 수직속도가 줄어든다 싶더니 고도와 속도를 동시에 잃고 결국 추락하였습니다.

 

ATR72의 경우 착륙시에도 비행기 속도가 100kts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걸로 알고 있는데, 10시 53분 이후 데이터를 보면 100kts 이하로 떨어진 상태이고,

낮은 속도로 인해 실속(Stall)에 걸리고 비행기가 갑자기 왼쪽으로 뒤집힌걸로 볼 때 아마 스핀(Spin)으로 이어지거나 엔진간 추력 비대칭 상황이 심해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실속이나 스핀 상태에서 자세를 회복하려면 일정 고도 이상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이를 회복할만큼 높은 고도가 아니었던 탓에, 속수무책으로 추락 할 수 밖에 없었을테구요.

 

 

 

 

 

비행기 출발 궤적도 뭔가 좀 이상합니다.

 

위 자료는, 타이베이 송산 공항 10번 활주로 출항 절차입니다.

목적지인 진먼은 출발 공항으로 부터 남서쪽에 위치해있고, 해당 공항으로 가기 위한 항로는 W6 항로 뿐입니다.

 

이륙 후 기수를 120도로 꺾어 2,500ft까지 상승하고, 이후 255도로 우선회하여 MUCHA fix로 향하는 경로와,

이륙 후 기수를 100도로 꺾어 SITZE fix를 통과하고 4,500ft 까지 상승한 후 247도로 우선회하는 경로가 있는데,

GE 235편의 이륙 궤적은 위 경로와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위 자료는 평소 GE235편의 출항 루트(파랑)와 사고기의 출항 루트(노랑)를 한 곳에 표시해놓은 것입니다.

항공기 속도 및 고도가 정상적인 상황과는 조금 다르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1

 

 

 

 

 

#.2

 

 

 

 

 

#.3

 

 

 

 

 

#.4

 

 

 

 

 

#.5

 

이 항공기의 탑승객은 총 58명으로 (승객 53명과 승무원 5명),

이 사고로 인해 현재 12명이 사망했고 수십명이 부상하여 인근 병원에서 치료 중인데, 안타깝게도 사망자 수가 계속 늘고 있다고 합니다.

사고 과정에서 발생한 실종자를 찾는 작업도 계속 진행 중이라 하구요.

 

항공기가 바다에 추락한게 아닌 만큼 블랙박스는 사고 직후 회수하였다고 합니다.

 

 

 

 

 

추락할 당시 항공기 상태입니다.

딱봐도 비행기의 자세가 정상이 아니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1번 엔진 (왼쪽 날개 엔진)이 정지된 것 처럼 보이는데, 항공기가 추락하기 전 관제탑에 엔진 고장 상황임을 알려왔던 만큼,

이번 사고의 주된 원인이 엔진 결함에 있지 않느냐 하는 의견도 있습니다.

 

다발 엔진 항공기의 경우 비행 도중 한쪽 엔진이 꺼지게 되면 꺼진 엔진 쪽 방향으로 항공기가 기울게 되는데,

이 상황에서 Air Speed가 Vmca (Minimum Control Speed in the Air / 공중에서 항공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최저 속도) 이하로 떨어지면,

위 영상처럼 비행기가 한쪽으로 뒤집히는 등의 통제불능 상태에 빠져 사고로 이어지게 됩니다.

 

 

항공기는 6층 건물 높이의 고가도로인 환둥(環東)대로와 충돌한 후, 도로 옆 지룽(基隆)천으로 곤두박질 쳤고, 추락한 곳이 하천이었던 탓에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항공기 좌측 날개가 교량에 충돌함과 동시에 다리 위를 달리던 택시를 충격하였고, 이로 인해 택시에 타고 있던 운전자와 승객이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위 사진은 영상 속에 등장한 택시의 사고 후 모습입니다.

 

 

 

 

 

:: HD 영상 ::

 

 

 

 

 

:: 일반 영상 ::

 

인근 도로를 달리던 차량의 블랙박스에 찍힌 항공기 추락 당시 영상입니다.

저 영상을 처음 보았을 때, 영화의 한장면을 보는건가 싶을 정도로 믿기 힘든 모습이었습니다.

