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열에 이글거리는 광주공항과 RWY 22L로 뜨고 내리는 비행기들

 

꽃샘추위가 물러가고 완연한 봄 날씨에 접어든 3월 중순.

날이 제법 따뜻해져서인지 어느샌가 나무마다 곧 터질 것 같은 토실토실한 꽃눈을 매달고 있습니다.

 

 

대한항공의 김포-광주노선 단항을 일주일 앞둔 3월의 어느 휴일.

 

김포-광주노선에 스카이팀 도색의 대한항공 B737-800WL 기체가 투입된 것도 있고,

오랜만에 토마토(!) 티웨이항공 구경도 할 겸 겸사겸사 카메라를 들고 공항으로 향합니다.

 

 

 

 

 

대한만세님과 함께 공항으로 출발할 때까지만 해도 이날 광주공항의 이착륙 활주로가 04번인 줄 알고 여유 부리고 있었는데,

혹시나 해서 이착륙 활주로 방향을 알아보니 예상과 다르게 22번 활주로를 사용 중이었고,

목표로 하는 비행기가 어느새 항로를 빠져나와 22번 활주로 접근절차를 수행 중이었던지라 포인트까지 서둘러 이동합니다.

 

포인트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오늘의 목표물(!)인 김포(12:20)발 광주(13:10)행 대한항공 1305편 스카이팀 특별도색 B737-800WL (HL7568)이 내려옵니다.

(지열이 어찌나 심한지, 하늘에 떠 있는 비행기도 쭈글쭈글해 보이네요)

 

 

 

 

 

남서풍이 10노트 이상으로 불어오는지라 연신 휘청거리며 내려갑니다.

 

그나저나 바람이 강해서 지열이 많이 안 올라올 줄 알았는데 의외로 많이 올라오네요.

게다가 날씨는 좋았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원거리 풍경이 미묘하게 뿌옇기도 했구요.

 

 

 

 

 

조금 전에 내린 대한항공 1305편이 3번 스팟을 향해 지상활주하는 동안,

2번 스팟에 주기 되어있던 광주(13:15)발 제주(14:05)행 대한항공 1903편 B737-800WL (HL7786)이 이륙을 위해 활주로 위로 올라갑니다.

 

평상시에는 둑길 바로 앞쪽 활주로 (04R-22L)로 착륙하고 그보다 더 멀리 있는 쪽 활주로 (04L-22R)로 이륙하는지라,

멀찍이 떨어진 활주로에서 이륙하는 비행기를 잡기에는 지열이 너무 심해 그냥 눈으로만 구경하려 했으나...

이날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RWY 22L까지 굴러 나왔고, 덕분에 무척 오랜만에 RWY 22L로 이륙하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RWY 22로 이륙하면 RWY 04로 이륙할 때에 비해 이륙을 위한 준비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간혹 라인업 후에도 이륙준비 때문에 한참 동안 이륙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녀석도 라인업 할 때까지 이륙준비가 끝나지 않은 것인지 활주로 위에서 한참을 대기한 뒤에서야 이륙하였습니다.

 

 

 

 

 

:: 광주(13:50) → 김포(14:40) / KE1306 ::

 

대한항공 1903편이 이륙한 지 30분 남짓한 시간이 흐르고,

조금 전 대한항공 1305편을 달고 내려왔던 스카이팀 도색 B738WL이 다시 김포로 올라가기 위해 활주로 위로 올라옵니다.

앞서 출발한 대한항공 1903편과 마찬가지로 RWY 22L에 라인업 하구요.

 

 

이제 김포-광주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을 볼 날도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호남고속철도 개통 1주년을 딱 일주일 앞두고 대한항공의 김포-광주 노선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는데,

고속철 개통 이후 연신 할인 표를 풀어댔음에도 고속철에 빼앗긴 수요는 되돌아오지 않았고,

수요저하는 곧 적자로 이어져 노선 철수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대한항공이 김포-광주노선을 단항 한다 해도,

아시아나는 해당 노선을 계속 운항하기 때문에 해당 노선이 지금 당장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만약 대한항공에 이어 아시아나까지 김포-광주노선을 단항 하게 되면 그때는 김포-광주노선이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됩니다.

 

아시아나는 아직 김포-광주노선에 대한 단항을 확정 짓지는 않았지만,

현재 해당 노선에 대한 단항을 검토 중인 만큼, 아시아나도 조만간 김포-광주노선을 단항 시킬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되면 광주공항은 광주-제주노선만 남게 됩니다.

 

아울러, 사진 속의 대한항공 스카이팀 도색 B738WL은 김포-광주노선에 주로 투입되었던 녀석인 만큼,

대한항공이 김포-광주노선을 단항 하게 되면 광주에서 이 녀석을 보는 게 힘들어지겠지요.

그동안은 특별도색임에도 너무 흔해 제대로 된 대접(?)도 받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광주에서만큼은) 정말 귀한 녀석이 될지도 모릅니다.

