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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지름은 로지텍 레이싱 휠 G29로 시작했습니다

반쪽날개 2018. 1. 6. 21:20

 

2018년 무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8년 한해도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2018년을 맞이하여 셀프 선물(!)로 그간 계획만 잡아놓았던 레이싱 휠 교체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았습니다.

그동안 사용하던 드라이빙 포스 프로도 유로트럭2나 아메리칸 트럭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나

간헐적인 센터 축 흔들림 현상으로 인해 휠 교체를 계획하게 되었고

교체 대상으로 로지텍 G29와 트러스트마스터 T150을 비교 대상으로 선정, 두 제품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 후 구매단계로 들어가게 됩니다.

 

원래는 벨트+기어방식으로 구동되고 나름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트러스트마스터 T150을 구매하려 했고 실제로 구매까지 했으나

결제 후 알게 된 휠 거치 클램프 스크류 마모 문제나 클램프 조임 손잡이 파트의 강도 문제 때문에

판매자에게 사정을 설명한 후 물건을 수취 거부 형태로 판매자에게 돌려보내 반품하기로 협의하였고

반송 절차를 마친 후 결국 차선책이었던 로지텍 G29를 영입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이왕 G29를 선택한 김에 쉬프터까지 세트로 구매하였구요.

 

 

 

 

 

총알 택배(!) 시스템을 구축한 우리나라답게 구매한 다음 날 물건을 받아볼 수 있었고

그날 밤... 본격적으로 G29를 음미(!?)하기 시작합니다.

 

박스 크기가 크기인 만큼 휠 본체와 쉬프터가 각기 다른 박스에 담겨 배송되었는데,

크기 외에도 G25나 G27과 달리 쉬프터를 별도로 판매하는 이유 때문에 쉬프터 세트 상품으로 구매했음에도 두 개의 박스로 나눠서 배송한 듯 싶더랍니다.

 

 

 

 

 

다음날 일정 때문에 일단 자고 내용물은 다음에 확인하려 했지만, 방 한구석에서 굴러다니는 박스를 보고 있자니 역시 몸이 근질근질해서 안 되겠더랍니다.

광속으로(!) 박스를 열어 내용물을 꺼내고 이왕 꺼낸 김에 책상에 거치까지 해버렸습니다=_=...

(그리고... 트럭까지 몰아버린 탓에... 다음날 좀비가 되서 돌아다녀야 했습니다ㅜㅜ)

 

사실, 처음에 로지텍 G29가 아닌 트러스트마스터 T150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거치 환경 문제 때문이었는데,

책상 오른쪽 공간이 협소해 휠 본체와 쉬프터, 조이패드를 놓으면 여러모로 사용이 불편해 상대적으로 단출한 구성인 T150을 선택했었습니다.

하지만, T150 반품으로 인해 타협점(!)이 사라져버린 만큼, 결국 G29를 거치할 수 있도록 책상 구조 일부를 바꾸게 되었구요.

 

왼쪽은 휠 본체, 가운데는 쉬프터, 오른쪽은 조이패드입니다.

 

드라이빙 포스 프로를 쓸 당시부터

휠 본체에 제공되는 버튼만으로는 유로트럭2나 아메리칸 트럭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모두 감당할 수 없어 추가적으로 조이패드를 연결해서 사용하고 있으며,

G29로 갈아탄 이후에도 여전히 조이패드에 방향지시등, 시점전환, 리타더 등의 기능을 맵핑해서 휠과 함께 이용하고 있습니다.

 

 

 

 

 

유로트럭2나 아메리칸 트럭을 자동 변속 모드로 즐겨도 재미있으나, 역시 제대로 즐기려면 수동 변속 모드를 이용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했습니다.

면허도 1종 보통이고 실제로 스틱 차를 몰고 다닌 경험도 있어 스틱 차에 대한 로망(?)은 덜한 편이지만, (오히려 무릎 아파서 별로 안 끌리지만요=_=)

요새는 오토차만 모는 것도 있고 스틱 차를 몰아본 지 오래되다 보니 문득 게임에서나마 스틱 차를 몰아보고픈 생각이 들곤 하더랍니다.

 

마침 이번에 구매한 G29는 쉬프터 세트 제품인지라 유로트럭2나 아메리칸 트럭을 스틱으로 몰 수 있게 되었는데,

...이걸 왜 이제야 샀을까 싶을 정도로 재미있더라구요.

 

처음에는 클러치 감을 제대로 못 잡아 시동도 자주 꺼뜨리곤 했지만,

한 시간 정도 달리다 보니 어느 정도 감을 회복했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버벅거리지 않고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동 변속기로 몰았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주행 느낌에 이제 졸음운전은커녕 장거리 배송에 따른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겠더라구요.

...물론 신체 피로는 더 높아졌지만요. (이게 게임을 하는 건지... 노동을 하는 건지...=_=...)