 

 

 

 

 

지난 2014년 7월 23일,

같은 항공사의 가오슝(高雄)발 마공(馬公)행  ATR72-500 (ATR72-212A) GE222편 항공기가 추락한지 채 1년도 못돼 동일 기종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위 사진은 당시 사고기체인 ATR72-500 항공기입니다. 등록번호 B-22810)

 

 

작년부터 유독 전 세계적으로 항공사고가 자주 발생하는데, 잦은 항공 사고로 인해 교통 수단 중 가장 안전하다는 항공기의 이미지가 무색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고가 발생하지 않는게 가장 좋긴 하지만, 최근 발생한 항공사고들을 통해 경각심을 갖고 항공 안전에 더욱 신경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Aerospacial ATR72-600 Flight Deck

 

 

이번에 추락한 ATR72-600 항공기는, 지난 2011년 프랑스 Aerospacial 사에서 발표한 70인승 규모의 터보프롭 항공기로,

국내에서는 현 티웨이항공의 전신인 한성항공에서 ATR72-500을 운용하였던 적이 있고,

곧 출범할 유스카이 항공도 처음에는 40인승 규모의 ATR42를 도입하려 했다가 지금은 50인승 규모의 CRJ-200으로 기종을 변경한 상태입니다.

(ATR72-212A, 500, 600 시리즈는 모두 동일한 ATR72-212A의 파생형으로, 옵션 여부에 따라 -212A, 500, 600 등으로 분류됩니다.)

 

ATR72-600은, PW127M 엔진을 장착, 이륙 추력이 5%증가하였고, 디지털 계기 도입 및 정교한 PBN (Performance Based Navigation / 성능기반항행)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70인승 규모의 ATR72나 40인승 규모의 ATR42, 그리고 한 때 제주항공에서 운용했던 70인승 규모의 봄바르디어 Dash-8 Q400 등의 터보프롭 여객기들은,

제트엔진 여객기에 비해 높은 연비를 자랑함과 동시에 단거리 국내/국제 노선에 적합합니다.

실제로 유럽을 비롯한 미주, 동남아, 일본 등지에서는, 이런 터보프롭 여객기들이 항공 노선의 모세혈관 역할을 독톡히 수행 중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국내의 경우, 프롭기는 안전하지 못한 구식 비행기라는 인식이 팽배한데다, LCC 운영 초기단계에서 발생한 잦은 사고, 그리고 이를 빌미로한 언론 플레이,

국내선-국제선간 항공기 로테이션의 번거로움 및 기종 단일화 등의 이유로 터보프롭 여객기를 모두 매각해버린 탓에,

지금은 국내에서 터보프롭 여객기를 운용하는 항공사는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를 제외하곤 전무한 상태입니다.

 

어찌보면 우리나라 같이 좁은 땅덩이를 가진 나라에서는 B737과 같은 제트엔진 여객기보단 터보프롭 항공기가 더 효율적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제주 노선이며 일부 대도시 노선은 터보프롭 항공기로 수요를 감당 할 수 없지만요.)

 

국내 대도시들은 다들 고속열차가 들어가고있어 내륙지방에서의 항공교통 경쟁력은 육상교통에 밀리지만,

이는 서울-지방 노선에 한정되는 탓에, 지방의 대도시를 연결하는 노선을 신설하고 이 노선에 소규모 터보프롭 항공기를 투입한다면,

교통편의도 제공함과 동시에 항공기를 운용하는 부담도 일반 제트 여객기에 비해 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지방과 지방을 오가는 수요가 서울-지방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고,

항공사 입장에서는 기종이 추가됨에 따른 인력/장비 유지에 대한 비용부담으로 인해 이를 꺼리고 있긴 하지만요.

 

 

 

 

 

원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이게 아닌데 잡설이 너무 길었네요.

 

이번에 추락한 항공기의 원형인 ATR72-212A는, 대부분의 국내 항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B737NG와 제조년도가 같고 (1997년),

사고기인 ATR72-600은 상업운항을 시작한지 이제 4년차에 접어든 신형 기체입니다.

특히, 한성항공이나 제주항공에서 운용했던 ATR72-500, Q400은 터보프롭 여객기의 대명사라 불릴 정도로 많은 항공사에서 애용하고 있는 좋은 비행기이기도 하구요.