 

 

 

 

 

대한항공 1306편이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주(13:05)발 광주(13:50)행 티웨이항공 906편 B737-800WL이 내려옵니다.

등록번호는 HL8235로, 원래는 흰둥이 토마토(!)였지만, 도색작업을 다시 한 것인지 여느 티웨이항공 항공기 도색과 같은 옷으로 갈아입었더랍니다.

 

이것으로 티웨이항공 항공기 도색은 1호기인 HL8232만 살짝 다르고 나머지는 전부 비슷하게 바뀌었습니다.

(HL8232만 등짝의 빨간 라인이 다른 항공기에 비해 덜 내려와 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항공기마다 도색이 조금씩 다른데, 그중 하나가 동체에 칠해진 항공사 이름 중 'a' 글씨의 굵기입니다.

이 글씨의 굵기는 예전에 도입한 항공기와 최근 도입한 항공기가 서로 다른데, HL8235는 최근에 재도색한 만큼 새로 도입한 항공기와 동일한 디자인이 적용되었고,

이 때문에 2호기임에도 'a' 글씨의 굵기가 예전에 도입한 항공기에 도색되어있는 것보다 더 가느다랗습니다.

 

개인적으로 예전의 글씨 굵기가 더 자연스럽고 마음에 들었는데, 새로 바뀐 글씨 굵기는 뭔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더라구요.

 

새로운 글씨 굵기가 아쉽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가독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글씨 굵기를 가늘게 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예전에 도입한 항공기들의 도색을 멀리서 보면 유독 a 글씨만 뭉쳐 보이는 게 가독성이 그리 좋지 않았거든요.

 

그 외에, 도색을 새로 한 김에 세차까지 한 것인지, 그동안 꼬질꼬질했던 동체가 유난히도 반짝거립니다.

 

 

 

 

 

바람에 연신 휘청거리며 내려온 것과 달리 안정적으로 착지합니다.

 

그나저나, 이날따라 고무 타는 냄새가 유난히 심하다 했더니... 이유가 있었네요=_=...

 

 

 

 

 

티웨이항공에 이어 이번에는 김포(13:30)발 광주(14:20)행 아시아나 8705편 A320-200이 내려옵니다.

이 녀석은 광주서 흔하게 보이는 HL7738이구요.

 

앞서 내린 티웨이항공이 약 15분가량 지연되고 이 녀석은 스케줄보다 살짝 일찍 내려온 덕에 오래 기다리지 않고 두 대를 볼 수 있었습니다.

 

티웨이항공은 2번, 이 녀석은 3번 스팟으로 들어갔구요.

 

 

 

 

 

:: 광주(14:30) → 제주(15:15) / TW907 ::

 

2번 스팟에 세워져 있던 티웨이항공이 다시 제주로 가기 위해 활주로로 굴러옵니다.

 

...원래 계획은 이 녀석이 착륙하는 모습만 보고 공항 출사를 끝내는 거였는데, 예상치 못했던 RWY 22L 이륙 모습을 보니 출사를 끝낼 수가 없겠더랍니다.

광주공항에서 RWY 22L로 이륙하는 모습을 보는 건 정말 힘들거든요.

 

 

 

 

 

:: KWJ(14:55) → GMP(15:45) / OZ8706 ::

 

제주행 티웨이항공 907편에 이어, 3번 스팟에 세워져 있던 김포행 아시아나 8706편도 굴러옵니다.

비행기 여러 대가 RWY 22L로 뜨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이, 다들 가던 길을 멈추고 둑길에 서서 이륙하는 비행기를 구경합니다.

 

 

 

 

 

아시아나 8706편이 출발하고 포인트에서 뒹굴거리다보니, 이번에는 제주(14:25)발 광주(15:10)행 아시아나 8144편이 내려옵니다.

등록번호는... 아마 다들 예상하셨을(?) HL8236이구요.

 

한두시간 전쯤, 광주공항 단골기체인 HL7767과 HL8236이 사이좋게 붙어서(!?) 제주로 내려가던데,

그중 HL8236이 광주노선에 투입되었고 HL7767은 다시 김포로 올라갔나 봅니다.

(...HL7767은 아마 이날 아침 첫 비행기로 왔다 갔을 겁니다=_=...)

 

 

 

 

 

광주에 들어오는 정기편 여객기 중 가장 큰 (가장 길쭉한) 녀석인 A321-200.

길이 때문인지 플레어 각도가 유난히도 위협적(!)입니다.

 

활주로를 빠져나간 이후 3번 스팟을 향해 지상활주 하구요.

 

 

 

 

 

아시아나 8144편이 내리면 비행기 이착륙이 한동안 뜸해집니다.

 

 

아시아나 8144편이 이륙할 때쯤 되니 제주(15:00)발 광주(15:45)행 대한항공 1906편 B737-900이 내려오네요.

등록번호는 HL7599로 거의 2년 만에 보는 녀석입니다.

