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여행 이야기

목포 삼학도선(線)을 걷다

반쪽날개 2008. 9. 16. 01:56
딱히 정해진 목적지 없이 찾은 목포.
열차 출발시간까지 어느정도 여유도 있어서, 삼학도선(線)을 둘러보기로 하였습니다.

예전에 와본적은 있지만, 대부분은 이 근처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다른곳으로 이동해버린 탓에, 삼학선의 끝은 보지 못한 상태.

결국 오늘 삼학도선을 걸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삼학도선(線)은, 군산의 페이퍼코리아선(線)과 마찬가지로, 목포역에서 분기되어 목포외항까지 뻗어있는 화물 전용선입니다.
또한 열차의 통행량도 매우 뜸하기 때문에, 삼학도선 인근 주민이 아닌 타지사람들은
이곳에 열차가 지나가는지 조차 알기 힘든 그런 곳이기도 하지요.

목포역에서 분기된 삼학도선은 동명동-만호동에 걸쳐 이어져있으며, 주로 목포외항에서 컨테이너를 하역/적재하는 듯 합니다.
목포역에서 이곳까지는 걸어서 10분 남짓. 목포역 광장에서 호남선 선로 끝부분이 보이는 곳으로 걸어간 후,
거기서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바로 삼학도선을 볼 수 있습니다. 군산의 페이퍼코리아선보다 찾기가 더 쉬운편입니다.

* * *

그럼 본격적으로 삼학도선을 따라 걸어볼까요?



삼학도선의 모습입니다.
열차가 뜸한건지, 아예 다니지 않는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선로에는 녹이 슬어있습니다.

예전에 이 선로에 기차가 다니지 않는줄 알고, 선로에 바짝 붙여 주차해놓은 차 때문에,
기차가 지나가지 못했다 라는 일화가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일단, 목포역쪽의 모습입니다.
이렇게만 보면, 군산의 철길마을과 비슷한 분위기이지만, 그곳과는 뭔가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가 풍겨오죠.
게다가, 도로에서 목포역 구내로 들어가는 입구가 훤히 보일 정도이기도 하구요.





목포역쪽을 등지고 바라본 모습입니다.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처럼, 선로위에 고추를 말리거나 하는 모습은 없습니다.

근처 가게에서 밖에 내놓은 물건들도, 선로부분과 경계를 지어 침목위로 올려놓지 않은 모습도 눈에 띄구요.

마치, 열차가 지나갈 공간만을 만들어놓고, 그 이외의 공간에 여러가지 물건을 내놓은듯한 모습입니다.





하루에 한번 기차가 지나갈지 안지나갈지도 모르는 건널목에도 어김없이, 건널목 경보기는 설치되어있었습니다.





상가를 빠져나와 삼학도방면으로 계속 걸으면, 이렇게 잡초가 무성한 선로로 접어들게 됩니다.
이곳에서부터는 인도와 선로가 구분되어 있구요.

선로 앞쪽으로는 한국제분의 사일로가 눈에 들어오고, 삼학도선은 한국제분 정문을 가로질러 목포외항으로 향합니다.
상가쪽은 사람들이 선로쪽으로밖에 지나다닐 수 없어 잡초나 풀들이 없었다면, 이곳은 별도의 인도가 마련되어있는고로
사람들이 선로로 통행할 이유가 없어 이렇게 풀들이 무성한듯 싶었습니다.

그리고 이쪽으로 계속가면 길도 끊겨있어 인적이 뜸하기도 하구요.





한 15분정도 걸었을까요?
삼학도선의 끝부분인 목포외항에 도착하였습니다.

하지만 저 앞 하역장은 철조망으로 가로막혀있어,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있었습니다.

바로 앞 하역공간은, 석탄 하역장인지, 군데군데 석탄이 쌓여있었고, 그 하역장 바로 옆에는 큰 화물선이 적재작업중이었습니다.
눈치채셨겠지만, 이 바로 앞은 바다입니다~. 왼쪽에 건물같은건 화물선이구요.
분진이 바람에 날려 다른곳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열차 진입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는 그물이 쳐져있습니다.





하역장 안쪽으로 계속 이어져있는 삼학도선.
짧지만, 다른쪽으로의 회차선로도 마련되어있는 모습입니다.
보아하니 석탄도 운송할 수 있는듯 싶었지만, 왠지 주 화물은 저 앞에 보이는 컨테이너인듯 싶구요.

비교적 짧은 구간이라 금방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돌아가는길에, 잔뜩 흐렸던 하늘 사이로 햇살이 비칩니다.
목포역에서 목포터미널쪽으로의 시가지쪽에 비하면, 이곳은 무척 한산한 모습입니다.

물론 바로 옆에 있는 도로는 교통량이 꽤 많은편이구요.





분명, 인근 집들과 가까이 붙어있는 선로로 치면, 목포에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분위기는 잘 알려진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과는 조금 다르지만요.

이런 곳은, 외지인들이 보기에는 굉장히 신기하고 낯선 풍경임에는 틀림없지만,
이런 풍경이 당연하다는 듯이 살아가는 이곳 주민들도 있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이런 곳의 풍경을 담을 때, 이런 사진 찍어서 뭐에 쓸까? 라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지곤 합니다.
뭐 잡설이긴 하지만요.

여하튼 이렇게 짧은 분량의 삼학도선 답사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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