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하늘 그리고 잿빛 비행기

 

뿌연 날씨의 휴일, intruder 님께 드릴 물건도 있고 해서 동네에서 intruder 님과 만난 김에, 모처럼 공항에 비행기 구경하러 다녀왔습니다.

 

신선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광주공항이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 전환하기에 비행기들이 뜨고 내리는 모습만한게 없는고로 공항에 도착해 비행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저 멀리 낯선 모양의 랜딩 라이트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실루엣을 보니 T 테일 항공기던데, 광주에 들어오는 여객기 중에는 T 테일 항공기가 없는 만큼 어떤 녀석일지 궁금해지더랍니다.

 

 

 

 

 

안개를 뚫고 내려온 비행기는 전혀 생각지 못 했던 C-17 글로브마스터였습니다+_+!

 

 

 

 

 

RWY 04R에 착륙 후 리버스를 돌리며 감속합니다.

 

광주공항에서 C-17을 본게 작년 봄이었으니, 이 녀석을 다시 본게 얼추 1년 6개월 만이네요.

 

 

 

 

 

이착륙 거리가 워낙 짧은 기체인 만큼 착륙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금방 멈춰섭니다.

TWY D를 살짝 지나쳐서 멈추길래 후진(!) 해서 TWY D로 들어갈줄 알았더니, 후진하지 않고 TWY E 쪽으로 느릿느릿 굴러옵니다.

 

 

 

 

 

이 녀석은 알래스카 엘멘도르프 기지 제3 작전단 소속 기체로, 1년 6개월 전에 광주에 왔던 녀석입니다.

광주행 전담 비행기가 돼버린 걸까요?

 

그나저나, 센터라인을 따라 내려가지 않고 활주로 좌측 편으로 비행기를 들이댑니다.

 

 

 

 

 

그리고 속도를 줄인다 싶더니 갑자기 U턴 합니다+_+!!!

 

 

 

 

 

정면에서 바라본 C-17입니다.

옆에서 볼 때도 뚱뚱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데, 정면에서 바라보니 안그래도 뚱뚱한 기체가 더 뚱뚱해 보입니다.

 

위아래로 길쭉한 네 개의 엔진도 잘 보이구요.

 

그나저나 C-17 메인기어가 세 개씩 두 줄이었네요.

그간 두 개씩 두 줄인 걸로 알고 있었거든요.

 

 

 

 

 

헤비급 기체가 50미터 폭의 활주로 위에서 한바퀴 도는 모습이 완전 신기하기만 합니다.

이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도 다들 길가에 차를 세워놓고 거대한 회색빛 기체가 활주로에서 U턴 하는 모습을 휴대폰에 담기 시작합니다.

 

 

 

 

 

U턴을 마친 후 다시 센터라인에 정렬합니다.

이 녀석이 U턴하는 사이에 이 녀석을 주기장까지 유도하기 위해 Follow me car가 비행기 앞쪽으로 다가가구요.

 

활주로 센터라인에 정렬한 후, Follow me car의 유도를 받으며 조금 전 착륙했던 방향으로 Taxi down합니다.

 

 

 

 

 

C-17이 착륙한지 얼마나 지났을까요?

이번에는 뭔가 요란한 프로펠러 소리가 들린다 싶더니, C-130이 내려왔습니다.

 

조금 전 내린 C-17과 달리, 이 녀석이 소속된 대대 이름이 적혀있지 않고, 단지 Alaska Air Guard (ANG)라는 글씨만이 적혀있습니다.

 

 

 

 

 

보통 C-130이나 CN-235는 TWY D로 빠져나가는데, 이 녀석은 활주로 끝까지 굴러간 후 TWY E로 빠져나갑니다.

 

 

 

 

 

C-17은 언제나 뜨려나~ 하며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저 멀리서 C-130 한 대가 또 내려옵니다.

앞서 내린 녀석과 같은 소속의 항공기인듯 싶구요.

 

 

 

 

 

앞서 내린 녀석과 마찬가지로 TWY E까지 굴러갑니다.

 

이 녀석이 활주로 말단으로 굴러가는 사이에, 전에 내렸던 C-130이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로 굴러옵니다.

 

 

 

 

 

터보프롭 특유의 엔진 소리를 내며 이륙~.

엔진 뒤쪽으로 희미하게나마 뿜어져 나오는 매연이 보입니다.

프로펠러 뒤쪽으로 프롭기 특유의 나선형 보텍스도 보이구요.

 

 

 

 

 

어느 정도 기다리자 두 번째로 내린 C-130도 이륙합니다.

 

 

 

 

 

혹시나 C-130이 추가로 내려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며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앞서 내려온 C-17이 다시 출발하기 위해 활주로로 굴러옵니다.

 

착륙할 때와 마찬가지로 RWY 04R로 떠줬더라면 좋았으련만, 아쉽게도 서편 활주로인 RWY 04L로 이륙합니다...ㅜㅜ

 

그래도 비행기가 워낙에 크니 구경하는데는 문제없었지만요.

 

엔진 힘이 얼마나 좋은지, 활주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륙해버리고, 눈앞으로 지나갈 즘에는 이미 모든 바퀴를 집어넣은 후 상승 중이었습니다.

 

 

 

 

 

어딘가에서 날아와 어딘가로 날아가는 C-17 글로브마스터.

광주공항에서 미군 기체... 그것도 C-17을 다시 보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이 녀석과 다시 조우하게 되었습니다.

 

날씨가 조금만 더 맑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광주에서 보기 힘든 녀석을 다시 보게 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수확이지 않았나 싶네요.

 

물건 받으러 오셔서 뜬금없이(!) 출사까지 하고 가신 intruder 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p.s

...그러고보니, 여객기 구경하러 갔다가 여객기는 못 보고 이상한 것만 잔뜩 구경하고 왔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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