 

 

최근 대한항공의 국내선 항공기 운용 패턴을 보면, 김포발 제주행 노선에 B737-900을 주로 투입하고,

나머지 지방노선에는 B737-800WL을 주로 투입하는지라, 예전만큼 B739를 보는 게 쉽지 않습니다.

 

광주도 예외는 아닌데, 언젠가도 말씀드렸듯이 한때는 엄~청 흔해서 지겨워했던 녀석이었지만,

요새는 한때 레어급 기체로 불렸던 B738WL이 흔해지고 B739가 귀해져, B739를 보려고 일부러 출사까지 나올 정도가 되었습니다.

(같은 편명이어도 평일에는 B738WL이 들어오다 보니, 일요일이 아니면 B739를 보는 게 힘들기도 하구요)

 

 

뭐, 스케줄 개편이 이루어지는 3월 26일 이후부터는, B739가 광주에 많이 투입된다고 하니 예전처럼 B739를 지겹게 볼 수 있을듯합니다.

그리고 대한항공의 김포-광주노선 단항을 조건으로 광주-제주노선 증편도 동시에 이루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B738WL과 B739를 골고루 볼 수 있게 되니, 비행기를 구경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더 좋아지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그때도 스카이팀 도색 B738WL이 자주 들어왔으면 좋겠는데요...)

 

 

 

 

 

저녁이 되자 바람이 더 심해지고...

바람에 연신 휘청거리며 내려와서인지 활주로에 짝다리로 터치한 후 한 번 살짝 떴다가 다시 내려가더라구요.

(사진은 1차 접지 후 다시 떠오르기 직전의 모습입니다)

 

처음 접지할 때는 연기가 많이 났지만, 두 번째 접지 때는 바퀴가 회전하고 있어서인지 연기가 거의 나지 않았습니다.

 

 

이후 3번 스팟에 세워져 있던 HL8236이

광주(15:45)발 제주(16:35)행 아시아나 8145편을 달고 RWY 22L로 이륙하는 모습을 찍기는 했으나 역광이 심해 사진이 까맣게 그을렸고,

이제 이 포인트에서는 역광 때문에 이륙하는 비행기를 잡는 게 힘들 것 같아,

모처럼 공항 앞에 있는 말미산에서 22번 활주로로 접근하는 비행기를 구경하기로 합니다.

 

 

 

 

 

말미산에 오르는 동안 1906편을 달고 왔던 B739가 1905편을 달고 다시 제주로 출발하는데, 이 녀석은 아시아나 8145편과 달리 RWY 22R로 이륙하더랍니다.

둑길에 있을 때 RWY 04쪽을 봐도 딱히 작업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는데, 무슨 일로 오후 내내 RWY 04L-22R를 폐쇄했는지 알 수가 없네요.

 

대한항공 1905편이 이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주(15:50)발 광주(16:35)행 아시아나 8146편 A320-200(HL7772)이,

그리고 제주(16:05)발 광주(16:50)행 티웨이항공 9910편 B737-800WL (HL8235)이 내려옵니다.

 

티웨이항공은, 일요일 한정으로 오후 늦게까지 제주-광주노선에 비행기를 띄우는데,

아무래도 일요일은 제주에서 나오는 승객이 많다 보니 이 승객들을 위해 한편을 추가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광주공항에 도착한 후 다시 저마다의 목적지로 가기 위해 비행기들이 하나둘 출발합니다.

먼저 아시아나는 제주로 되돌아가는 게 아니라 8708편을 달고 김포로 올라가고 (광주(17:05) → 김포(17:55)),

티웨이항공은 9911편을 달고 다시 제주로 내려간 후 (광주(17:20) → 제주(18:00)), 제주발 무안행 마지막 편으로 올라가게 됩니다.

 

 

말미산 정상에서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모습을 찍기는 했지만 300mm 렌즈로는 역부족이었고,

600mm급 렌즈는 돼야 제대로 잡을 수 있겠더랍니다.

 

비록 제대로 된 사진은 몇 장 건지지 못했지만,

근 7년 만에 올라온 말미산 정상에서 탁 트인 공항 일대를 내려다보니 기분 전환도 되고 좋더라구요.

 

 

* * *

 

 

평소 같으면 한두대 찍고 돌아왔을 광주공항 출사지만,

이날은 RWY 22L로 이착륙해준 덕에 평소에는 보기 힘든 모습을 본답시고 반나절 동안 포인트에서 버티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출사한 날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이었던지라 겨울보다 더 오랫동안 출사할 수 있었고,

그 덕에 광주공항에 취항하는 모든 항공사와 모든 항공기 기종을 구경할 수 있었네요.

 

비록 국내 공항 어디서든 흔히 볼 수 있는 녀석들 위주로 내려오는 조그마한 공항이지만,

역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비행기를 구경하러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는 게 동네(!) 공항의 매력이 아닌가 싶습니다.

 

반나절 동안 출사하시고 등산(!?)까지 하신 대한만세님 고생 많으셨고, 부족한 글 사진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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