 

프로펠러 여객기 사고가 발생하면, 프로펠러 기체가 달려있는걸 보니 보나마나 구식 기체일테고 구식 기체를 굴리니 사고가 날 수 밖에 없지... 라는 말을 꼭 듣는데,

실제 사고 기체들을 보면 정말 구형 기체가 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프로펠러가 달린 여객기가 전부 구식 비행기는 아니라는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터보프롭엔진과 제트엔진은 작동 구조가 거의 동일하고, 단지 프로펠러가 달렸는지 아니면 팬 블레이드가 달렸는지의 차이점 밖에 없습니다.)

아울러 저가항공사라고 해서 안전까지 저렴한건 더더욱 아니구요.

 

 

항공기는 교통수단 중 가장 안전하다고 하지만, 사고가 발생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만큼 안전에 더 신경 쓸 수 밖에 없습니다.

아직 이번 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이 발표된건 아니지만, 조금만 더 안전에 신경 썼더라면 사고를 막지 않았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드네요.

 

아무쪼록 이번 사고가 잘 수습되고, 앞으로 이런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료 출처 : 구글이미지 / Airliners.net / 유투브

 

 

* * *

블랙박스 판독 결과

* * *

블랙박스 판독 결과, 이륙직후 2번 엔진이 문제를 일으켰는데, 조종사는 고장난 2번 엔진이 아닌 정상 작동하던 1번 엔진을 정지시켰고,

추락 1분 전에 실수를 인지하여 1번 엔진 재시동을 시도하였으나 재시동에 실패하여 추락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블랙박스에 기록된 시간대별 조종실 상황 및 기체 상태는 다음과 같습니다.

 

10:51:xx : 이륙허가
10:52:33 : 상승 및 출발관제소로 이양
10:52:38 : 이륙 후 37초가 지난 시점에서, 지상 1,200ft 통과 도중 우측엔진 (2번 엔진) 고장 경고 발생
10:52:43 : 좌측엔진 (1번 엔진) 출력을 낮춤
10:53:00 : 조종사들이 좌측 엔진 정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눔
10:53:06 : 우측엔진에 auto feather 기능 작동

                (feather : 공기 저항이 최소화 되도록 프로펠러 블레이드 각도(베타각)가 90도 수준으로 꺾이는데, 이 상태에서는 프로펠러가 돌아도 추진력을 만들어내지 못함)
10:53:12 : 첫번째 실속(Stall) 경보가 6초간 지속
10:53:19 : 조종사들이 좌측 엔진이 feather되었다고 함, 좌측엔진은 이미 정지된 상태이므로 엔진 재시동 결정
10:53:21 : 두번째 실속(Stall) 경보 발생
10:53:34 : 관제소에 Mayday! Mayday! Engine flame out! (메이데이! 메이데이! 엔진 정지!) 통보, 수차례 엔진 재시동을 시도했으나 실패
10:54:34 : 잠깐동안 주 경고 (Master Warning) 발생, 0.4초 후 레코딩 중단 (추락)

 

 

 

 

 

위 데이터는 블랙박스 기록 차트입니다.

 

위에서 두번째는 주 경고 (Master Warning) 발생 여부인데, 52분 27초 무렵 2번 엔진에 대한 경고가 들어왔고, 1번 엔진은 경고가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위에서 네번째 Beta는 프로펠러 블레이드 각도인데, 2번 엔진은 52분경 이미 90도로 꺾여 추력을 발생시키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위에서 여섯번째 PLA (Power Lever Angle)은 스로틀 레버인데, 고장난 2번 엔진 스로틀 레버는 그대로 둔 상태에서 멀정한 1번 엔진 스로틀 레버를 Down시켰습니다.

 

53분 31초 무렵의 1번 엔진에 대한 Fuel shut off와 Fuel Flow, NH를 보면 1번 엔진이 완전히 정지되었음을 알 수 있고,

양쪽 프로펠러 블레이드가 모두 90도로 꺾인 상태였던지라 속도 유지 및 가속이 불가능해, 비행기는 공중에 떠있기 위한 양력을 발생시킬 수단이 전혀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수차례에 걸친 1번 엔진 재시동 결과, 추락 직전에 1번 엔진 시동이 걸린걸로 보여집니다.

 

일반인이 봐도 사고 원인이 명백하게 파악될 정도인지라, 이번 사고는 조종사 과실로 결론 지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The Aviation Herald 뉴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CLA : Condition Lever Angle
PLA : Power Lever Angle
ITT : Inter Turbine Temperature
NP : Propeller speed
TQ : Torque
NL : Low pressure Turbine speed (N2)
NH : High pressure Turbine speed (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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