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이야기/기 차 사 진

경전선 화순역 출사

반쪽날개 2008. 1. 28. 20:47
1월 28일 월요일.
전부터 계획해놓았던 화순역 출사를 나가기로 하였습니다.

이번 출사에 나가는 분들은 기차여행카페 회원 두분, 그리고 저까지 총 세명.
그동안 광주 내에서만 출사를 다녔지, 이렇게 모여서 시외로 나가보기는 처음입니다.

한분과는 학동 증심사 입구역에서 합류,
저와 나머지 다른 한분은 동네 버스정류장에서 만나 출발합니다.

원래 갈때 기차를 탈까 했지만, 애매한 시간을 인해 갈때는 버스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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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2시에 출발하여 화순역에 도착한 시간은 1시 50분.
게다가 이동네 5일장이 열리는 날이라서 화순 시장은 그야말로 북새통.
덕분에 시간이 더 오래걸려버린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광주에서 화순역으로 가는 버스는 지원150번, 화순소속 200번 버스죠.
역 근처로 가는 버스는 조금 더 많구요.

저희는 150번 버스를 타고 화순역까지 갑니다. (150번 종점)
버스정류장 이름은, 초등학교 국어책에서 나올법한 역전'앞' 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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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한 화순역 역사를 생각하며 역사를 바라보니...
옛날의 그 화순역 역사가 아니었습니다.

하긴... 마지막으로 화순역 와본지도 꽤 오래되었으니 그 사이에 바뀌지 않은게
더 이상한걸지도 모르지요. 근 몇년만에 와본 화순역은 현대식 건물로 탈바꿈해있었습니다.
예전 화순역은 말 그대로 전형적인 시골역 분위기었는데 말이죠.
(극락강역보다 조금 더 컸던가...)

여하튼 역에 들어가서 돌아갈때 탈 열차인 16시 35분발 송정리행
무궁화호 1973열차 승차권을 미리 발권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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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자마자 대전 조차장발, 순천행 화물열차 제 3261열차가 들어옵니다.
예정보다 꽤 늦게 들어왔지요.

이 열차는 순천발 익산행 화물 제 3531열차와 교행하기 위해 잠시 대기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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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역 외곽의 예전에 소화물차가 섰을법한 곳에는 자갈차가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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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출사가기로 한, 화순역 앞 급커브로 가는 도중, 3531열차와 조우하게 됩니다.

무려 디젤기관차 중련편성이었구요.
(찍기는 찍었는데 이거 기관차 선두부와 후미부가 애매하게 잘려버린 덕에...=_=; )

그렇게 화순역에서 교행을 마친 3261열차는 목적지인 순천역을 향해 다시 가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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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널목에 서서 언제 올지도 모르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도중,
13시 44분 광주발 화순행 화물열차가 입환작업을 시작합니다.

화순역에서 서쪽, 그러니까 순천쪽을 바라보면 두개의 선로로 갈라지는데,
그중 오른쪽은 경전선 (순천, 보성방면) 그리고 왼쪽은, 화순 탄광과 연결되는 선로입니다.
화순군 동면에 위치한 복암역이 선로의 끝인데, 그 사이에 남화순역이 위치하고 있지요.

물론 여객취급은 전혀 하지 않는 말 그대로 화물 전용역입니다.

이 열차는 바로 그 복암역을 가기 위해 석탄차를 연결하는 작업을 하는거죠.

지상조업을 하는 분이 수동 선로변환기를 조작해 선로를 바꾸고, 기관차는 앞 뒤로 왔다갔다 하며
서로 다른 선로에 놓여있는 화차를 계속해서 연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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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기 앞까지 쭉~ 나왔다가 분기완료 신호를 받으면 다시 후진해서 화차를 연결하구요.

건널목이 두개로 나눠져있는데, 경전선쪽은 차단기가 있는 반면,
이쪽 건널목은 차단기는 커녕, 열차 진입 경고등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차가 멈춰있다고 멋모르고 건너다가 기차가 후진이라도 하면 꽤 위험하겠더라구요.
물론 입환작업시에는 안전요원이 지키고 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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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화차까지 연결했나봅니다.
...20량 이상의 화차가 연결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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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 분기기를 배경으로 한컷~.

군산의 페이퍼코리아선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장폐단으로 운행하는 기관차 앞에
안전요원 두분이 동승, 전방을 감시하게 됩니다.

사진을 찍고나니 어느새 두분이 탑승하셨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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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열차는 탄광을 향해 느릿느릿 움직입니다.
정말이지 화차가 건널목을 완전히 빠져나가는데까지는 한참 걸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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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들어가면 언제쯤이나 다시 돌아나올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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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한바탕 소란스러웠던 화순역도 잠시 조용해지고,
사람들이 한두명 플랫폼으로 나오나 싶더니, 어느새 용산발 서광주 경유 여수행
무궁화호 제 1441열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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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하차 인원도 별로 없고, 지연까지 있어서인지, 열차는 짧은 정차 후,
바로 다음역을 향해 출발합니다.