 

 

 

 

 

물론, 로지텍 G29의 모든 부분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휠 돌릴 때 느낌이 톱니 기어 돌리는 느낌이고 소음도 벨트 방식에 비해 크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전에 사용하던 휠이 휠인 만큼 이 부분은 저에게는 해당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페달이 무겁고 방바닥이 마룻바닥인 만큼 페달을 밟으면 발판이 밀리는 문제가 있는데,

밀리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벽까지 밀리면 발판 케이블이 본체와 벽에 눌려 단선 위험성이 커진다는 것입니다.

 

케이블이 접혀 단선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대책을 모색하던 중 마침 장 보러 간 마트에서 차량용 도어 가드를 보게 되었는데,

이는 딱딱한 스펀지라 벽과 발판 사이에 스펀지를 넣으면 압력이 가해져도 스펀지 폭만큼의 공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어느 정도 신축성도 기대할 수 있어 벽을 향해 계속해서 가해지는 압력에 제품이 파손되는 문제를 막을 수도 있겠더랍니다.

차 문짝에도 하나씩 붙여줄 요량으로 여러 개가 들어있는 제품을 구매해 바로 테스트에 들어갑니다.

 

 

 

 

 

발판 뒤편이 곡면으로 되어있음에도 스펀지 특유의 신축성 덕분에 압력이 지속되는 동안에도 스펀지가 위로 튀어 올라오지 않고 제 역할을 해주더랍니다.

스펀지 폭 만큼 여유가 생긴 만큼 발판 케이블 단선 문제도 한시름 덜 수 있게 되었구요.

원래는 발판 아래에 미끄럼 방지 패드를 붙이려 했지만, 나름 다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도어 가드는 흔하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기도 하구요)

 

 

 

 

 

산 넘어 산이라고 발판 밀림 문제를 해결한 이후 또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으니, 이제 페달을 밟을 때 의자가 밀리기 시작합니다.

 

지금 사용 중인 의자는 많은 사람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바퀴 달린 책상의자로

드라이빙 포스 프로를 쓸 때는 페달 답력이 낮아 바퀴를 고정하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었지만,

G29는 페달 답력이 높아 페달을 밟으면 조금씩 뒤로 밀리고 특히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으면 거침없이(!) 밀리는 탓에

레이싱 휠을 이용할 때 고정식 의자인 식탁 의자로 교체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한두 번이지 휠 한번 돌리자고 매번 의자를 바꾸는 것은 번거롭기 그지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여기저기 알아보는데, 마침 인터넷에서 7~9,000원에 판매 중인 의자바퀴고정캡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를 이용하면 의자 바퀴가 고정되고 체중에 의해 의자가 눌려 페달을 밟아도 뒤로 밀릴 것 같지 않더랍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템(!)을 발견했으니 이제 구매만 하면 되는데, 마침 외출했다가 눈에 쏙 들어오는 물건을 발견하게 됩니다.

 

바로 유리병 뚜껑이 그것입니다.

유리병 뚜껑을 활용하면 인터넷에서 보았던 의자바퀴고정캡과 같은 원리로 바퀴를 고정할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실제로 유리병 뚜껑을 이용해 의자 바퀴를 고정해본 결과는 상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병뚜껑 특성상 표면이 매끄러워 잘 미끄러질 것 같았지만, 의자를 체중으로 누르고 있는 것도 있고 과도한 힘으로 페달을 미는 것도 아니라

두 발로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아도 미끄러지지 않고 잘 버티더라구요.

 

보통 책상용으로 사용하는 바퀴 달린 의자는 바퀴 지름이 50mm인데, 이번에 가져온 병뚜껑은 외경 60mm, 내경 56mm, 높이 9mm로

바퀴 아래 놓았을 때 살짝 유격이 있지만 이로 인한 큰 문제는 없었습니다.

 

 

 

 

 

로지텍 G29를 영입하기까지 다소 시행착오가 있기는 했지만, 결국 신경 쓰이던 문제를 다 해결한 만큼 이제부터는 편하게 트럭을 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키보드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으니 게임에 큰 투자는 하지 말자고 했지만,

게임패드, 중고 레이싱 휠을 거쳐 결국 새해 벽두(!)부터 큰 지름(!?)을 하게 되었습니다.

(따지고 보면 작년 말부터 한 달에 한 번씩 뭔가를 질렀네요... 그래픽카드... CPU... 등등=_=...)

 

게임을 위해 비싼 장난감을 지르는 게 어쩌면 낭비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지름 덕에 더 재미있고 몰입감 넘치는 게임을 할 수 있으면, 나아가 본인이 만족스러우면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어찌 됐건, 새 휠도 영입했겠다, 한동안 밤마다 유럽을 누비며 핸들을 돌릴 제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ㅜㅜ;;;

글을 쓰다 보니 뭔가 장황해져 버렸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

뱀 발

* * *

G29에 완전히 익숙해지기 전까지 한동안 동영상 일지는 못 올릴 것 같습니다.

수동기어 조작도 그렇지만, 페달 감이 드라이빙 포스 프로와 완전히 달라 제동이며 가속이 영 부드럽지 못하네요ㅜㅜ;;;

 

그나저나... 다음에는 SKRS를 지를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