역시 여수행 열차 답게, 전량 새디자인 객차.
게다가 구도색 디젤기관차가 견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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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역 앞 400R 곡선을 달리는 열차
이 한장을 찍기 위해서 화순까지 왔습니다=_=....

이 열차가 지나가고, 1973열차 타기 전까지 지나가는 다음열차는 단 한대도 없지요.
날도 춥고... 때문에 몸도 덥힐 겸, 다시 화순 시장까지 가서 국밥한사발(?)
사먹기로 하고 시장으로 향합니다.

* * *

...단순히 흐리다고만 한 날씨.
하지만 왠걸요? 날은 쌀쌀한데다가 가끔씩 흩날리는 눈발.
거기다가 드넓은 논바닥까지.

한겨울 출사는 힘들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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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한그릇씩 사먹고 다시 화순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사실 광주와 그 인근에 위치한 역에는 하나씩 있는 5.18 민주항쟁사적비.

화순역도 어김없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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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역을 등지고 바라본 모습.
저 앞, 버스가 지나가는 곳이 버스 종점이구요.

화순역에서 저희가 탈 열차와 교행하는 순천행 1972열차에 타려는 사람들도
꽤 많았습니다. 좁은 대합실이 사람들로 북적거릴정도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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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해서 얼마 있지 않아, 개표가 시작되고, 지하도가 아닌, 건널목을 통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도중, 전에 입환작업을 끝내고 탄광으로 갔던 기관차가 다시 돌아나왔습니다.

저 화차에는 석탄이 가득 실려있겠지요?
(...특대 한대로 저걸 다 끌 수 있다는게 신기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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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역 여객용 플랫폼은, 경전선 진행경로에 맞게 역사로부터 가장 멀리 위치한
선로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서광주/송정리 방면을 바라보고 한장~.

오른쪽은 순천/부전행, 왼쪽은 목포/용산행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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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보면 쭉 뻗은 선로 같지만, 그것도 잠시...
곧 가파른 언덕길과 함께 커브를 만나게 됩니다. S자 커브도 수시로 볼 수 있죠.

아무래도 무등산을 외곽쪽으로 비켜가는 구조다보니, 그럴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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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역 플랫폼에 서식중인 소나무.
인공으로 만든 차양막보다는 오히려 이런 자연을 이용한 플랫폼이 보기도 좋겠지요.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이색적인 모습에 조금은 신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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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의 무궁화호가 지나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화물열차. 5231편으로 광주에 간다고 하지만,
저 많은 석탄을 가지고 광주에 갈리가 없겠지요=_=?
요즘들어 로지스가 바보가 된듯한 기분이 듭니다.

어찌됐건, 기관사님도 긴 대기시간이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으시며 기다리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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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순역 플랫폼 내 폴사인.
상태가 그리 좋은건 아니지요.

그리고 화순 이 전역인 앵남, 만수역의 경우, 더 이상 열차가 서지 않기도 합니다.
바로 남평역으로 가게 되죠. 2008년 1월 1일부로 무정차 간이역에서 이제 완전히 폐지되버린 역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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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순천방면을 바라보고 한장~.
오른쪽으로 뻗은 선로를 따라가면 오후에 저희들이 사진찍은 장소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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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들어온 무궁화호 제 1973열차.
예정대로라면 1972열차가 먼저 들어와야 정상이지만, 1973이 먼저 들어온다고 합니다.

물론 1972와 1973의 출발시간은 1분차이밖에 나지 않는 관계로 동시 개표가 이루어지구요.

1973열차는 7146호 디젤기관차가 견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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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곧이어 반대쪽 플랫폼으로 들어오는 무궁화호 제 1972열차.

기관차의 라이트가 1973열차 기관차 차체에 반사되어 비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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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량의 객차를 끌고가는 열차.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객차마다 좌석의 70% 정도가 비어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저희는 4호차에 자리를 잡았고, 3호차가 승객이 가장 많았습니다.

그리고 3호차는 클래식, 나머지는 전량 나뭇결 초기형 객차였지요.

발전차는 기관차 바로 앞에 달려있는 관계로, 1호차 뒤는 사진과 같이 뻥 뚫려있습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천천히 지나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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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평역 진입 직전에 위치하고 있는 제대로 된 S자 커브도 지나갑니다.
경전선에서 이런 구불구불한 커브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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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약 30분정도를 달려 목적지인 송정리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저희 열차는 5번 플랫폼에 진입하였고, 그때 7번홈에는 용산행 새마을호 제 1104열차가
이제 막 다음역을 향해 출발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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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표를 마치고...
송정리역 밖으로 나옵니다.

지하철역은 한참 시험운행중인지, 역 간판에 조명이 들어와있는 모습이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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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송정리역을 뒤로한 채, 오늘 짧막한 화순역 출사도 막을 내립니다.

날도 추운데 출사다녀오시느라 다들 고생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